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도혁 Mar 02. 2023

퇴사 하는 게 맞는 순간들

1년간 퇴사 고민하며 버티던 회사를 1주일만에 퇴사한 이유


직장 생활을 잘하는 사람은

존버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버티고 버티다 뒤를 돌아봤을 때, 어느새 많이 달라진 나를 마주할 수 있기에 성장하려면 인내는 필수이다. 그리고 그정도 버티는 힘도 없이 어떻게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겠냐는 말에도 일부 동의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장인들이 오늘도, 내일도 퇴사를 고민한다. 부딪히는 술잔에 퇴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일 당장 퇴사를 선언하겠다는 다짐이 들 때도 있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퇴사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퇴사를 선언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직전 회사에서 2년간 재직하며 퇴사를 고민한 순간이 수도 없이 많았다. 회사가 별로라서, 급여가 별로라서가 아니라 그냥 어딘지 모를 내 만족감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고민만 반복하며 퇴사를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1주일 만에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1주일만에 아무 소득 없는 백수가 되고 만 거다.


1주일 만에 결정을 해버리고 나니까 그동안 했던 수많은 퇴사 고민이 과연 얼마나 알찬 생각들이었을까 싶다. 그래서 정리해 봤다. 지금 시점에 퇴사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래 내용을 생각 정리에 참고해 봐도 좋겠다.  


퇴사행 열차 출발 신호.


- 더 이상 이 회사에서 성장하고 있지 못하거나 성장 속도가 더뎌진다는 생각들 때

-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게 적거나 없다고 생각들 때

- 반복되는 업무, 뻔한 회사 생활에 지치고 의욕이 없어질 때

- '나 오늘 하루 종일 뭐 했지..?' 생각이 들 때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주인도 아닌 회사를 위해 계속 일하는 게 싫을 때

- 이 회사를 나가도 굶어죽진 않겠다, 다른 회사를 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설 때

- 퇴사한다고 했을 때 떠오르는 아쉬운 부분이 그렇게 큰 매력이 없거나 다른 곳에서 대체할 수 있을 때



퇴사행 열차가 출발한다는 신호를 주는 순간은 정말 많다. 그런데 다 순간순간 드는 감정인 경우도 많다. 순간적으로 드는 감정은 특정 문제가 해결되거나, 새로운 경험이나 업무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기도 한다. 다만 위에 적었던 부분들이 공통적으로 다가온다면 그때는 퇴사를 결정하는 게 맞을 것이다. 



퇴사를 막을 수 있는 방법들


퇴사를 막을 줄도 알아야 한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퇴사를 해버리고 후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생각을 곰곰이 해보자.

 

- 내가 퇴사하고 싶은 이유의 원인은 정확히 무엇인가?

- 그 원인의 뿌리를 따라가보면 가장 근본적은 문제가 보인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가?

- 원인 제공과는 별개로 문제 해결은 결국 스스로, 나 자신이 해야 한다. 

  그럴 수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고 싶은가?

- 문제 해결을 위해 시도해 볼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는가? 그중에서 나는 무엇을 얼마나 해봤는가.

- 그 문제만 해결된다면 확실하게 이 회사를 선택할 만한 장점이 있는가? 


위 고민들은 퇴사를 막을 수 있는 생각이자 동시에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퇴사를 하고 싶게 만드는 '문제' 가 있다고 했을 때, 그 문제를 정확히 알고, 해결 방법을 찾고,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얼마나 밟아왔는지, 그리고 더 이상 시도를 할 수 없으며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는 퇴사하는 게 맞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창업을 하든, 이직을 하든, 어디서든 더 큰 문제가 생길 거고 그때마다 포기할 수밖에 없다.


퇴사를 결심할 수 있는 방법들


고민만 반복되고 도저히 퇴사를 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 고민된다면 나를 극단으로 몰고 가는 걸 추천한다. 생각의 깊이와 속도가 달라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나 역시 1년 동안 퇴사를 정말 많이 고민했지만 사실 그건 진짜 고민을 해결한 게 아니었다. 문제를 해결했거나, 아니면 선택을 미뤘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인사팀에 퇴사를 선언하고 1주일 동안 대표님 포함 5분과 티타임을 가졌다. 


- 퇴사가 계속 고민이기만 하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티타임을 요청하자.

- 퇴사하겠다고 말하면 보통 물어본다. "확실하게 정한 거냐고. 왜 퇴사하고 싶냐고."

-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도 있고, 더 큰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 확실하게 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고민의 깊이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 퇴사하겠다고 말했기에 이제는 진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 상황에 부딪히게 만드는 것이다. 


팀원들이 가끔 할 이야기가 있다면서 티타임을 요청할 때 퇴사하겠다고 말한 경우들이 있었다. 그때마다 팀장으로서 반성했던 건 팀원의 성장을 챙겨주지 못한 것도 아니고, 내 실력에 대한 반성도 아니었다. 오히려 팀원이 그런 생각,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그리고 그걸 알기 위해 더 노력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퇴사는 사람이 하는 거다. 

고민이 있을 때는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어느 정도의 시그널을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서로 좋은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고 후회가 남지 않을 것이다.


퇴사행 열차는 출발하면 멈출 순 있다. 

하지만 역으로 돌아오진 않는다. 어느새 종점에 다다를 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열차가 출발했다는 걸 빨리 인지하고 멈추기 위해 많은 시도, 노력을 해보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퇴사를 고민하는 순간이 온다. 중요한 건 퇴사하는 사람도, 퇴사를 지켜보는 사람도 아쉬움은 남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퇴사 관련 더 많은 이야기는 ▼

https://instagram.com/dodohan_world


작가의 이전글 책을 읽고 쓰고 출판하는 모임을 운영중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