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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 Feb 24. 2023

Queensland

04-(2). 호주의 여행

처음으로 NSW(New South Wales) 주를 벗어나 비행기를 타고 간 지역은 QLD(Queensland)의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였다. 4박 5일 휴가를 받아 떠난 여행이었다. 주변에서 브리즈번은 볼 게 없어서 하루면 충분하다고 해서 브리즈번에서 하루, 나머지 날들은 골드코스트에서 보내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모든 게 새로운 우리에게 브리즈번을 하루로 모든 걸 즐기기엔 너무 부족했다. 4박 5일간의 QLD여행은 빠르게 지나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아쉬움이 남았지만 '아쉬울 때 떠나라'라는 말을 되새기며 여행이 끝났다. 


라이브 공연 소리에 이끌려 들어간 펍�




브리즈번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풀고 밖에 나갔다. 날씨는 맑았고, 숙소 근처에서 Brisbane Sunday Market이 열리고 있었다. 하루뿐인 브리즈번 여행이 마침 일요일이었고, 그날의 날씨가 명백한 맑음이라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었다. 친구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이런 행복감도 2배가 되는 것 같다. 마켓에서 유쾌한 직원분이 만들어준 아이스크림을 들고 천천히 구경을 했다. 그리고 브리즈번 대표 관광지인 사우스뱅크 파클랜드(South Bank Parklands)에 갔다. 브리즈번 여행을 하면 다들 이 장소는 꼭 넣는다고 한다. 대표 포토존인 BRISBANE 구조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처음으로 전동 킥보드를 탔는데 너무 재밌어서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줄도 몰랐다. 강을 따라가다 보니 커다란 야외 수영장에서 어린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이구아나처럼 생긴 신기한 야생 파충류도 봤다. 그렇게 즐기다 보니 점점 하늘은 어두워졌다. 야외 수영장 주변의 eat South Bank 거리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고, 커다란 관람차를 탔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브리즈번의 야경은 정말 잊지 못할 정도 예뻤다. 브리즈번의 마지막일정으로 야시장(Eat Street Market)에 갔다. 한쪽에는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와 노래를 즐기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있었고, 고개를 돌리면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배경으로 유니크한 음식과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들이 그 공간을 채웠다. 물론 마켓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맛있고 유니크한 음식들이 많이 있었다. 우리는 조금 늦게 가서 사람들이 거의 다 빠져나간 마감 직전까지 있다가 숙소로 돌아갔다. 마음 같아선 하루 더 있고 싶었지만 골드 코스트에서의 일정이 있어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브리즈번을 떠났다. 


Eat Street Market 달달 치사량 엄청난 디저트���


브리즈번에서 기차를 타고 약 1시간 좀 넘는 시간을 이동하면 골드코스트가 나온다. 우리는 남은 휴가 모두를 골드 코스트에 쏟았다. 골드코스트는 조금 신비한 도시였다. 조용하고 잔잔한 시골풍경을 상상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발전된 첨단 도시 느낌이 강했다. 골드 코스트 숙소는 뷰가 예쁜 곳으로 예약을 했다. 호텔 창에서 바라본 풍경은 바다와 강이 좁은 길을 따라 나눠져 있었고 서로 다른 색을 띠며 빛나고 있었다. 골드코스트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무비월드를 갔을 때다. 무비월드는 테마파크로 무비월드 캐릭터들의 이름을 딴 놀이기구들과 퍼레이드가 있었다. 어릴 때는 자주 갔던 놀이공원을 오랜만에 가서 입구에서부터 들떠있었다. 놀이기구 하나에 머리가 쫄딱 젖기도 하고 심장이 찌르르 해지는 롤러코스터도 타고 할리우드 영화제를 연상시키는 퍼레이드도 봤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갔던 하루였다. 그리고 골드코스트에서 추천해 주고 싶은 건 쇼핑이다. 골드 코스트에는 많은 쇼핑센터(아울렛)가 있고 할인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우리는 커다란 쇼핑센터의 매장들을 하나씩 다 돌아다니면서 좋은 물건들을 저렴하게 많이 샀다. 그날 퉁퉁 부운 다리를 주무르면서 쇼핑천국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았다. 


골드 코스트 숙소에서 바라본 강과 바다


그리고 우리는 골드 코스트에서 호주 생활 1주년을 맞이했다. 소소하게 마트에서 장을 보고 저녁에 파티를 열었다. 싱가포르에서부터 호주까지, 해외 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 끝을 함께 한 룸메이트인 친구는 나의 20대 초반을 거의 매일 함께 해주었다. 누군가와 함께 사는 게 불편함도 많고 갈등도 많이 있을 텐데 다름을 이해해 주면서 마지막까지 잘 살아준 친구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꼈다.


골드코스트에서 우리들의 호주 생활 1주년 � 




나는 여행을 갔다가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에 항상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말이 있다. '아쉬움이 남은 여행지는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이 생각은 일상으로 돌아갈 때 큰 힘이 되고, 다음이라는 미래가 현재 삶에 큰 원동력이 된다. 20살, 처음으로 친구와 해외여행을 했던 라오스에서 배웠다. 그때는 서로 바쁜 여행을 안 좋아해서 일정을 여유롭게 세워 추천 도시인 3 도시(비엔티안, 방비엥, 루앙프라방) 중 2 도시(비엔티안, 방비엥)만 여행을 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좋아서 마지막 날은 라오스를 떠나기가 아쉬웠다. 그리고 가보지 못 한 루앙프라방에 대한 기대감도 올라갔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 친구랑 '루앙프라방에 못 간 게 아쉽다.', '다음에 루앙프라방도 여행지로 넣어서 또 여행 오자.'라는 말을 끊임없이 했다. 막연하게 세운 '다음에 또 가자'는 계획은 열심히 돈을 모으게 했고, 그날의 추억이 또 다른 여행지를 갈 수 있는 기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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