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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를 살지 말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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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유럽의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에서 급히 귀국했던 아이를 차 뒷자리에 태우고 지역 보건소 선별 진료소에 다녀왔다. 귀국할 때 인천공항에서 자가격리 앱을 다운로드해와서 지역 보건소와 14일간 매일 건강 상태를 체크하고 리포트해 왔는데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자가격리 기간 동안 특별한 자가 증상이 없고 의무사항이 아니라서 검사를 받지 않았으면 했다. 안 그래도 선별 진료소 분들이 많이 바쁘고 힘들 텐데 조금이라도 짐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도 있었지만 사실은 겁도 났다. 하지만 아이는 완전무결하게 검사 한다고는 했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코로나 검사 유경험자들의 후기를 읽고서는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


슬로베니아 블레드 성


자가 격리하는 동안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도 이만 저만 불편하고 힘든 일이 아니었다. 물론 본인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제 방에서 나오지 않고 바깥 화장실을 오가는 게 유일한 동선이었다. 그마저도 마스크를 하고 다녔으며 가족들 또한 아이와 할 말이 있을 때는 2m 이상 떨어져서 필요한 말만 하고 지냈다. 삼시세끼 식사는 아내가 별도의 쟁반과 그릇, 수저를 사용해서 매 끼니마다 호텔의 룸서비스처럼 제공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다행히 아이는 잘 적응하면서 생활해 자가격리의 달인이라고 칭찬하곤 했었다.


진단 검사받기 하루 전날 지역 보건소에서 자가 격리할 동안 매일 체크했던 결과와 더불어 최종 체크를 하고 진단 검사를 받기로 했다. 무증상 확진자도 있다 하고, 또 지난주부터는 미국, 유럽 등서 귀국한 자가 격리자들은 격리기간이 끝나고 의무적인 검사를 시행한다고 해 검사를 받기로 하고 전화 예약을 했다. 그리고 오늘 지역 보건소 검사 시 차량 이용 방법과 절차에 대해 세세히 안내한 대로 외부 주차장 한편에 잘 마련된 선별 진료소로 향했다. 지정 장소에 도착한 후 약속했던 담당자에게 전화를 한 후 안내를 받아 검사 절차가 시작되었다.


검사 전까지 아플까 많이 걱정하던 아이는 검사 시작한 지 오분만에 검사를 무사히 끝내고 웃는 얼굴로 나타나서는 지역 보건소 선별 진료소의 수고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매스컴이나 뉴스에서 보았던 검사자들과 검사받는 사람들을 안심하게 할 수 있는 완벽한 프로세스 그대로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새삼스럽게 코로나 19 방역과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그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고마움과 존경을 표현하고 싶었다.


세계에서 왜 우리나라를, 특히 선진국들이 입이 마르게 칭찬하고 우리의 대처방식이 표준이 되고 벤치마킹하는 지를 눈으로 보고 듣고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이 이제 선진국이 되었다는 것을 국제 비즈니스나 해외여행을 하면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우리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차오르는 경험이었다. 지금도 코로나 19를 지휘하고 통제하는 중앙재난대책본부와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방역현장에서 몇 달째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과 자원봉사자들께 다시 한번 무한한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코로나 19 사태가 끝나고 나면 “공무원처럼 일해라”라고 기업들에서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코로나 19 사태를 대처하는 세계 여러 나라들을 보고 있으면 그들 지도자들의 수준과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선진국 시민으로서 대부분이 아쉬울 게 없어 정치에 무관심했던 그런 나라들의 국민들도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겪고 나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


한편, 우리나라는 최근에는 드라이브스루 선별 진료소부터 드라이브스루 장보기까지, 재난을 대처하는 우리 의료진들과 지혜로운 시민들의 모범을 세계에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의 코로나 19 사태에 대처하고 있는 지도자들의 리더쉽을 보면 축소, 은폐등 과거의 우리를 되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지금 오히려 퇴행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늘 부러워만 했던 과거에 머물지 말고, 당당하게 오늘과 내일을 살아가야 한다.



조금전 뉴욕에 살고 있는 지인한테 온 카톡 머릿글


“ 코로나 증세로 응급 다녀와서 4200만원 청구받은 미국 여성

코로나 증상을 느껴 응급실에 세 차례 다녀온 뒤 34000달러(4260만원)의 청구서를 받게 되면 어떤 기분이 들까? 게다가 그대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가 이런 일을 겪는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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