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토, 곁에 있으면 좀 소란스럽긴 해도 참 든든할 것 같습니다. 항상 에너지 넘치고 다 같이 으샤으샤 해보자! 라는 긍정 에너지를 가진 친구가 옆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막 새로운 일을 벌이게 될 것만 같습니다. 반면 사스케 같은 친구가 옆에 있다면…. 일단 무섭습니다. 아니 잠깐, 친구로 둬도 괜찮을까 싶습니다, 저를 공격하진 않을까요? 배신하지 않을까요?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은 이 친구, 곁에 둔다면 저도 모르게 어두워질 것만 같은데요. 이런 유형의 사람과는 친구가 되면 안 될까요?
세상에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오늘 포스팅에서는 딱 두 가지 유형, 나루토 유형과 사스케 유형으로만 사람을 나눠서 보려고 합니다. 흑백논리 맞구요, 이분법적 사고 맞습니다. 때로는 이런 일반화가 세상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고 주장을 명확하게 해주니깐요. 만화를 즐겁게 보자는 의도이니 너무 깊게 생각하기보다, 즐겁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나루토 같은 친구, 사스케 같은 친구] , 이야기 시작해볼게요.
1. ENFP, 나루토 유형의 친구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역시 나루토의 MBTI는 ENFP입니다. ENFP이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던 것이, 나루토는 초긍정주의이니깐요. ENFP를 나쁘게 표현하는 말 중에, 머릿속이 꽃밭이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처음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살짝 분노하긴 했지만 (왜냐면 저도 ENFP입니다) 맞는 말이기도 해요.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그 미래를 내가 지금 노력하면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마치 나루토가 자신은 호카게가 꼭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때로는 이런 나루토가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합니다. 아니, 나뭇잎 사람들은 나루토를 그렇게 못살게 굴었는데 왜 그렇게 그 사람들을 구하려고 하는 거지? 사스케는 나루토를 그렇게 이용하고 배신했는데 왜 나루토는 끝까지 사스케를 감싸고 도는 거지?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바보 같은 행동만 하는 나루토입니다만 미워할 수가 없어요. 그 이유는 주변 친구들을 대하는 나루토의 따뜻한 마음과 미래를 굳게 믿고 있는 신념 때문입니다.
분명 나루토와 같은 유형은 같이 있으면 피곤합니다. 하지만 그 피곤함은 기분 나쁜 피곤함이 아니라 재밌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그리고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일을 경험할 것만 같은 일종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나를 생각해주고, 나와의 관계를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주는 나루토 유형의 친구. 조금 피곤할 때도 있지만, 저는 이런 친구 덕분에 인간관계에서의 희망을 놓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2. INTJ, 사스케 유형의 친구
어떻게 보면 나루토와 정반대 유형의 친구가 바로 사스케입니다. 인터넷에 INTJ 유형의 사람을 검색해보니, 감성보다는 이성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야만 행동을 하는 완전 이성적인 사람의 전형이었습니다.
실제로 사스케는 작품 안에서도 굉장히 실리 추구형 인물이죠, 형 이타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가장 빠르게 강해지는 방법을 찾습니다. 처음에는 오로치마루에게 힘을 부여받아 강해진 후 마침내 이타치에게 복수를 해냅니다. 하지만 사실 그 내부에 흑막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형 이타치의 눈을 이식받는 방법으로 다시 강해집니다. 누군가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강해지는 나루토와는 다르게, 사스케는 무언가를 파괴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강해지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냉혈한으로 보일 수도 있고, 너무 지나치게 이성적이고 실리적인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들지만, 실제로 이런 친구는 참 도움이 되고 든든한 면도 있습니다. 나의 힘듦을 잘 공감해주지는 못해도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며 저를 도와주는 친구거든요. 나루토 작품 후반부에서도, 나루토가 호카게가 된 후 사스케는 나루토의 등 뒤에서 묵묵히 서포트를 하죠. 마을의 실질적인 보호를 담당하면서 말입니다. 어쩌면 INTJ 유형의 친구가 이성적인 사람이 된 것은, 누구보다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 체계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3. 나루토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제가 ENFP 유형이다 보니 나루토가 겪는 감정적인 피곤함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됩니다. 남이 봤을 때 긍정적이고 밝아 보이는 사람일수록 쉽게 피곤해지고 감정적으로 지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에게 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싫어하다 보니 억지로 웃고 억지로 희망차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죠. 이런 나루토 형 사람들에게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기 위한 감정 수업]이라는 책을 소개해주고 싶어요.
이 책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과 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서 알려주고 있어요.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단번에 고민 끝! 이건 아니에요. 대신 일상에서 이 책에 나온 조언들을 하나하나 적용해나가다 보면 그동안 내가 나 자신에게 참 소홀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에요.
4. 사스케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이성적인 사고가 강한 INTJ 사스케 유형 친구들에게는 [아몬드]라는 책을 소개해주고 싶습니다. 이 책에서도 두 가지 유형의 아이가 등장하는데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 그리고 본성은 착하고 소심한 아이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어 억지로 강한 척을 하는 아이 곤이 이렇게 두 인물입니다.
윤재의 입장에서 곤이는 참 흥미로운 존재입니다. 왜 저렇게 센 척을 하는지, 왜 저렇게 허세를 부리면서 강해지려고 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곤이와 오랜 시간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곤이가 사실은 상처가 많고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었던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이후 감정을 느끼지 못하던 윤재는, 곤 이와의 사건으로 인해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성적인 성격이 나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아요. 이런 유형의 사람들 덕분에 세상은 발전했고 주변에 이런 친구 한 명만 있어도 참 든든해요. 하지만 조금 걱정되는 건, 그런 이성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아픔을 계속 꾹꾹 누르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당신의 모든 모습이 당신이며, 그 자체로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니 자신의 감정을 너무 숨기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