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바로 나
일요일에 시작해서 월요일 새벽이 되어서야 덮은 노트북. 전자파 보호 안경을 썼지만, 눈은 침침하고 허리는 펴지도 못하겠고, 이상하게 앉아있었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침대에 누우니 잠시 핸드폰을 볼 기력도 없다. 당연히 새벽 기상도 포기. 거기까지 밀어붙이다가는 회사 일에 지장이 갈 것 같다.
문득 이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스쳤지만, 피로에 잠이 들고 말았다. 보통은 자고 일어나면 지난 고민이 어느 정도 잊히는 편이지만 이번엔 아니었다.
내가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붙잡고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게 ‘나’ 아닌가? 이게 현타라는 거구나.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래서 포기한 게 노는 약속도 아니고… 나라니! 내가 나를 놓다니.
책에서, 매체에서, 학교에서, 정말 많고 다양하고 여러 시간에서 우리는 본인의 소중함에 대해 배운다. 배워서 알아야 할 건 아니지만, 모르면 배워서라도 알아야 할 정도로 중요하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른 건 다를지라도 ‘나’에게 ‘내가’ 있다는 건 같으니까. 다들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살지만.
나에게 맞는
내가 나를 아껴주고
내가 나를 사랑해 주는 방법은 뭘까?
신선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고, 취미 생활을 가지면서 활기도 챙기면서, 하고 싶은 게 뭔지 스스로에 물어보면서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 사람들과 사랑도 하면서 지내는 것?
모르겠다.
지금을 즐기면서, 현재에 집중해서 살라고 하지만… 이 순간이 혼란스러운 상태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나에게 맞는 방법을 처음부터 찾을 수는 없으니 여러 방법을 시도해봐야 한다는 말에 따르면 되는 걸까?
세상 모든 말에 딴지를 걸고 싶은 걸 보니 그래서 구일춘기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