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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노래할 준비를 하렴

by 캐리소

혼돈이 당신을 끌어들여 집어삼킬 때, 자연이 당신이나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질병을 내릴 때, 부패한 권력이 당신이 이룬 가치 있는 어떤 것을 갈가리 찢어 놓을 때 그 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을 알면 유익하다. 그런 불행은 존재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쓰라린 반쪽에 불과하다. 인생은 결코 쉽지 않아서 나머지 반쪽에 담긴 영웅적인 이야기를 잃어버리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읽는데 왜 울컥 눈물이 나는 것일까?

아마도 혼돈이 쓰라리다는 걸, 그리고 그것이 사랑하는 너를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지.

엄마가 겪은 일들 중에 혼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었을까, 하다가 헤아리는 일을 멈췄어.

왜냐하면 혼돈은 누구의 생이든 끼어들지 않은 적이 없을 테니까.

엄마도 쓰라린 혼돈 속에 있어 보았으니 그걸 헤아리는 일은 무의미해.





이 글이 엄마의 마음에 들어온 이유는 어쩌면 지금 너의 삶에 혼돈이 용솟음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야.

그럴 때, 엄마는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야 할까?

그냥 엄마의 두려운 본심을 얘기할게.

엄마에겐 걱정이 하나 있어.


혹시,

여러 가지 산적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정작 네가 가져오고 싶은 것들을 등 뒤로 던져 버리는 것은 아닌지...!

네가 바라보고 있는 꿈을 일으켜 네 품에 안아야 할 텐데 방치하고 있는 건 아닌지...!


사실 그게 가장 큰 혼돈이 아닐까?

나를 제외한 모든 것에 집중하느라 정작 나를 등한시하는 일이 바로 혼돈이잖아.

엄마는 네가 그런 혼돈에 너무 오래 방치되어 있을까 봐 두려워.



지금도 그렇지만 엄마는 너를 지킬 수 없단다. 영원히 네 곁에서 너를 지지할 수도 없고.

네가 혼돈 속에 있더라도 너의 심지를 불타게 하는 정신의 힘을 가지길 바랄 뿐이야.

그건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네가 흥미로워하는 sns에서 가져올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너를 들여다보는 사유와 그 사유를 뒷받침하는 독서와 그 안에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는 데서 얻을수 있는 것이지.


그래서 너를 테스트하는 수많은 불행 속에서도 불행의 종류와 정체를 해체해서 너를 마땅히 있어야 할 너의 자리에 세우길 바라는 거야.

너무 대단한 바람이니?


엄마가 요즘 줌에 오래 앉아 글을 쓰고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는 것 알지?

오늘도 그림을 완성해서 우리 단톡방에 올렸을 때 네가 그랬지?

오~~~ 이제 기술자 수준인데!


엄마가 바라는 것도 그런 거야.

엄마가 글공장을 가동하는 기술자가 되는 것, 그림을 생산해 내는 숙련공이 되는 것.

책을 읽고 책 속 통찰을 엄마 것으로 캐내서 내 정신에 심고 그 정신을 비료 삼아 글을 쓰는 것.

그 글을 읽고 누군가는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의 꿈을 바라보고, 꿈을 확장하면서 주변을 아우르는 것.


네가 지금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면 함께 돌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너의 마음을 바라보길 바란다.


혼돈은 네 통제권 밖에 있는 것이야.

네가 어쩔 수 없고, 어쩌지 못할 일들이지.

그때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네 태도를 결정하는 것뿐이야.


불행,

그 불행으로 인한 두려움,

두려움으로 인한 좌절,

좌절로 인한 포기.


존재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쓰라린 반쪽에 넘어지지 말자.

존재가 존재다우려면 존재가 세워진 이유를 알아야 하는 거니까.

너는,

네가 이곳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있는 것이거든.

그러니, 혹 넘어지면 그 자리에 앉아서라도 생각해 보렴.


우리에겐 기댈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있단다.

너와 가족 간의 사랑, 네 주변의 친구들과 동료들, 너에게 의미 있는 일이 너를 세우는 영웅담이 될 수 있어.

나머지 반쪽에 어떤 영웅담이 들어 있을지 모르니 마음과 영혼을 곧추세우자.

우리에게 주어진 새로운 방식을 실행하면서!



위에서 조던 피터슨이 혼돈을 말하면서 그 이야기의 나머지 부분을 알면 유익하다고 했잖아.

나머지 부분의 결말은 모르지만 그 결말을 이루어 가는 건 너야.

너의 태도야.


너의 목표가 고상하다면,

용기가 부족하지 않다면,

방향이 정확하다면,

그 방향이 선을 겨누고 있다면.


너도 기술자가 될 수 있어.

기술자들과 즐겁게 일하는 숙련공이 될 수도 있고.

넓게는 영웅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


그러니,

혼돈 속에 있다면 넌

고상한 목표로, 꺼지지 않는 용기로, 정확한 방향으로, 선을 향하여 영웅력을 불러일으키렴. 정신의 승리를 노래할 준비를 하렴.


그 곁에서 엄마는 박수칠게!!!





* 참고한 도서 : 질서너머, 조던 피터슨, 웅진지식하우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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