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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락 Mar 07. 2023

낯선 길은 불안이 아니었다.

*골프로 인간 무늬를 그리다 매거진은 화, 목, 토 오전 11시에 발행합니다. 


내일은 무섭습니다. 아니 오늘은 두렵습니다. 나는 답답하고 걱정을 넘어 불안합니다. 늘 인생이 그래왔습니다. 왜 그렇게 불안하게 삶을 살아왔을까요? 내 인생에서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을까요? 새로운 일,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 안 해 본 일에서 극심한 불안을 느낍니다. 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걱정만 하다 보니 생각의 꼬리를 물고 엉뚱한 방향으로 튀게 됩니다. 불안정함을 극복하거나 대처하려 하지 않고 여러 가지 변명거리를 찾는 겁니다. 즉, 시간 없는 것부터 시작해 다양하게 찾다가 결국에는 사고나, 죽지 않는 병으로 연결 짓습니다.     


사람은 기쁨, 희열에 날뜁니다. 하지만 나는 불안함에 가슴이 벌렁거리며 미쳐 날뜁니다. 누구에게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없었고 그런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경험도, 지식도 부족하니 아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해결하지 못하니 최선의 행동은 그저 회피하거나 외면하거나 방치하는 게 노력 전부였습니다. 나 자신을 파악하지 못해 몰라서 맞았고, 모르면 맞아야 했어요. 


결국 이 감정은 내 기질에서 비롯된 것이며      

내 이성이 해석못해 혼란함으로,

내 혼란이 집중못해 산만함으로,

내 산만이 낯섦움에 두려움으로

내 두렴이 충실함에 불안함으로

내 정신의 부족함에 쓰레기 감정이 나옵니다.     


위대한 사상가, 작가들도 불안을 느꼈다고 합니다. 톨스토이 고백록에서 ‘삶에 두려움을 느껴 도피하고 삶의 목적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했습니다. 위대한 작가도 불안을 느꼈다고 하니 나만 느낀 감정이 아니어서 안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남들은 남자가 그런 일로 쪼잔하게 떨고 그렇냐. 그런 일에 무서움을 느끼냐며 비아냥거리고 놀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들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불안한 감정은 잘못된 정신이고 행동이라 타박하는 듯해서 감추고 덮으니 해결점을 찾지 못했어요.     


위대한 사람은 극복하기 위해 놀라운 정도로 자신을 파헤치려 연구합니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불안과 목적을 위해 계속해서 탐구하며 타파하려고 했습니다. 이 방법은 불안에 떨어 먹이를 준 게 아니라 다른 방향에 힘을 준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불안하면 다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매몰돼서 늪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 보면 굉장히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즉 집중하는 게 아니고 혼란스러운 상태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착각과 오만을 부린 겁니다. 나라는 사람 자체는 빠르지도 않고 처음에는 어설프고 낯설어합니다. 같은 방향으로 가더라고 속도가 나지 않고 어려워하고 어렵다 보니 걱정스러움으로 힘들어하지요. 타인의 시선 의식으로 실수하지 않고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 생각에 깊은 시름에 빠졌습니다. 이 불안은 마치 나만 느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남들은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모습이지만 두려움으로 집중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이 비정상적으로 보였어요.


그런데, 파올로 코엘료는 ‘인간의 탄생과 함께 불안도 태어난다. 불안을 완전히 제어하는 것을 불가능하므로, 우리는 불안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는 문장이 두려움을 잠재우며 가슴에 팍 꽂혔습니다. ‘아! 나 정상이었구나.’ 나만 느낀 감정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불안을 없애는 데만 힘을 기울였어요. 본연의 감정이라 인식하지 못해 내 몸에서 붙은 덩어리를 잘라내려고 하니 자신만 상처를 받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요, 제 문제를 파악하게 되었어요. 나는 불안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다른 감정이라는 몰랐던 거죠. 불안과 두려움의 차이는 불안함은 장기적, 창조적, 강력한 동기 요소로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게 한답니다. 그래서 불안은 긍정적인 감정입니다. 두려움은 일시적이고, 안 가본 곳을 가는 것이라 가는 순간 사라집니다. 불안하므로 도전하고 도전에 대해 낯섦은 두려운 감정이 드는 것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다.     


천재 작가 알랭드 보통이 가장 불안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그의 대표작 ‘불안’을 읽어보면 불안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잘 서술된 이유는 그 경험을 겪어보지 않고는 쓸 수가 없습니다. 그가 가장 불안에 떨고 있어 나왔으며 불안은 창조의 힘을 가지고 있는 감정입니다. 골프 할 때 나 역시 불안해 더 연습하고 더 배웠습니다. 타인 앞에서 정확한 자세를 보여주고 볼 치는 시범도 실수가 없어야 해서 불안함을 더 느꼈었어요. 불안은 자기 발아를 위한 원동력이자, 동기부여가 된 것입니다.     


불안은 내가 정체하기 싫을 때 느끼지는 감정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할 때 우리는 어떠한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두려움, 무서움, 불안이 엄습하게 됩니다. 당연히 안 가본 길이라 감정이 생기는데요, 이때는 불안이 아닙니다. 처음 가는 길, 낯선 길은 항상 두려움 반 걱정 반이라 착을 불러일으킵니다. 두려움과 걱정은 한 번 시도하면 그때부터는 사라지고 없어지죠. 생각해 보세요. 처음 시도하면 감정이 올라오는데요, 몇 번 시도하고 나면 싹 없어지지 않았나요? 맞습니다. 불안이 아니라는 겁니다.     


불안함은 일을 매듭짓고도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찜찜함, 만족하지 못한 마음 상태입니다. 자신이 멈췄을 때 불안을 느껴요. 불안은 없어지지 않고 인간 본연의 감정입니다. 불안은 스스로 품고 떨쳐버리는 게 아니라 해석하는 지식이 필요합니다. 결국 본성적인 감정을 안고 살아가면서 이성적으로 잘 성찰해야 하는 거죠. 지식 체계를 잘 메우면 어떤 감정인지 구별해서 적절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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