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마을 사람들의 인성은 아주 잘 알려져 있죠. 록리의 스승, 가이가 어린 시절 하급 닌자인 아버지를 두둔했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에게 거의 반죽음이 될 때까지 구타당하는데, 그때의 나이가 5살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국가유공자인 나루토는, 어린 시절 라면만 먹고 자라며 라면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아니, 나라를 구한 사람의 아들인데 왜 주변 사람들은 나루토를 그렇게 미워하고 따돌렸던 걸까요. 단순히 나루토 안에 들어있던, 미수라는 괴물의 존재 때문이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나루토를 미워했던 건, 마을 사람들에게 있어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었으며, 어쩌면 자기 자신들 처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해볼 이야기는 나뭇잎 마을 사람들이 나루토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나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내 보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볼게요.
출처 : 나무위키
1. 나루토의 존재는, 나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린다.
대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조금 우울해집니다. 그 당시 저는 그다지 기운차지 못했어요. 왜 그럴까를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주목받지 못하던 현실을 견디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들과 막 어울리며 즐거운 추억을 쌓을 거라고 기대했건만, 인천 쪽 통학러였던 저에게 그런 낭만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남자임에도 별명이 신데렐라였으니 말 다 했죠. 게다가 정말로 공부 잘 하고 외모적으로 이쁘고 잘생긴 친구들을 보면서 나는 정말 아무런 특징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는 특별한 존재야' 어린 시절부터 이런 얘기를 우리는 참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다니고, 나보다 더 이쁘고 재능있고 혹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를 자꾸 마주하다 보면 우리는 마음속으로, '어쩌면 내가 특별한 존재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나뭇잎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싶어요.
사실 나루토, 정말 말도 안 되는 친구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엄청난 미수 차크라를 뱃속에 지니고 태어났죠. 전투력이 가장 중요한 나루토 세계관에서 이것은 몇백 억이 들은 통장을 갖고 태어난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스승인 지라이야는 전설의 3대 닌자입니다. 몇백 억이 들은 통장 관리하는 방법을 워런 버핏에게 직접강의 듣는 것과 마찬가지죠. 이런 나투로의 상황을 보면서 사실 배 아픈 감정을 느낀 마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을 겁니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특별하다고 했는데, 저기 저 나루토는 정말 말도 안 되게 특별하잖아. 그럼 나는 뭐지? 아, 나는 그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머릿수 채우는 사람1밖에 되지 않는구나. 어쩌면 나뭇잎 사람들이 나루토를 그렇게 미워하고 따돌렸던 이유는,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어떻게든 자신의 특별함을 지켜내고 싶던 생존의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출처 : 나무위키
2. 인술을 못 쓰더라도 훌륭한 닌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내고 싶습니다!
이런 마을 사람들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인물이 바로 체술 닌자 록리입니다. 록리는 닌자임에도 인술을 못씁니다. 나루토 세계관에서 인술을 못 쓴다는 것은 팔을 묶고 싸운다는 것과 같습니다. 불 내뿜고, 전기를 만들어내며 나중에는 행성을 끌어와 공격하는 상황에서 맨주먹으로 적과 싸운다는 것은 너무 무모하죠.
하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록리는 묵묵히 해야 할 것을 합니다. '팔굽혀펴기 500회, 연속으로 안 된다면 줄넘기 2단 뛰기 1200회' '1200회 연속으로도 안 된다면 통나무 차기 2000회'. 엄청난 연습량을 견뎌낸 록리는 결국 나루토처럼 미수를 몸에 지닌, 가아라와의 대결에서 거의 승리할 뻔하죠. 마지막에 아쉽게 패배하지만, 인술 없이 단순히 맨주먹으로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사실 록리도 처음에는 많이 울었습니다. 자신은 노력해도 안 되는 닌자가 아닐까 하고 절망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때 록리의 스승 가이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노력할 가치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매번 동기와 비교당하며 무시당하던 록리는 자신의 노력으로 결국 체술 닌자라는 희귀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나루토라는 만화에서 나루토, 사스케 외에 록리와 가이와 같은 캐릭터에게 사람들이 마음이 가는 건, 록리가 나뭇잎 마을 사람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쟁취해냈기 때문이 아닐까요.
출처 : 교보문고
3. 삶의 의미는 내가 부여한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나뭇잎 마을 사람들이 특별하지 않은 자신들의 삶에 회한을 느낀 것처럼,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의 인물들 또한 나치 수용소에서 해방된 이후 오히려 삶의 의미를 잃습니다. 수용소의 생활이 고달팠던 만큼, 그 바깥의 삶은 장밋빛일 줄 알았건만, 오히려 적응하기 어려운 현실과 자신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어색한 눈빛들을 도저히 견디지 못합니다. 이윽고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겨나죠.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작가 빅터 프랭클은, 수용소 경험자들이 어떻게 하면 삶의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로고스 테라피라는 정신 치료 요법을 개발합니다. 이 요법의 핵심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겁니다. 왜 내가 살아야 하는지, 내 이번 생에 역할은 무엇일지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답을 찾아내는 것이죠.
사실 의도치 않게 나루토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이 로고스 테라피를 해왔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돌을 던지고 손가락질해도, 자신은 호카게가 되어 나뭇잎을 이끌 인재라고, 그러니 이런 시련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동기부여를 해왔습니다. 록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술도 못하는 닌자가 닌자냐라는 말을 매번 듣고 자신이 동경하는 동료들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계속 맛보면서도 록리는, 자신 닌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삶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록리는 증명해내고 싶었던 것이죠.
출처 : 츄잉
4. 마무리
요즘 유튜브를 보면 저 자신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더 실감합니다. 이렇게 반짝이는 재능들 앞에서 내가 가진 재능들은 재능도 아니라는 생각이 자주 드니깐요. 하지만 이제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제 삶에는 제 삶만의 의미가 있고 역할이 있습니다. 이번 생의 임무가 있기에 지금 이렇게 이 몸으로 태어난 것이고, 누군가에게 있어 나 자신은 이미 특별한 사람입니다.
나루토처럼 엄청난 재능을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어도, 우리는 우리 자체로 특별합니다. 왜냐면, 우리 스스로가 그렇게 믿기로 했고, 그 결심을 이루기 위해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할 테니깐요. 그러니 우리는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