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깎는다는 말

by 캐리소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연필을 깎는다


깎는다... 는 말은

인내의 언어


사람은 잘 깎아져야

올바로 쓰이는 존재니까


연필처럼 쓰여서

아름다워진다


내 선을 긋고

내 그림을 만든다


그것만은 아니다

서로

점으로 선으로

면으로 이어져서


관계로 어룽진다


관계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어서

낙엽처럼 가벼워질 뿐이다






요즘 더욱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두 개의 두꺼운 색연필을 번갈아가며 깎아서 씁니다. 그러다 보니 이젠 손가락 한 개만큼 짧아져서 아쉽네요.

관계로 묶인 것이 아니면 낙엽처럼 가벼워져서

어디든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24년 1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연필을 깎으며 사유한 내용입니다.

그때 쓴 시를 재구성해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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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