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
서른 한번째 주인공
본인의 꿈에 다가가기 위한 발판으로 직장을 활용 중인 인물. 똑 부러진 말투와 상반되는 부드러운 인상이 매력적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화재 강북 HC 지점 부지점장을 맡고 있는 김상민이라고 합니다. 저 올해 나이는 95년생이고 어디까지 자기소개를 해야 하지? 저는 경영학과를 나왔고요. 다른 회사에서 1~2년 일하다가 현재 이곳에 입사한지는 올해 1월. 아직 반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Q. 현재의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음. 일단 저는 제가 대학교 때 경영학과다 보니까 아무 데나 써봐도 되는 과이긴 하잖아요. 그만큼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까 딱히 어떤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제가 저를 봤을 때 과연 30년 동안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한 회사에서 30년 동안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했을 때 못할 것 같더라고요. 회사원을 하지 않으면 놀고먹거나 아니면 사업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아쉽게 놀고먹을 정도의 집안 상황은 안되고 사업을 무조건 해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사업을 하자고 하니 사실 사업을 하려면 돈도 필요하고, 아이템도 있어야 하고, 사람 다루는 법도 알아야 하고, 사회생활 경험도 있어야 하고. 일반적으로 사업을 한다고 하면 회사 생활을 몇 번 해보고 사업을 해보라고 하시잖아요. 그 회사 생활이 어떤 회사 생활이어야 되는가는 안 해주시더라고요. 일반적인 그냥 재경팀에서 5년 10년 일한다고 해서 그게 사업하는 데 도움이 될까라고 생각해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더라고요.
알아보다 보니 보험회사의 지점장이라는 자리는 사실 회사가 다 만들어놨어요. 자리는. 굉장히 세팅을 잘해놓은 자리에 굉장히 어린 나이에 사장 비슷하게, 대표 비슷하게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좋은? 제가 지점을 말아먹는다고 해서 회사 잘리는 것도 아니고. 제가 빚을 지는 것도 아니고. 물론 욕을 먹긴 하겠지만? 많이 욕먹지만 (웃음). 대단하신 인생 선배님들과, 영업 선배님이신 분들께 많이 배우죠. 옆에서 보조하면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진짜 좋은 자리. 나중에 진짜 사업을 하려고 한다면 그런 리스크도 없는데 많이 배울 수 있는 자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하는 것 자체가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름 지점장이라는 자리를 달고 여기저기 사람도 많이 만나고. 지점에 60명 정도의 인원이 계신데 그분들 관리하면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고 생각합니다.
Q.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A. 기억에 남는 순간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어렵다 어려워요. 그건 확실한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기쁨의 강도가 점차 누그러진다고 해야 할까요? 한계를 체감한다고 할까요? 대학교 붙었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합격 딱하고 그 이후에 취업한 것도 좋았지만. 대학교 합격할 때만큼의 쾌감은 없었던 것 같아요. 초중고 다 갈아 넣어서 딱 한 번 버튼 눌렀을 때,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군대를 다녀와서. 군대 전역도 굉장히 신나는 일이잖아요. 군대 전역하는 날, 생일도 있었고. 그때만큼의 짜릿함은 많이 없지 않았나 싶어요.
Q.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A. 요즘에 느끼는 건데, 너무 대학 생활로 돌아가고 싶어요. (웃음) 몰랐죠. 대학교 때가 네가 누릴 수 있는 마지막 자유라고 했던 그 어른들의 말씀을 이제 조금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때 딱 떠오르는 상황이 있을까요?
A. 게임을 되게 많이 했거든요. 게임 말고 좀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을 텐데. 저는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나중에 50~60대가 되어도 게임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일하면서 컴퓨터 근처에도 안 갔어요. 퇴근하고 게임 생각이 전혀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안 한 지 2~3주 되었는데,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지금 하시는 것처럼 인터뷰도 다니고 다른 사람들도 만나면서 했으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대학교 때가 너무 아까워요.
Q.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떤 걸 해보고 싶으세요?
A. 돌아가면 알바도 좀 해보고 싶고. 알바를 많이 안 해봐 가지고. 연애를 계속했었어요. 길게도 하고 짧게도 하고 여자친구가 항상 있어서 여자인 친구가 많이 없거든요. 친구 관계가 좀 막혀있어서 많은 친구를 사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이런 생각이 드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wDkjWSt3HOM
Q. 최근에 가장 많이 듣고 계신 음악이 있나요?
A. 최근에요? 비투비 노래 좋아해요. 비투비. 노래를 굉장히 잘하더라고요. 노래가 진짜 좋아요. 실제로. 보통 '그리워하다' 아시나요? 요즘 숏츠에 이창섭 아시죠? 전과자로 나온 모습을 보고 노래를 듣게 되었는데 되게 좋더라고요.
Q. 앞으로의 꿈이 있나요? 5년 뒤, 10년 뒤?
A. 지금 당장 목표는 5년 뒤에 퇴사하는 게 목표인데. 저희 지점 루틴이 원래는 2년마다 돌고, 빠르면 1년마다 돌기도 해요. 한 지점에서 지점장이 오래 있으면 너무 고이고 편해지고 그러다 보니까 오래 놔두지 않아요. 지점을 한 2~3개 정도 해보고 퇴사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그게 가장 큰 목표이고 꿈입니다.
Q. 과거의 본인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아까 대학교 때와 연관이 될 것 같은데, 좀 더 활동적으로 놀아라. 대학교 때 많이 놀기는 했는데, 주로 게임을 많이 했죠. 남자 친구들이랑 피시방에서 밤새우고 그러던 게 많아서 좀 더 활동적으로 놀았으면 좋겠다. 요즘에 운동을 좀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나이 들고 하다 보니까 몸이 좀 굳고 해서.
Q. 나이 든다고 느끼세요?
A. 네 저는 좀. 술 먹어도 느끼고. 피로가 확실히 더해지는 것 같아요. 운동을 미리미리 해둬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Q. 본인이 사랑하는 세 가지. 사람, 동물, 물건 상관없이요.
A. 사람은 당연히 엄마, 아빠 좋아하고요. 집에서 막내여 가지고 딸 노릇도 하고 있어요. 아들 둘인데, 굉장히 애교도 많고. 어머니 아버지한테는 진짜 잘하려고. 엄마, 아빠한테 항상 감사하고. 좋은 집안에 태어나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엄마, 아빠 진짜 사랑하고. 동물은 옛날에 키우던 강아지가 죽어서 그것 말고는 딱히 없고. 기타를 뭘 사랑할 수 있을까요? 물건에는 집착을 안 두는 스타일이라. 돈? (웃음) 돈 많이 벌어야죠. 돈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진짜.
Q.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있나요?
A. 아버지 세대가 참 대단하다. 아버지 포함. 대학교 때 느꼈던 거랑 내가 평생 회사원을 할 수 있을까라고 느꼈던 거랑. 실제로 회사에 들어와서 1~2년 다녀보니까 느끼는 거랑. 와 어떻게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있지? 대리급도 대단한데 10년, 20년, 30년 계신 분들 정말 대단하다. 확실히 너무 아는 게 많아지면 안 좋은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쓸데없이 눈이 높아지니까. 부모님이 참 대단하다.
Q. 인터뷰를 마치고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A. 저 이런 걸 처음 해봐가지고. 항목을 하나하나 보니까.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도 했고 감회가 새롭네요.
https://www.instagram.com/interview_ontheroad/
기획, 인터뷰, 글, 사진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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