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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완벽을 혐오한다

블리치 마유리가 말하는 완벽주의의 문제

by 광자

블리치에 매력적인 캐릭터가 꽤 많습니다, 그중에서 오늘은 마유리라는 캐릭터를 집중 조명해보려고 합니다.

어느 만화에든 미친 과학자 캐릭터가 꼭 한 명씩은 있죠.


나루토에서는 오로치마루가 그런 역할이었고 원피스에서는 (약간 결이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몸을 개조하는 것을 보면 정상적인 사고가 아닌 것 같은) 프랑키가 있습니다. 어느 만화이든 간에 존재하면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매드 사이언스 캐릭터. 블리치에서 이런 역할을 맡은 마유리는 과학자인 동시에 철학가답기도 합니다.

'나는 완벽을 혐오한다.'


마유리가 한 대사 중에 가장 좋아하는 대사인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한 문장의 대사가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한 문장 안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출처 : 알라딘 (사진은 자엘아폴로)

1. 완벽을 추구했던 자

위의 대사는 마유리가 자엘아폴로라는 아란칼을 상대할 때 한 대사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사신 세계의 대장 중 한 명이었던 아이젠 소스케가 사신 세계를 배신하고 자신만의 왕국을 만드는데요. 자신을 지킬 부하로 아란칼이라는 세력을 하나 만들어냅니다. 자엘아폴로는 그 아란칼 병사들 중의 한 명이었고요. 자엘아폴로는 마유리처럼 과학자 캐릭터로, 가지고 있는 능력도 독특해서 사신들을 여럿 애먹입니다.


사신들이 자엘아폴로와의 싸움에서 고전하자 마유리가 때마침 등장해 대적합니다. 마유리도 처음에는 완벽해 보이는 자엘아폴로의 능력 앞에서 이렇다 할 공격을 못 합니다. 대장급 사신이 자신 앞에서 쩔쩔매자 자엘아폴로는 자신이 완벽한 존재라며 자화자찬을 늘어놓죠. 이때 마유리가 이야기합니다, 과학자가 극도로 혐오해야 할 것이 바로 완벽이라고요.

출처 : 네이버 블로그 리옹

마유리는 말합니다, 완벽은 끝이며 더이상 나아갈 곳이 없는 것을 말한다고요. 완벽이란 불가능하므로 사람들은 완벽을 자신의 이상으로 놓고 그것을 향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은 완벽이 싫다, 왜냐면 완벽에는 그 이상이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제정신은 아닌 캐릭터이지만, 이 대사에서만큼은 끊임없이 더 나은 자신이 되고 싶어하는 향상심이 느껴지는 마유리의 대사였습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예비사서

2.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좇은 사람들

1) 프랑켄 슈타인

프랑켄 슈타인 박사는 인간을 만들고 싶어하죠. 아무도 하지 못하는 것을 자신은 해내고야 말겠다며, 몇 년을 인간 창조 실험에 매달립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찾아온 것은 생명 탄생의 기쁨이 아니었습니다. 금단의 영역을 침범한 프랑켄 박사는 자신이 만든 괴물에 의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씩 죽게 됩니다.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무리하게 추구한 대가로 프랑켄 박사는 자신의 삶을 잃고 맙니다. 비현실적인 스토리이긴 해도 남 얘기 같지 않은 이유는, 저 자신에게도 이런 완벽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어느 정도의 완벽주의는 개인의 성장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상은 경계해야 합니다.


스스로 물어봐야 해요. 지금 내가 나 자신의 살을 갉아내면서까지 완벽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정말 이것으로 내가 행복한지를 말입니다. 이 질문을 계속해서 무시한 결과 파멸을 맞이한 책의 주인공이 있죠. 바로 도리언 그레이입니다.


출처 : 리디북스

2)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아름다운 미청년이었던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의 외적 아름다움이 지속하기를 원해 자신의 초상화에 대고 자기 대신 늙어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그 소원은 이뤄지게 되고, 도리언 그레이는 쾌락주의자 헨리경과 어울리면서 방탕한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완벽한 외모는 도리언 그레이를 오히려 내적으로 썩게 만듭니다, 진정한 사랑을 맞이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놓쳐버리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삶을 살다가 죽게 된 도리언 그레이. 만일 그에게 완벽한 외모가 없었더라면 그는 다른 방향으로 자신의 삶을 채우려 노력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의 삶은 화려하기만 하고 아무런 쓸모는 없는 포장지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듯 생을 마감합니다.





출처 : 유튜브 블리치 전체싸움 채널

3. 마무리 :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내 부족한 면을 사랑해보자

물론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싶은 사람의 본능은 어쩔 수가 없어요, 더 좋은 결과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겠어요. 하지만 프랑켄슈타인과 도리언 그레이처럼 완벽을 위한 노력이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면 멈춰야 합니다. 문자 그대로, 그건 완벽이 아니라 나를 망치는 행위니깐요.


나에게 없는 것을 추구하기 이전에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를 바라보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어요. 나에게 부족한 부분만을 바라보며 그것을 채우려고 하는 것은 자칫 물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어요, 처음 봤던 부족한 부분을 다 채워도 바로 옆에 부족한 부분이 또 보이기 마련이니깐요.


블리치의 마유리가 한 말도 이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떨까요. 아마 평생을 다 받쳐도 우리는 완벽한 자신이 되기 어려울 겁니다. 대신 끊임없이 노력하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겠죠. 그 과정 자체가 우리의 삶이며 그 결과로 우리는 완벽해지지는 못해도 완전해질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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