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메뉴는 하늘이다
그릭요거트 농도의
구름 한 숟갈
식탁에 놓여진
미세한 생의 떨림에
안부 하나 얹어두고
봄색 터지는 나뭇가지 끝을
톡톡 자른다
복지센터 옥상 위에
깃발 세 개가
세차게 나부끼고
식탁에 부푼 마음으로
모여 앉은 사람들
뒤에 감춘 사연
끝내 고소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이건 불온한 빵이다
여름의 비겁한 저격이다
자기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홀연히 떠난
어떤 사람의 이야기와도
닮았다
그래서 바람은
아주 작게 먹고
깊이 울었다
* 2023년 4월에 쓴 시를 재구성해 발행합니다.
[캐리소 연재]
월 5:00a.m. (열 길 물속같은 나를 탐험함)
화 5:00a.m. (지혜의 숲에 닿다)
수 5:00a.m. (나이듦에 대하여)
목 5:00a.m. (징검다리 시, 쉼표)
금 5:00a.m. (자녀에게 주고 싶은 엄마의 모든 것)
토 5:00a.m. (촌놈 - 집. 이야기를 품다)
일 5:00a.m. (캐리소의 그림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