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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자부인 Aug 17. 2022

머무르는 날에 글쓰기

 세월이 얼마나 빠른데 설마 머물러 있는 날이 있을까 싶지만 마음이 더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느낌이었다. 지난 계절에 바쁜 와중에 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내가 좋아하는 두 가지를 사 왔다. 샌프란시스코 감성의 커피와 과자다.

여행 선물은 단지 물건이 아니라 여행의 기분까지 준다.


바빠서 가는 출장이 마냥 즐거운 여행이 될 수는 없겠지만 남편은 다녀와서 기분전환이 되었다고 했다. 멀리 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것일까? 동네 독서모임 멤버들과 아이들 없이 1박 2일 전주 한옥마을 여행을 다녀왔다. 기차 타고, 걷고, 먹고, 수다 떨며 관광지에서의 낯선 느낌을 누렸다.

한옥마을에서 숙박은 나의 로망이었다!


그리고 어김없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매일을 살며 일상에 머무른다. 내 안에 대단한 것이 없는데 무슨 글을 써야 할까 망설여지기 시작하니 좀처럼 글은 써지지 않았고 야심 차게 시작한 브런치 글쓰기는 텅 비어 갔다. 아주 글을 쓰지 않은 건 아니다. 온라인 시 필사 모임에서 함께 시를 읽고 속닥속닥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렇게 몇몇에게 나누는 글은 마치 편지를 쓰는 것 같았고 매일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가 힘이 되었다. 그래도 마음 한 구석에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변한 건 없지만, 여전히 머물러 있지만 다시 서투른 글을 올린다. 손원평 님의 소설도 좋았고, 매일 머물러 있는 느낌도 더 이상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아주 작은 노력을 해보고 싶다. 짧은 글이라도, 적은 수의 사람에게 읽히는 글이라도 한번 써보고 싶다. 삶이 주는 작은 외침을 참지 않고 내뱉고 싶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오직 진정으로 자유롭다.” ( 자넷 랜드의 시 ‘위험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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