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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Jan 23. 2022

2022 계획,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별첨 부록: 노션 회고 템플릿과 남의 계획 염탐

2022년 1월 1일은 카운트다운을 세지 않았다.

부산스럽게 새해랍시고 사람들에게 해피뉴이어 하는 카톡을 날리는 일도 부질없었다.

별다르지 않게 하루가 지났을 뿐이었고

그저 오늘의 앞자리가 바뀌었을 뿐이었다. 

새로운 다짐과 계획같은건 큰 의미 없음을

이미 여러번의 반복된 경험으로 터득해버렸다.


이상하게 올해 새해는 별스럽지 않다는 친구들이 많았고

그렇게 우리가 나이드나보다 하고 배시시 웃고 말았다.

몸이 좀 좋지 않다는 진실 섞인 핑계로 한달

흘러가는대로, 새해가 무색한 시간을 보냈다.


또 다시 찾아온 나의 열정비수기를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좀 늦지만 작년 한해를 돌아보고 올해를 다지는 시간을 공유한다.

늦었다고 조급한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보고 늦더라도 작더라도 행동에 의의를 주는 시간이 되길.



1. A4 용지 한장으로 회고하기

도구는 늘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IT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생산성이나 기록 툴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이긴 하나

결과적으로는 어떤 툴이 좋은지 어떻게 써야하는 지에 매몰되다 보면 본질을 잃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래서 너무 꾸밈이 필요하다던가, 꾸밈의 욕구를 자극하는 방향보다는, 

군더더기없는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편을 선호한다.


그래서 사실, 작년에 회고를 마음 먹었을 때 제일 먼저 사용한 도구는 다름 아닌 A4 용지였다.

A4한장을 마치 표처럼 쓴다는 생각이었는데

종이 한장의 가로 세로 귀퉁이를 조금 접어놓고, 가로로 3등분 세로로 4등분을 해서 썼다.

3등분이 된 열에는 +(일어난 긍정적인 일, 생각 등), -(잃은 것들, 아쉬운 것 등), !(그래서 올해 어떻게 하고 싶은지) 를 적고,

4등분이 된 첫 행에는 작년 한해의 카테고리를 나눠 적었다. 앞 뒤로 하면 8개의 카테고리를 적을 수 있다.
내가 쓴 카테고리: 일, 만남, 습관, 취향의 발견(의식주), 문화 컨텐츠, 여행, 투자, 새로 깨달은 것

[추천하는 회고 카테고리]
1. 일:
   +)한 해 일어난 일, 새로 배우거나 맡은 일
   -)오히려 잃은 자세, 아쉬운 점
   !)새해엔 하고 싶은 일 익혀야할 일 등

2. 만남: **가장 은밀하지만 꼭 추천하는 회고
   +)더 친해거나 새로 친해진 사람, 계속 친한 사람
   -)멀어진 관계와 이유, 관계에서 내가 소홀하거나 반성하는 점
   !)새해에 더 가까워 지고 싶은 사람

3. 습관
  +)새로운 체화한 습관(루틴)/취미
  -)소홀해진 습관/취미
  !)새로 혹은 다시 체화시키고 싶은 습관/취미

4. 취향의 발견(의식주): 소비를 통해 알게된 브랜드/공간/음식/물건/경험
  +)새로 발견한 좋은 브랜드/공간/음식/물건/경험
  -)원래 좋아했던 브랜드/공간/음식/물건/경험 중 소원해진 것들, 아쉬운 것, 미처 경험하지 못한 것
  !)새해엔 새로 경험하고 싶은 브랜드/공간/음식/물건/경험 등

5. 문화 컨텐츠
  +)기억에 남는 영화/컨텐츠, 새로 알게된 아티스트, 보러갔던 공연, 책
  -)미처 경험하지 못한 영화/컨텐츠/책, 아쉬운 나의 태도
  !)새해엔 보고 싶은 문화 컨텐츠, 컨텐츠를 통해 함양하고 싶은 것

6. 여행
  +)경험한 여행지
  -)갔어야했는데 못가본 곳
  !)새해엔 가고싶은 가야할 여행지

7. 투자
  +)누적 자산, 투자수익, 성공한 투자, 새로운 시도
  -)아쉬웠던 투자, 투자법
  !)새로 시도하고 싶은 투자법

8. 새로 깨달은 것
  +)새로 깨달은 것, 문장, 기억에 남는 말
  -)뭔가 잃어버린 것들
  !)올해 미션, 터득하고 싶은것
 A4용지에 적어둔 2021 회고 초안

일단 A4용지 한장에 휘갈겨 써서 좋은 점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혹은 누가 본다는 생각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솔직하게 적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아날로그 기록은, 디지털에 대비할 때 행동 자체로 사고가 더 풍성하게 확장되는 이점을 갖고 있다.

