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큐티인>으로 성경 말씀을 묵상합니다.
In His Grace
20251121 사도행전 28:11-22 담대한 마음을 얻으니라
이러므로 너희를 보고 함께 이야기하려고 청하였으니 이스라엘의 소망으로 말미암아 내가 이 쇠사슬에 매인 바 되었노라(20)
하얀 잠옷에 숄과 나이트캡을 두른 한 여인이, 배경 오른편의 침상에서 조심스레 몸을 일으켜 서 있다. 아직 보행이 힘겨운 듯한 그녀 곁에는 두 자녀가 다가와 부축하고 있다. 젊은 딸은 의자에 놓을 베개를 들고 있으며, 어린 남동생은 어머니를 위해 의자를 끌어오려 한다. 화면 왼편에서는 막내아이가 등 돌린 채 가족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오른편에서는 또 다른 딸이 따뜻한 음료가 담긴 잔을 고요한 표정으로 가져오고 있다. 출처 Fichier:Constance Charpentier - A Mother Recovering with the Help of her Children.jpg — Wikipédia
아직 어린 나의 두 아들들-
그저 내가 가르치고 보호해애 할 대상같아 보이지만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오히려 아이들에게 위로받은 날이 더 많았고,
내 안에 사랑도 선함도 없음을 직면하며 오늘도 나는 성장해간다.
바울은 멜리데에서 겨울을 지낸 후 다시 배를 탄다. 풍랑도, 독사의 공격도, 비난도 지나왔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시라구사와 레기온을 지나 보디올에 이르자, 바울을 맞기 위해 먼 길을 걸어온 형제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그들을 보자마자 “감사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담대하였다.”(28:15)
폭풍 너머에 하나님은 언제나 ‘사람’을 예비하신다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이렇게 우리는 흔히 혼자 버티다 지치지만, 하나님은 늘 우리를 일으킬 얼굴들을 길 위에 놓아두신다.
그러나 로마에 도착한 바울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또다시 오해였다. 고발, 비난, 억울, 이미 수차례 겪어온 장면이 반복된다. 그럼에도 바울은 담담하다. 감정으로 반응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소망 때문에 매인 몸”이라 고백하며 다시 사명을 붙든다.
담대함은 태도가 아니라, 무엇을 바라보는가에서 오는 힘임을 보여준다.
바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 가지 사실이 선명해진다. 그 어떤 장애물도 하나님의 약속을 막지 못한다. 풍랑도, 독사도, 비난도, 사람의 악한 계획조차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은 완만하진 않아도 결국 목적지로 이어진다.
나는 세상을 향한 나의 ‘사명’에 대해 늘 자주 생각하곤 했다. 하지만 엄마가 되고 나니, 나에게 가장 크게 다가오는 사명은 두 아들과 남편을 살리는 일이다. 어느 날은 내가 스스로 죄인이 되기도 하고, 또 어느 날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한다. 바울의 독사 사건처럼,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작은 공격과 오해 속에서 마음이 무너질 때도 많다.
하지만 오늘 기록된 말씀은 속상하고 지친 내 마음에 잔잔한 희망을 전해준다.
부족하고 연약하고, 솔직히 때때로 형편없이 느껴지는 나 같은 자도 다시 일어서게 하는 바울의 굳건한 믿음. 바울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위기 가운데 능력이 생기고, 낙심 가운데 소망이 피어난다.
사도행전을 묵상하며 보다 더 큰 나라를 묵상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 하나님이 맡기신 영혼은 지금 내 손을 잡고 있는 소중한 가족이다. 서로 옳다 우기며 상처를 내기보다, 사랑으로 세워가야 할 작은 교회 가정. 사랑하는 이들의 영혼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내가 감당해야 할 사명임을 다시 떠올린다. 아직은 어린 두 아들과 이제 막 예수님을 만난 남편.
바울처럼 담대하지 못한 나는 염려에 빠져 초조해지고, 감정에 매여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나약한 사람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나를 포기하신 적이 없으시니까.
넘어진 나를 붙잡아 일으키시고, 징계가 아니라 회복을 주셨으니까. 동일하신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 가정에 주신 약속을 이루실 것을 선포하며 믿음으로 걸어가기로 한다. 그분의 뜻은 세상의 평가나 오해로 결코 꺾이지 않기에.
어제 나는 큰아이의 마음을 또 다치게 했다. 훈육이라는 이름 아래, 아이를 낙심하게 한 건 아닌지 돌아본다. 그러나 후회보다 회개를, 낙심보다 소망을 먼저 붙들기로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자녀를 버리시는 분이 아니라, 일으켜 세우시는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바울처럼, 하나님의 때를 분별해 차분하면서도 담대하게 행하는 자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부활의 소망을 가슴에 품고, 주신 사명을 흐트러짐 없이 감당하는 엄마이자 아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오늘도, 주께서 예비하신 길 위에서 담대한 마음을 얻기를 간절히 구합니다. 아멘.
To His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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