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ower of Strangers - Joe Keohane
사람은 타인에게 많이 배우고 영향을 받는다. 타인을 만나면 만날 수록 자신의 세상이 넓어지는 걸 체감한다. 그런데 내성적이거나 낯을 가리면 자신의 세상이 넓어질 기회가 더 적다. 예를 들어 나는 사람을 만날 때 이런 걱정을 많이 한다. 말실수를 해서 내가 진짜 별로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별 이상한 사람이 말 건다고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나의 세상을 넓히는 방법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한다. 심지어는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태도가 '오만하다'는 말도 들어봤다. 타인이 두려워서 말을 붙이지 못한 것인데, 오만해서 타인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받다니 아이러니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Joe Keohane의 The Power of Strangers라는 책을 읽었다.
낯선 사람과 대화해야 하는 이유
낯선 이와의 대화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는 기회다.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주변인의 시각이 아닌 낯선 사람의 시각을 배울 수 있다.
대화는 즐겁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저 낯선 사람이 불편하고 두려워서 이야기를 하기 힘들 뿐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를 무서워한다. 타인이 나를 싫어할까 봐,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할까 봐 두렵다. 그러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사람들은 자신이 대화한 낯선 사람에 대해 생각보다 더 호감을 가진다고 한다. 서로 지레 겁먹고 두려워하는 것이지 막상 대화해 보면 서로에게 호감을 가질 확률이 높다. 그래서 악의가 없는 사람이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면 싫어하기는커녕 오히려 고마워하기 쉽다.
사회성은 키울 수 있는 능력이고, 수줍음은 바꿀 수 있는 습관이다. 낯선 사람과 유대감을 쌓고, 완전히 이방인이었던 사람과의 공통점을 찾고 교감하면, 우리 모두 이 세상의 일원이라는 기분 좋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나의 세상이 자신에서 가족, 친구를 넘어 우리의 울타리가 이 세상으로 넓어질 수 있다.
낯선 사람과의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상대를 판단하지 않고 그의 의견과 생각을 구하는 대화가 최고의 대화다.
2. 듣기. 경청하기.
대화에 임하는 태도가 정말 중요하다. 타인이 자신을 받아들일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된다고 한다. 반대로 타인을 두려워하고 타인이 자신을 거절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그렇게 되기 쉽다고 한다. 대화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가 긍정적이면 타인의 좋은 점을 끌어내기 쉽고, 우리의 태도가 부정적이면 타인의 부정적인 면을 끌어내기 쉬운 것 같다.
우리 모두 수용적이고 선한 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일 거라고 가정하고, 그 사람을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임하면 실제로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끌어내고 선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전문가들은 몇 가지 팁을 제시하는데, 예를 들어 한 전문가는 길거리에 걸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조용히 그 사람의 삶을 상상하고 그의 행복을 빌어준다고 한다. 그렇게 하면 그 낯선 이는 일상과 감정을 가진 친근한 사람으로 거듭난다. 낯선 이가 두렵다면 그 사람의 웃는 얼굴을 한번 상상해 보라고 한다. 사실은 두렵지 않은, 웃을 수 있는 사람이다. 타인은 좋은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인 팁들도 있다.
1. 만약 모임을 주최한다면, 네트워킹 이벤트처럼 대화하라고 무조건 붙여놓는 것보다는 디너파티에 초대해서 다 같이 함께 재료를 다듬고 요리를 한다던가 하는 활동을 함께 하면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상대와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활동을 함께 하면서 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2. 대화할 때 '네'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들 말고,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좋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했을 때 대화가 즐거웠다고 느낀다고 한다. 상대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는 스타일의 대화를 하면 호감 가는 대화를 할 수 있다.
3. 수박 겉핥기만 하는 대화보다는 진솔하게 내면을 보여주는 대화를 하면 좋다. 내가 사는 미국에서는 "How are you?"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I'm fine, thank you"라고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한국 말로는 "좋은 아침이죠?" 하고 묻는다면 "네 좋은 아침입니다"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우리는 그리 좋은 아침이 아닌 날에도 깊게 설명하기 싫어서 일반적인 대답을 하곤 한다. 그런데 일반적인 대답 말고, 정말 솔직하게, "오늘은 중요한 미팅 때문에 긴장하느라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아침이 되었네요!"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어떨까? 그냥 인사말로 시작했던 대화가 조금 더 깊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4. 대화를 시작하는 쪽이 먼저 용감함을 보이는 것이다. 둘 다 두려워하는 일을 먼저 하는 배려를 하자. 그리고 자신의 두려움을 인정한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는 게 쉽지 않아서 진땀이 나네요. 대화를 시도했다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두려움을 이기고 말을 먼저 걸었어요." 같은 솔직한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를 열면 상대방에게서도 솔직한 말이 나오기 쉽다.
5. 조언을 구한다. 사람들은 남을 도와주는 걸 좋아한다. 도움을 청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가 나에게 느끼는 두려움도 줄이고, 남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본능까지 더해져서 대화를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다.
6. 타인의 말에 동의하고 동의하지 못하는 일이라도 '이 사람 입장에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비슷한 점이 있다면 그걸 강조한다. 논쟁보다는 동의가 더 나은 대화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