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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코딩 러닝커브가 바뀌다

by Beca

지난주에 제가 GPT를 통해 배우는게 좀 빨라졌다라고 이야기 했는데요. 이번에는 코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해요. 제가 코로나 시절쯤에 잠깐 개발자로 일했던 적이 있어요. 1년 반~2년 정도 공부하고 취업했던 시기라, 그 때만 해도 개발자라는 타이틀이 어색할 정도로 개발 분야에 막 발을 들인 때라, 매번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그때 제가 맡은 건 회사 사이트를 만드는 업무를 맡았는데요. 처음 해보는 언어로 만들어야하니까 되게 스트레스였던 기억이 있어요. 선임도 없어서 저를 케어해 줄사람이 없었거든요. 집에가서는 그 언어 공부를 해야하고, 회사에서는 기능 구현을 하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잘 안나가고, 예상치 못한 에러가 계속 터지니까 그걸 해결하려고 또 이론서를 보거나 강의를 찾아야 했거든요. 회사에서 8시간을 앉아 있었는데, 거의 전부가 코드 짜고 오류 찾고 기록하는 시간이었어요.

log.jpg 이런식으로 전에 로그 적고 그랬네요.


특히나 그당시에, Stack Overflow 들어가서 비슷한 글들을 찾아 탭을 20개씩 열어놓고, 사람들이 조언한 대로 npm, yarn 버전을 낮추라거나 올리라거나, 새로운 dependency 을 깔아보라거나… 온갖 걸 다 시도해봐야 했고요. 작은 에러 하나 고치는데도 몇 시간을 써버리니까, 피로감이 엄청 컸어요. 삽질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긴 한데, 그걸 정리하는 것도 일이었죠. 노트 켜서 “오늘 이런 걸 했고, 이런 에러가 났고, 이럴 땐 이런 식으로 처리하는 게 낫겠다” 이런 걸 또 일일이 써야 했어요. 코딩 자체는 재밌는데, 회사에서 요구하는 기간 안에 이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스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개발자’ 커리어는 안 가야겠다고 결심했고, 지금은 취미로만(Unity, Swift) 조금씩 하고 있고 여전히 개발자들을 동경합니다 ㅎㅎ



그런데 요즘 들어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AI가 ‘신입 개발자를 죽인다’ 이런 얘기도 하지만, 저는 오히려 신입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아까 말했던 것처럼, 초보일 때 가장 힘든 건 “문제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상태”인데, GPT한테 지금까지 해본 것과 어떤 상황인지 쭉 설명하면 바로 정확하게 접근법을 알려주거든요. 자료 찾는 시간도 예전에 비해 5분의 1? 과장하면 10분의 1까지 줄어든 느낌이에요.


그리고 저는 비전공자라서 빨리 배우고 싶어서 인강을 정말 많이 들었는데, 결국 제가 찾는 ‘정확히 똑같은 케이스’를 찾는 게 어려웠어요. 비슷한 영상은 있어도 완전히 같지는 않아서 변형해야 하고, 그 변형 방법을 찾느라 또 자료를 뒤져야 했죠. 그런데 GPT를 쓰면서 그런 과정이 거의 없어졌어요. 내가 겪고 있는 상황에 딱 맞는 해결법을 바로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코드 스타일 관련해서도 도움이 커요. 예전에 회사 다닐 때는 제 코드를 봐줄 사람이 없어서, 혼자 책 보고 영상 보고 “이게 더 깔끔한가?” “이걸 이렇게 묶는 게 더 나은가?” 하면서 감으로만 리팩토링을 했는데, 이제는 GPT에게 “내가 이렇게 짰는데 더 나은 방식 있을까요?”
하고 한 번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요. 이게 진짜 큰 차이에요.


그리고 또 제가 2-3년전에 Unity로 AR 하는 강의도 찾아서 본 적 있는데, 그때는 그 강의를 하는 분이 1명 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해가 안되면 계속 반복해서 보고 그랬는데, 여전히 이해안되면 그냥 외워야겠다 하고 그 코드만 복사해서 정리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GPT한테 왜 이렇게 짠건지 물어 볼 수 있는 점도 좋아요

log12.jpg 전에는 궁금하면 노트에 적고 또 찾아보고 그래서 오래 걸렸는데 이제는 GPT가 대답해주니 좋더라고요


또 한 가지 장점은 정리 부분이에요. 그때는 공부하면서 파악한 내용을 노션 같은 노트에 정리 했어요. 오늘 해결 못 한 부분, CSS 비율 깨진 부분, 함수 동작 이상한 부분… 이런 걸 따로 기록해야 했는데, 쓰다 보면 제가 무엇을 하려 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을 내일 해야 하는지 헷갈릴 때도 많았어요.


그런데 이제는 GPT한테 그냥 말하듯이 쭉 설명하면, 그게 깔끔하게 정리되고, 어제 내가 어디까지 했는지 다시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 오늘 뭘 이어서 하면 될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니까 훨씬 덜 혼란스러워요. 예전에는 매일 퇴근 전에 '오늘 한 것, 내일 할 것'을 정리해야만 마음이 편했는데, 이제는 GPT가 대화를 기반으로 맥락을 잡아주니까 정말 편해졌어요.

물론 지금은 개발을 본업으로 하는 건 아니고 HTML·CSS 정도만 가끔 만지고, 아주 가끔 유니티 만지는 정도지만… 예전의 ‘혼자 삽질하던 시기’랑 비교하면 확실히 러닝커브가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껴요.


사수가 없는 회사에서는 GPT가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고 조심스럽게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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