이 종이를 작년 마지막 주동안 갖고 다니면서 그 장소가 어딘들 생각 날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적었고,

필요할 때는 매일 적고 있는 일기/태그를 참조해서 옮겨 내려갔다.

종이는 꼬깃꼬깃해져가지만, 1장안에 빽빽하게 가득찬 나의 1년을 보고, 색칠도 하다보면

별거 아니어보였던 1년이 괜히 더 풍성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2. 디지털화 하기 (feat. 노션)

종이에 생각을 적는 행위는 사고를 더 풍성하게 하지만, 

뿌듯한 회고에서 끝나고, 이를 토대로 컨텐츠를 재생산 하거나
액션 플랜의 기반으로 만들기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2차적으로, 종이에 적은 내용을 2차 컨텐츠로 재생산 하는 방향을 추천한다.

(디지털에 굳이 내 기록을 남기거나 할 필요가 없다면, 1차에서 적당히 마무리해도 좋다. 어디까지나 optional.)


보아하니, 작년 말에 회고 용도로 노션 템플릿이 이리저리 떠도는 것을 본 것 같은데

난 그냥 뚱땅뚱땅 A4용지에 적은 것 마냥 표처럼 만들고 말았다.


(혹시 템플릿을 이용하고 싶으시다면 / 제 회고를 염탐하고 싶으시다면 --> https://bit.ly/3rEUo1a & Duplicate ㄱㄱ)

일단 쭉쭉 적어내려간 다음에(카테고리별로 중복이 되어도 상관 없다)

!칸에 적힌 내용을 기반으로 새해 목표와 액션 플랜을 세우면 된다.


3. 액션 플랜 가지치기

각 카테고리별로 !에 모인 내용들은 

회고작업을 통해 정리된 작년의 아쉬움과 새해의 다짐과 소망들이 섞여진

새해 목표가 된 셈이다.

이것들을 실제 액션으로 만들기 위해 계획을 세울 차례다.


우선 뿌듯하게 적어내려간 +와 -는 잠시 숨김처리해보자.


    

그럼, 이렇게 각 카테고리별 !내용만 남고, 우측에 Hidden Group의 형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1열(No Status)에는 !에 적혀진 내용 중,
당장~1달 내로 시작이 가능할만한 내용만 추려서 카테고리별로 1~3개만 복사(Duplicate)해둔다.

주의 할 점은 모든 카테고리별로 억지로 짝을 맞추려 채울 필요는 없다.

당장 시작하기 어렵거나 머릿속에 그려지는 내용이 아니라면 아쉽지만 일단 보류해둔다.


복사해둔 내용은, 우리가 1달내로 착수할 하나하나의 프로젝트다.

그 일을 시작하는 가장 작은 행동 단위로 수정해서 적는다.

시작은 작년 회고로 시작했지만, 1달 ~ 1분기의 계획으로 바뀐 것이다.

예시) 
"버림 일기 씨즌 투" 라는 프로젝트 --> "버림일기 씨즌 투 게시글 1개 올리기(옷)"
"새로운 채널 파기(자기 성찰 가이드)" --> "주말을 이렇게 보낼 수 없지 스크립트 짜기"
"오빠방 치우고 피아노 들여놓기" --> "전자제품 폐기 신청하기"


모든 목표에 대해 일일히 중단기 세부 계획을 세우면 제일 좋겠지만

계획을 세우는 일에 너무 집중하다보면, 계획이 성에 차지 않으면 행동을 지연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래서 우선은 작은 성취를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작은 단위로 세단 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가능하다면 회고를 확인하고 수정하는 단위를 꼭 연단위가 아니더라도,

주, 월, 분기 단위로 빈도를 늘리면

계획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고 목표와 액션에 통일성이 있는 시간을 보내는데 조금 도움이 된다.



다짐에는 늘 관성이 따른다.

한 때는 차올랐던 동기와 의지도 언젠가 사그러드는 순간이 온다.

그래서 새해 되자마자 차오른 희망과 의지로 글을 적지 못했고

타인의 영향으로 괜히 동요하는 내가 싫어서 의도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차단하기도 했다.

오늘이 1월 1일이 아니라 1월 23일이라서,

지금 이 순간이 오전 7시가 아니라 일요일 저녁 8시라서

뭔가 시작하는 멋이 나지 않아서 움츠러드는 변덕스런 마음은 중요하지 않다.


몇군데 합격한게 중요한게 아니라 결국 가장 좋은 회사 1개를 합격하는 것이 중요하듯

폼은 중요치 않은 것 같다.

우직함이 중요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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