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알게 된 건 단어와 문장 밑에 든 어떤 마음이었습니다.
소로우를 읽었지만 그가 쓴 단어와 문장의 의미까지 읽어내지 못했다는 사실을 필사하면서 알아차렸거든요. 문장을 다시 읽으며 바닥을 흐르는 물결 소리를 들었을 땐 가슴 밑바닥부터 울컥하는 아줌마주책이 발현되었습니다.
나의 세상을 아틀라스처럼 짊어졌을 때 비로소 삶이 시작되었다는 걸 너무 늦게 발견하고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아쉬움이 뭘까요?
또다시 내 인식의 연못 속으로 나를 빠뜨리는 짓이 아닐까요.
그저 지금이라도 등과 어깨가 뻐근한 통증을 즐기고 싶은 마음입니다.
불멸의 깨달음이 찾아온다면 기쁘게 울어주겠습니다.
내게 느껴지는 대로 느끼고 자연이 솟구치는 지점에 절 세워놓겠습니다.
한 마리의 윤기 나는 사슴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다시 고쳐 들고 갑니다.
만일 당신이 이 삶을 그저 늙은 종교인들처럼 가식적으로 살려고 한다면, 다시 말해 가뭄에 씨를 뿌리는 것처럼, 바람 빠진 풍선처럼 그렇게 알맹이 없이 삶을 이끌어가려고 한다면, 당신의 모든 기쁨과 평온함은 쓴웃음과 참고 견디는 일로 전락해 버릴 것입니다. 사실 당신은 아틀라스처럼 세상을 당신 어깨에 짊어지고 그것과 함께 나아가야만 합니다. 당신의 꿈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고, 그 꿈에 당신이 얼마나 마음을 바쳤는가에 따라 결과가 주어질 것입니다. 이따금 등과 어깨가 뻐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땐 그것을 고쳐 들거나 이리저리 돌려서 자세를 바꿀 수도 있습니다. 겁쟁이는 고통스러워하지만 영웅은 그것을 즐깁니다. 그렇게 한나절 걷고 난 뒤, 빈 공간에 어깨의 짐을 던져두고 앉아서 점심을 먹으십시오. 예기치 않게 어떤 불멸의 깨달음이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당신이 앉아 있는 강둑은 향기로운 꽃들로 넘쳐나고, 빈 공간에 던져진 당신의 세상에는 한 마리의 윤기 나는 사슴이 경쾌하게 뛰어다닐 것입니다.
- 구도자에게 보낸 편지,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