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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T의 여행 설계 능력, 어느 정도일까?

by Beca

GPT로 여행 계획 짜보신적 있나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예전까지 “여행 계획은 직접 알아보고 준비하는 과정도 여행의 일부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GPT가 여행 계획을 짜준다거나, 익스피디아 연동으로 숙소 예약까지 대신해준다는 이야기들을 들으면 조금 회의적이였어요.

1~2년 전, 동생과 여행을 준비할 때 제가 “동선 같이 짜보자”고 했더니 동생이 GPT에 물어봐서 가져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사실 좀 어이가 없기도 했고요. 그땐 '왜 직접 안짜고 왜 기계한테 시키지? 가기 싫나?’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엔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생각보다 합리적인 GPT

동생이 친구와 일본 여행을 갈 예정이어서, 정보를 받아 GPT에게 직접 물어보며 테스트를 해봤어요.

제가 GPT에게 요청한 방식은 이런 식이었어요. A·B·C 필수 방문지와 가까운 동네 추천

그 동네 기준으로 역에서 가깝고 / 가격대는 얼마 / 별점은 몇 점 이상 / 리뷰 좋은 숙소 추천호텔, 이동비 비교 여행 일자별 동선 기반 일정 추천


1) 동선 기반 ‘지역 추천’

A, B, C와 가까운 동네가 어디인지 GPT가 직관적으로 정리해주니까,
지도 켜놓고 하나하나 비교하던 과정을 크게 줄일 수 있었어요.

장소 .jpg


2) 숙소 추천은 “조건을 줄일수록 정확”

GPT가 실시간 가격을 조회해주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든 조건을 다 만족하는 호텔을 찾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1~2개의 핵심 조건만 넣으면 오히려 정확도가 올라갔어요. 저는 다른 조건은 달라도 되니까, 금액만 맞춰달라고 했는데 그러니까 찾아준 숙소 대부분이 7~8만원대이긴했어요. 근데, 또 일부는 해당 날짜에 예약 다 된곳도 있어서 완전히 100% 신뢰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시장 조사 용으로 쓰기 좋은거 같아요. '대충 역주변에서 가까우면 이정도 금액대, 이정도 컨디션이구나?' 라는식으로요.

숙소2.jpg


3)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서 ‘총합 계산’이 더 현실적

숙소가 싸도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면 교통비가 생각보다 높은것도 고려하는게 좋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동 비용(공항- 숙소, 숙소 - 관광지)까지 포함한 총 지출 비교를 해봤는데 이런 건 GPT가 정말 빠르고 정확해서 편했어요. 물론 이건, 정확도를 위해 제가 일일히 캡쳐해서 정리만 부탁했어요.

이런식으로 처리하니까 좀 더 어떤 호텔에서 묵는게 합리적인지 기준이 세워지더라고요.

거리 예산.jpg
이동비.jpg



4) 일정 추천은 ‘내 취향 반영’

마지막으로 대충 어떻게 동선을 짜면 좋을지 싶어서 그날 그날 꼭 가야하는 랜드마크를 입력후 동선 짜달라고 부탁했어요. 별 기대는 없었는데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가는 동선은 비슷비슷 하잖아요. 근데 놀랍게도, 저는 GPT를 거의 1년 쓰고 제 디테일한 정보를 알고 있는지, GPT가 제 취향에 맞는 정보를 큐레이팅 해주더라고요. 가령, GPT가 이미 제가 싱겁게 먹는 걸 아니까, 또 제가 조용한곳을 좋아하는걸 아니까, 그런 곳이라고 귓띔해 주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제가 실제로 구글지도 후기를 보니까 어떤분들은 싱겁다, 짜다 이러는데 이런건 주관적이라.. 판단하기 어렵긴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GPT가 제 취향 정보를 반영하려는게 좀 놀랐어요. 실제로 다녀온 친구가 저에게 추천해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동선.jpg



물론, 100% 신뢰하긴 어렵지만 70~80% 사전정보 수집 도구로 쓰긴 좋은거 같긴해요. 동선 파악, 지역 추천, 교통비 예측, 동선 짜기 등 이 정도만 해도 여행 준비가 훨씬 수월해지더라고요.

앞으로도 저는 여행 계획의 초안이나 사전 정보 수집 단계에서는 GPT를 종종 사용하게 될 것 같아요.
생각보다 훨씬 합리적이고, 시간을 절약해주는 도구라는 걸 이번에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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