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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hengrin Apr 05. 2024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많은 사람들이 '건강'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운동을 해야 한다고 강권할 것이다.


그런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작심삼일에 빠지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 며칠 뛰어보면 힘들고 귀찮아진다. 피트니스센터에 하루 정도 안 가도 될 듯하고, 맛있게 먹으면 살로 안 간다고 최면을 걸고 삼겹살에 소주 한 병 정도는 기꺼이 먹기도 한다. 게으름과 편안함의 유혹은 아담과 이브를 꼬신 뱀의 사과보다 더 달콤하다.


작심삼일로 무너지는 이유는 '건강'에 대한 개념, '운동'에 대한 개념, '다이어트'에 대한 개념이 약하기 때문이다.


건강과 운동과 다이어트가 뭔데? 왜 하려고 하는데? 건강해서 뭐 어쩌자는 건데? 물어본 적이 있는가?


남들이 한다고 하니까 따라 하지는 않았는가? 어린 자녀들 학원 보내듯이 그저 막연히 레깅스 사고 조깅화 사고 등산복 산 것은 아닌지. 그랬다면 틀림없이 신발장에 조깅화와 등산화가 고이 잠들어 있을 것이고 서랍장 어느 구석에 찾지도 못할 정도로 레깅스가 깔려있을 것이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개념을 잡는 일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 내가 왜 이것들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무장하는 일이다. 그 시작이 건강에 대한 개념을 잡는 일이고, 운동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의 개념을 확립하는 일이다.


무의식의 유혹을 뛰어넘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의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확실한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 소주 한잔, 삼겹살 한 점 덜 먹을 수 있고 아예 안 먹을 수 있다. 건강에 대한 개념이 흐리멍덩하면 달콤함의 유혹에 홀딱 넘어갈 수밖에 없다.


하고자 하는 일에 개념(槪念 ; concept)을 잡는 일은 그만큼 엄중하다. 모든 행동의 시작이자 출발점이다.

행위의 개념을 잡는 일에 중요한 단서는 절실해져봐야 한다. 간절해져봐야 한다. 건강이 무너져 병원신세를 지고 시한부 선고를 받아 본 사람이 왜 운동을 해야 하고 왜 체중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경험적으로 안다. 다시는 병원에 가고 싶지 않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어야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있다. 경험이 개념을 우선할 수 있지만 경험은 개념을 강화시켜 주는 기폭제일 뿐이다.


인간의 시작과 끝은 언어다. 개념도 언어다. 언어가 생각과 행동을 만든다. 개념이 곧 생각이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행위는 개념을 바탕으로 지어지는 기술일 뿐이다. 개념을 명확히 해야 그다음의 행위와 동작과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다. 개념은 방향이다. 추진하고자 하는 힘이다. 기업에서 소소한 이벤트 기획이나 프로젝트를 하나 수행할 때도 왜 이것을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콘셉트 잡는 일을 제일 먼저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항상 하는 게 콘셉트 잡는 일이었던 것이다. 콘셉트 잡는 일을, 일상생활로까지 끌고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저 습관적으로 임기응변적으로 반응하고 했을 뿐이다. 사실 모든 행동과 행위들이 내가 생각한 콘셉트에 따라 하고 있으면서도 하는 줄 모르고 있을 뿐인 경우가 많다.


이제 좀 더 세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개념을 잡아놓으면 나머지 행위들은 부수적으로 따라올 뿐이다. '건강'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가지고 있으면 그다음 단계인 '운동'은 어떤 것을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정할 수 있다. 그다음 단계는 그저 계획에 의해 습관적으로 될 때까지 하면 된다.


개념을 잡는 일. 드러난 존재에 대해 명확히 이름을 부여하는 일이자, 보이지 않는 추상에 의미를 부여해 형상을 갖게 하는 마법 같은 현상성이다. 개념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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