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캥거루족의 알 깨고 나오기 프로젝트
[시작에 앞서]
제목 그대로다. 나는 빛 좋은 개살구로 30년을 살아왔다. 그리고 그 허울의 한계가, 2024년 올해 드디어 드러났고 나는 (과장을 살짝 곁들여) 생과 사의 경계에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상황 및 환경 설명]
이해를 돕기 위해 나의 상황과 배경을 적어본다. 아주 화목하고 사랑 많은 가정의 막내딸이다. 위로는 오빠가 있다. 오빠는 사회의 기준에 척척 맞게 좋은 학교에 갔고 좋은 회사에 취업했고 일찍이 좋은 사람과 결혼해 말랑말랑한 사랑스러운 아이까지 얻은- 소위 말하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젊은 아빠'다. 이건 뭐 연예인 결혼식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하객들이 참석해 어린 신랑 신부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 축하해 주러 왔던 것이 벌써 6년 전이다.
엄마 아빠는 또 어떠한가. 딸 바보로 유명한 아빠와 무조건적 사랑을 주는 엄마. 굳이 더 설명할 필요 없이 나는 '사랑 듬뿍 받고 자란 귀한 막내딸'이다. 정신적인 풍족함 외에도 환경적으로도 부족함 없이 자랐다. '꼭 돈 안 벌어도 되고 네가 하고 싶은 거 선택 잘해서 책임감 있게 해내거라, 우리는 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게.'
여기까지만 쓰면 굳이 브런치에 자기 자랑만 쓰는 이상한 사람이겠지만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해했을 것이다. '이 사람은 결국 복이 독이 되는 순간에 대해 자조적인 글을 쓰려고 하는구나' 하고.
그렇다. 인생은 참 공평하다. 나는 위의 저 복 받은 상황 덕에 만으로 30살이 되어도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물렁물렁한 어른이 되었다. 조금 거칠게 비유하자면 적당히 흙도 주워 먹어가면서 면역을 키웠어야 했다.
[글의 목적]
굳이 이런 개인적이고 궁금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나 싶겠다. 하지만 나는 일단 내 상황을 타개하고 삶을 건강히 재건하기 위해서 '뭐라도 써야'하는 상황에 처했고, 감사히 얻게 된 브런치 작가 타이틀 덕에 좋은 온라인 환경에 내 글을 업로드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생에 주어지는 랜덤 한 문제들을 저 사람은 저렇게 헤쳐나가고 있구나, 저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저런 환경에서는 저런 고민을 하는구나, 저럴 수도 있구나 등등을 깨닫고 서로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좋은 글'을 재미있게 쓰고 싶다.
허리를 펴고 앉아 내 앞에 주어진 암담하고 막막한 상황들을 유쾌하고 명랑하게 기록해 나가고 싶다. 부디 내가 이 삶을 쉬이 포기하지 않고 활자와 함께 뚜벅뚜벅 단단히 걸어 나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