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죽어야..

혼돈-질서-효율-평등-창의

by 이윤수

20년 전 김경일은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당시에는 충격적인 제목으로 유교의 특징을 인문 의식, 온고지신, 조상 숭배라는 세 가지 개념으로 요약한 뒤, 국가와 (남성) 가부장이라는 권위에 대한 일방적 복종을 강요하는 유교의 폐해를 공격하고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발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50년 전 중국에서는 마오쩌둥이 재집권을 위해서 문화 대혁명이란 이름으로 자본주의와 봉건주의, 관료주의를 몰아내고 공산주의를 재정립한다는 명분으로 청년 홍위병을 앞세워 공자와 유교의 전통을 폭력적으로 지워버리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렇다면 공자의 유교는 선인가 악인가?

답은 한 때는 선이었으나 지금은 더 이상 선이 아니므로 이를 고집하는 것은 악이다.

금강경에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이 있다. 수단이나 형식에 집착하지 말고 본질과 목적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다른 모든 사상과 이념도 마찬가지이지만 아무리 올바른 진리도 시대와 상황이 바뀌면 그 자체가 도그마가 되어서 악이 되어 버린다.

(1) 혼돈에서 질서로

공자의 유교는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혼란과 잦은 전쟁의 폐해를 극복하고 중앙집권적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사상적 배경으로서 당위와 효과가 있었으며 고려 말 권문 귀족들의 무질서한 수탈과 횡포를 왕권으로 막고 적절한 지배체제를 유지하는 수단으로써 또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동양의 유교와 서양의 기독교가 지지한 봉건제도처럼 왕과 가부장을 정점으로 피라미드처럼 유지되는 권위와 복종체계는 봉건 초기에는 질서 유지 효과가 탁월하였고 상층계급이 하층민에 대한 수탈의 보상으로 제공하는 외부 침략으로부터의 보호라는 상보관계가 어느 정도 적절하였으나 중세 이후 국가성립으로 사회가 상대적으로 안정이 되고 과학 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증대하자 보호의 필요성은 감소한 반면 생산성 대비 수탈의 정도가 심해지고 자유로운 교역과 경제활동에 장애가 되었다.

(2) 장애에서 효율로

이를 극복한 18세기 부르주아 시민 혁명 이후에도 왕권을 대체한 자본과 국가권력이 가진 권위주의는 여전히 부족한 자원을 집중하여 축적된 자본으로 기술과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효율성에 있어서 효과가 있어서 한국에서도 60-70년대 산업화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그 부작용으로 생긴 불평등과 빈부격차의 문제가 발생한다.

(3) 불평등에서 민주화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산혁명, 노동운동, 복지국가 등이 등장하였으며 한국에서도 70-80년대 의 민주화 운동이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이를 이끈 386세대 주사파의 경직된 이념이 지금은 한국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막는 새로운 권위가 되어서 역설적이게도 공산독재정권과 동거하며 자유롭고 풍요로운 미래에 장애가 되고 있다. 이들 현 정권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새로운 집단 신흥 엘리트는 서울대 출신이 장악한 국가권력이다. 이들은 민주화 운동 당시에는 운동권의 지도부로 활동했고 그 후에는 노동소득분배율이 1970년 40.1%에서 1980년, 50.6%, 1990년 56.8%, 2000년 57.8%, 2017년 63.0%로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계소득 불평등으로 왜곡하여 지지기반인 노동계층의 불만과 이익을 조장하는 소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달콤한 이론으로 한국의 경제성장 동력을 파탄내고 있는 변형윤의 학현학파, 불편부당해야 할 법조계를 이념과 계파 세력다툼의 장으로 만든 박시환의 우리 법연구회, 인민재판식 여론몰이 전문 시민단체인 박원순, 조국, 김상조의 참여연대 등이 사회 각계 요직과 특권을 독점한 채 자기들만이 민중의 이익과 평화와 정의를 대변한다는 그릇된 선민의식과 독선으로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4) 획일에서 창의로

하지만 미래는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가용자원과 총 노동력이 과잉인 시대가 될 것이므로 이제 효율과 물량중심 생산성 증대를 뒷받침한 위계적 질서와 획일적 이념은 과학 기술로 무장하고 역동적이고 다양한 네트워크에 기초한 정보 시민 사회의 창의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미 태동하고 있고 앞으로 세상의 주인이 될 분권적인 네트워크는 서울대 출신들이 이론으로 미리 정해놓은 하나의 답을 거부한다. 공룡처럼 거대한 아집에 사로잡혀 반대되는 의견을 말살하는 서울대 출신의 신흥 독재가 죽어야 비로소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와 활동들이 살아나고 시행착오를 통한 창조가 가능해져서 획일이 아닌 합리적 기술과 역동적 교류와 대중의 창의가 승리하는 미래의 개성 다양 분권 정보화 사회를 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 김경일,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2001, 바다출판사

니얼 퍼거슨, 광장과 타워, 2019, 21세기 북스

2018 국가지표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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