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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Feb 07. 2024

가장 오래 지속되는 브랜드는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스타벅스 커피


 트위터에 갑자기 스타벅스가 핫이슈가 되었다. 모 정치인이 “스타벅스는 서민들이 오고 그런 곳은 아니죠 “라는 시대착오적인 발언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 뉴스를 찾아보니, 반드시 그런 뜻은 아니고 경동시장과 대기업의 상생모델을 강조하려다 보니 잘 못 나온 헛소리가 아닌가 생각했다. 대개 헛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는 아무도 그 헛소리에 대한 팩트체크를 할 수 없을 때, 또는 갑과 을,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등의 관계에서 헛소리를 해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때이다.



 그 스타벅스 커피는 한 동안 미국 젊은이들의 커피 문화를 선도하는 아이콘과 같은 역할을 했다. 스타벅스가 1999년 7월, 한국에 처음 상륙했을 때 그 문화가 그대로 우리에게 재현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의 성공적인 론칭 후 그와 유사한 해외 테이크 아웃 커피가 한국에 상륙했고, 또한 그와 유사한 토종 테이크 아웃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가 여기저기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났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서울 이대점 오픈을 시작으로 처음 상륙한 지 20년이 조금 넘은 지금은 대략, 매출 2조 6천억, 매장 1850개를 운영하고 있다. 사실 이제 경쟁할 상대가 없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젊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스세권’이라는 말로 통용되면서 스타벅스가 입주해 있는 건물은 부동산 가격도 오를 만큼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테이크 아웃커피는 스타벅스와 그 외 커피로 나누어진다.



 일반적으로 스타벅스의 성공을 말할 때, 맛있는 커피와 함께 그 문화를 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스타벅스를 흉내 낸 유수의 테이크 아웃 커피브랜드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스타벅스를 제외한 그 외 커피브랜드들은 스타벅스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포가 아닌 본사의 비교적 적은 투자로 점포오픈이 용이한 프랜차이즈 매장으로 그 사세확장에만 올인했다.



그 결과, 처음의 점포운영 철학과 매뉴얼이 지켜질 리 없었다. 고객에게 케바케, 서로 다른 점포운영으로 신뢰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 커피맛 또한 그 브랜드의 매뉴얼과 같을 리 없다 보니 그 사세확장은 소탐대실 멈추고 말았거나 경쟁에서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우리는 그것을 ‘브랜딩’에 실패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그 브랜딩에 목숨을 걸었고, 드라이브스루, 사이렌오더등 새로운 주문스킬과 시즌별 신메뉴개발에 올인하였다.


스타벅스 1000호점, 청담동


 세계 유수의 명품브랜드 또한 직접적인 점포운영과 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그래야만 그들이 주의주장하는 브랜딩과 함께 일사불란한 점포운영, 고객서비스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기꺼이 그 가격을 지불할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스타벅스가 명품은 아니다. 그들 또한 명품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스타벅스 커피는 우리가 매일 마시지 않아도 되는 기호품일 뿐이다. 누구나 가끔은 한 번씩 그 알싸한 맛, 향기로운 커피 향과 함께 책도 읽고 음악을 들으며 릴랙스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마시면 된다.



 바쁜 회사생활로 지칠 때 추운 겨울, 또는 가끔 운동이 없는 주말, 신문과 노트북을 들고 집 밑에 있는 스타벅스에 내려가는 시간을 매우 사랑했던 때가 있었다. 혼자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만은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혼자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었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았다. 거슬리지 않는 약간의 소란스러움이 있는 그 공간을 사랑했다. 사실, 가장 오래 지속되는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에서 만들어진다.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지는 않더라도 그처럼 가끔은 누구나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가 있다. 물가가 많이 올랐다지만  그래도 아직 밥값보다는 싸다. 그렇지만, 요즘은 나는 가능하면 아파트 상가나 동네 길거리의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작은  커피가게를 주로 이용한다. 각자 개성 있는 바리스타들과 함께 그들이 정성을 다해 내려주는 커피를 자주 테이크 아웃한다. 커피 한잔이지만 그들의 삶을 응원하고 나면  그냥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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