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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Div Apr 28. 2021

요즘 카페 트렌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들...

커피맛만큼이나 중요한 인테리어에 대해서...

 '카페'라는 장소가 어느 순간부터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카페라는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게 된 것 같다. 그래서인지 카페 공간의 인테리어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느낌이다. 특히 SNS의 영향력이 커지고 나서부터 무게의 중심이 커피의 맛보다는 시선을 끄는 공간으로 넘어간. 사진 속에서는 멋진 공간은 볼 수 있지만 커피의 맛은 볼 수 없으니까. 이런 흐름이 마냥 잘못된 방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맛'이라는 것은 취향의 영역이고 우리나라에서 이런 맛에 대해서 가장 많은 글과 책을 쓰신 최낙언 교수님도 맛이라는 것은 입으로 느끼는 것과 코로 향을 맡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거라고 이야기했으니 말이다. 이 다양한 외부적인 요소 중에 '공간'이라는 것도 포함이 되어 있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최근 다녀온 카페들에서 느낀 일종의 경향성에 대해서이다. 카페라는 공간이 커피의 맛이 중요한 건지 아니면 커피를 맛있게 먹었다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다른 요소들이 중요한 건에 대해서 말이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을 의미하는 ‘바리스타’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직업을 의미하는 단어 중에서 ‘bar’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은 'bartender'와 'barista' 둘 밖에 없다는 말이 있다. 두 단어에 포함된 의미 중에 고객에서 서비스하는 음료는 다르지만 Bar라는 물리적인 형태 뒤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공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barista는 카페에서 고객들에게 커피를 서브하는 사람을 의미하지만 고객과 바리스타 사이에는 Bar라는 경계가 존재한다. 최근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 카페의 흐름 중의 하나가 이런 bar의 개념을 허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목적이 가장 크다고 느껴진다. 스타벅스로 대표되는 2nd wave의 대형 카페들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고객들이 넘어오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생소함이라고 한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스페셜티 커피를 어렵게 생각한다. 어렵다는 것은 커피 맛, 특히 '산미'로 대표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이미지 때문인 것도 있고 다른 하나는 읽기 힘든 싱글 오리진 원두의 이름 때문인 것도 있다. 가뜩이나 이런 어려움이 있는데 여기에 'bar'라는 장벽이 떡하니 존재하고 있으니 쉽게 다가오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직접 가본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 카페의 바리스타 분들은 고객들과 커피 이야기를 하는 것은 너무나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카페라는 공간을 개인적인 시간을 여유롭게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우리나라 카페 이용객들에게 바리스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드문 것도 사실이다. 이건 바리스타는 바의 뒷 공간을 차지한다면 고객은 바의 반대편인 홀을 차지하고 서로의 영역을 넘어가지 않기로 무언의 약속을 맺은 것처럼. 이런 경계를 허무는 흐름으로 최근에 오픈바 형식의 인테리어를 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고객이 앉을 수 있는 장소를 바의 옆이나 바의 뒤 편까지 확장을 하는. 그래서 고객이 자연스럽게 바리스타와 한 공간에 머무를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런 인테리어를  약간은 싫어하는 바리스타들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커피를 추출하는 모든 모습이 그대로 손님들에게 보이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움직임이 조금이나마 스페셜티 커피로 넘어오는 장벽을 낮추는데 기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그래서 이런 인테리어 구조의 카페들이 조금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도 하다.

 이런 인테리어의 변화와 반대로 카페의 외관에 집중하는 흐름도 있다. 주로 교외에 있는 대형 카페에서 많이 보이는 흐름이기는 하지만 이런 곳의 대형 카페가 아닌 곳에서도 이런 흐름은 읽히는 것 같다. 인테리어보다 아웃테리어에 더 힘을 싣는 흐름인데 주로 신진 건축 디자인 그룹과 협업으로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어 모으는 방식이다. 이런 흐름이 최근에 생긴 것은 아니다. 예전부터 교외에 지어지는 베이커리를 같이 하는 카페들의 경우 이런 느낌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대표적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커피 브랜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테라로사가 가장 대표적일 것이다. 처음 생긴 강릉의 테라로사 매장에서부터 그 이후 생긴 매장들을 보면 큰 창고형 느낌의 건물을 통해서 고객들에게 쉽게 인지가 될 수 있게 했다. 최근의 흐름은 이것과는 약간 다른 느낌이다. 거대함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담으려는 실험적인 시도의 건물들을 목표로 한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는 신진 건축 디자인 그룹들의 아이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카페라는 느낌보다는 왠지 현대 미술을 전시할 것 같은 느낌의 건물 디자인을 지향하는.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은 흐름은 아늑함을 추구하려는 방향이라고 하고 싶은 카페 인테리어들이다. 주로 정원이 있는 주택이나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서 그 안에 카페 공간을 마련하는 방식이 이런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형식의 디자인이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매장을 오픈하는 여러 매장들에서 이런 모습을 많이 접하게 된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이어서 너무 쉽게 일반화를 했을 수도 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서 카페를 오픈하는 경우는 주로 서울 4대문 안쪽을 중심으로 많이 보이고 있는 경향이다. 그리고 일반 가정집을 개조하는 경우는 번화가를 벗어나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최'근 서촌에 오픈한 부트 카페 서울이 고택을 개조한 대표적인 곳 중에 하나일 것이다. 다른 예로는 연희동과 한남동에 매장을 가지고 있는 콘하스가 가정 주택 형태 개조해서 카페 공간을 만든 대표적인 곳 중 하나이고. 한옥이든 주택이든 중요한 것은 이종의 공간을 결합시키는 방식을 통해서 새로움을 주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집'이라는 공간이 가지고 있는 안락함을 카페에 맞게 변형시켜서 커피를 마시며 공간에 머무는 동안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는 게 그 주된 목적이다. 이런 흐름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은 어느 순간부터 새로 매장을 여는 카페들의 인테리어가 대부분 비슷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어서가 아닌가 한다. 카페라고 하면 왜인지 모던하고 깔끔한 스타일의 무채색의 (주로 검은색이나 눈이 아플 정도로 밝은 흰색) 인테리어가 무수히 많이 생겨나기 시작했었다. 이제는 이런 스타일의 인테리어로는 더 이상 세련된 느낌을 전달할 수 없어서 이런 이종의 결합을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그런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한다.

 이런 흐름이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뭐든 가만히 있는 것보다 변화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을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조금이나마 더 늘릴 수 있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런 변화를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간이 된다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이런 카페들을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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