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by 이윤수

예의

이윤수

벚꽃이 지는 밤에는

촛불을 끄자

짧은 행복도 시기하는 비바람 몰아쳐

속절없이 내리는 여린 꽃잎은

불을 끄고 차라리 가슴에 담자


새하얀 꽃잎이 뚜욱뚝

떨어지는 밤에는

두 눈을 감자

복사꽃 진달래 새로 피고 예뻐도

두 눈을 모두 감자 오늘 밤에는


처절하게 흰 꽃이 지는 밤에는

불을 끄고 그날을 새록새록 새기자

시린 겨울 기다리다

꽃을 만난 그 설렘을


빨간 벚꽃이 떨어지는 밤에는

촛불을 끄자

떠나버린 사람도

원망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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