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구일춘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하 Apr 09. 2024

일에 지쳐 가장 놓지 말아야 할걸 놓았다

그건 바로 나

일요일에 시작해서 월요일 새벽이 되어서야 덮은 노트북. 전자파 보호 안경을 썼지만, 눈은 침침하고 허리는 펴지도 못하겠고, 이상하게 앉아있었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침대에 누우니 잠시 핸드폰을 볼 기력도 없다. 당연히 새벽 기상도 포기. 거기까지 밀어붙이다가는 회사 일에 지장이 갈 것 같다.


회사 일에 지장이 갈 것 같아서!!

그래서 포기한 게 나라니!


문득 이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스쳤지만, 피로에 잠이 들고 말았다. 보통은 자고 일어나면 지난 고민이 어느 정도 잊히는 편이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내가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나’ 아닌가? 이게 현타라는 거구나.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래서 포기한 게 노는 약속도 아니고… 나라니! 내가 나를 놓다니.




책에서, 매체에서, 학교에서, 정말 많고 다양하고 여러 시간에서 우리는 본인의 소중함에 대해 배운다. 배워서 알아야 할 건 아니지만, 모르면 배워서라도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른 건 다를지라도 ‘나’에게 ‘내가’ 있다는 건 같으니까. 다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지만.


이게 맞나?

이래도 되나?

끊임없는 되돌이표 질문들.


나에게 맞는

내가 나를 아껴주고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은 뭘까?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고, 취미 생활을 가지면서 활기도 챙기면서, 하고 싶은 게 뭔지 스스로에 물어보면서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과 사랑도 하면서 지내는 것?


모르겠다.


지금을 즐기면서, 현재에 집중해서 살라고 하지만…  이 순간이 혼란스러운 상태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처음부터 찾을 수는 없으니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말에 따르면 되는 걸까?


세상 모든 말에 딴지를 걸고 싶은 걸 보니 그래서 구일춘기인가 싶다.


나를 위해서는 맥날보다 샐러드를 선택하는 게 맞았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Somebody tell me I’m not alon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