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50대, 비범함을 꿈꾸면 안 되나요?
아침에 잠에서 깨면 어디 먼 이야기 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신기합니다.
어떤 누구라도 몰랐을 테지만, 제 생이 50년이 훌쩍 지나 50대 후반까지 다다를 줄은 미처 몰랐거든요.
이 글을 읽는 분들(저보다 젊은 분들은 짐작조차 못하시겠고, 저보다 더 후후반인 분들은 공감하실지도 모르겠네요)도 아마 모르시겠지요?
자신의 현재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저도 그랬습니다.
우리의 일생이란 짤막한 섬광이지만 그로써 충분하다.
의식하지도 못하면서 우주는 이 방법을 따른다.
(주)
니코스 카잔차키스 님이 '영혼의 자서전'에 쓰신 이 구절에서 그 역시도 짤막한 섬광 같은 일생을 붙잡아 한판승부를 벌이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던, 그래서 마지막엔 자유인이라고 남기고 떠난 그의 이야기에서 진정한 자유인의 향기가 새어 나옵니다.
저는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스스로는 평범 이하의 삶을 살아왔다고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한 번도 '나 자신'으로 살아오지 못했다는 자각 때문이에요.
부모님의 삶에 안온하게 기대기만 했던 유년시절이 바람처럼 지나갔고,
되바라지게도 삶이 허무하다는 생각에 깊이 빠져 지냈던 10대 시절, 스스로가 근사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에 상처를 받아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과 존재에 대한 혼란이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결혼의 소용돌이 속으로 들어간 20대도 지나왔고, 그때 전 청년인 동시에 부모가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안쓰럽네요.
아이들의 엄마로, 직장인으로 지낸 30대가 가장 돌아보고 싶지 않은 암흑기였어요. 그 암흑기가 다 끝나갈 무렵 느지막이 제게 찾아온 아들 덕분에 삶이 더 버라이어티 해졌습니다.
그리고 50대가 되기도 전에 주변에서 가장 젊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우리 첫째가 손자까지 안겨주었답니다.(본심은 안 그랬지만, 이왕 주신 것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진짜예요!)
정말 정신없는 생을 지나왔지요.
몇 년 있으면 저도 60대예요.
어르신들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기는 50대라고 하더라고요. 이 빛나는 시기에 저는 저를 다시 설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평범함을 벗고 나만의 비범함을 꿈꿔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서 정말 되고 싶은 나를 만나러 가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특별한 아내로 살아가며,
트인 엄마로 거듭나고,
근사한 할머니로 자리 잡고,
그림을 그리고,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하고,
인문학에 푹 빠져보고,
우주가 나를 위해 마련해 둔 사명을 즐겁게 이행하는 시간,
가장 나다운 비범함을 만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그 이야기들을 주섬주섬 꺼내보겠습니다.
(주)영혼의 자서전. 니코스 카잔차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