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ld traveler Nina Jul 17. 2022

비가 내리자 견주들은 일제히 강아지를 안았다

갑자기 내린 소낙비에 놀란 견주의 행동


일요일 오전 10시, 주말을 맞아 일산 백석에 위치한 코스트코에 쇼핑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차를 타고 집을 출발해서 얼마 가지 않아 유리창 위로 비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똑똑 떨어지던 비는 시간이 지날수록 후두둑 후두둑 거세졌다.


아침부터 비가 올 줄 몰랐던 행인들은 여기저기 비를 피할 곳을 찾기 바빠 보였다. 

차 안에 있던 나는 차 안에 있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오늘 야외 활동을 계획하지 않길 잘했다 생각했다. 



일산 호수로로 진입해 일산 호수공원 근처를 지나던 무렵, 신기한 광경을 발견했다. 

여느 때처럼 강아지를 데리고 공원을 산책 나왔을 견주들이 예기치 못한 비를 만나 횡단보도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강아지를 안고 있는 것이었다. 강아지들도 평안한 표정으로 품에 포근히 안겨 있었다. 

심지어 그런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이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디 다칠까 두려워 자식을 소중히 안고 있는 어미처럼 보였다.  

그들은 무슨 마음으로 비가 오자마자 강아지를 안게 된 걸까?


어릴 적 우리 집에서도 강아지를 키운 적은 있었지만 대형견을 키웠고, 심지어 사냥개로 알려진 도베르만이었기 때문에 산책은 주로 동네 뒷산으로만 다녔다. 대형견이었기 때문에 무게가 상당했고 지금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았기 때문에 강아지를 안고 다니는 것은 우리 가족에게는 상상도 못 하는 일이었다. 

그런 배경으로 우리에게 횡단보도에서 본 광경은 상당히 신선했다.


차 안에서 그들이 왜 강아지를 안고 있었는지에 대한 설전이 오갔다.

1. 나의 아주 현실적인 추측은 비가 오기 때문에 강아지의 발에 온갖 오염 물질이 묻기 때문에 

산책 후 돌아와서 마주할 다양한 추가 작업들(이를 테면 목욕시키기)을 방지하기 위해. 즉 더러워져서.


2. 가족 중 한 명은 비가 오면 강아지와 발걸음을 맞추기 어려워서 안고 간다고도 했다. 속도가 안 맞아서.


3. 가장 감성적인 스토리는 역시 가족같이 생각하는 내 자식 같은 강아지가 비가 맞는 것이 싫어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견주들이 있다면, 그리고 위와 같은 경험이 있다면 이유를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우리 가족의 못다 한 설전을 끝내기 위해서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하다. 굉장히 절실하다.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