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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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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 큰 나무의 미혜 Dec 10. 2022

엄마에게 행복을 줄게

우솔의 말



 "엄마에게 행복을 줄게!"

 작은 가슴을 헐떡이며 뛰어와 엄마를 바라보는 맑은 눈, 그 옆으로 따라간 시선에는 여린 세 잎 클로버가 아이의 손에 들려있었다. 행복이라니? 풋! 귀여움에 그만 웃음이 터졌다.

 "고마워, 잘 간직해둘게."

 "엄마! 스마트폰에 넣어!"

 괜찮다는 만류에도 기어이 케이스를 벗겨내어 자그마한 행복을 엄마의 가장 가까운 물건 안으로 꼬물꼬물 넣어둔다.


 언제였을까? 아이들이 초록 카펫 위에 자리 잡고 앉아 네 잎의 행운 찾기에 열중하던 어느 날. 호기롭던 시작과 다르게 수많은 세 잎 사이에서 네 잎은 생각보다 찾기가 어려웠다. 한낮의 내리쬐는 여름 햇살에 한두 방울의 땀방울이 또르르 흘러내릴 때쯤 큰아이는 행운을 찾았다며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손에 행운을 거머쥔 아이는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해져 너른 들판을 뛰었고 작은 아이는 제 눈에만 행운이 보이지 않는다며 토라져 눈물을 글썽거렸다. 엄마에게는 아이를 달랠만한 말이 필요했다.

 "엄마는 세 잎 클로버도 좋아. 네 잎은 행운이지만 세 잎은 행복이거든. 찾기 힘든 행운을 발견하면 물론 반갑지만, 언제나 옆에 있는 행복도 소중해."

 "세 잎이 행복이야?"

 "응, 행복! 예솔이랑 우솔이랑 함께하는 매일 같은 행복이야."


 그 후로 아이는 클로버만 보면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가장 곱고 어여쁜 행복을 찾는다.

 "엄마, 이것 봐! 행복이야! 엄마에게 행복을 줄게!"

 덕분에 내게는 아이가 내 안 깊숙이 담아준 행복이 득하다.







'엄마에게 행복을 줄게' 작업 노트


 오랜만에 그림을 그리니 설렌다. 세 잎 클로버, 너무 흔해서 귀한 줄 몰랐는데 한 선, 한 선 찬찬히 그리다 보니 참 어여쁜 풀이다. 내딛는 붓질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풀잎이 나풀나풀 날아오른다. 그래서일까?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랐다.


 그리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 손이 느려서 빠르게 그릴 방법을 고민한다. 개인적으로 디지털보다는 수작업이 쓱쓱 그려져 백만 년 만에 수채화 물감을 써봤다. 그동안 아이패드로 수없이 내긋는 지지부진한 선이 지겨웠는데 한 번에 그리는 선은 불안하지만 무조건 GO! 수채화는 계획이 아닌 우연을 그려서 좋았다. 고칠 부분은 다음 장면에 적용하기로 하고 흠흠 (에고고 남편이 저렴한 수채화 종이라더니 두 번 칠하면 때가 밀린다)

*나만의 수채화로 인물 그리기 : 먼저 연필로 스케치 (강약 조절) > 바탕색을 한 번 칠한다. > 홍조(?)를 칠한 후 > 색을 풀어주면서 바탕색을 한 번 더 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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