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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김 Oct 29. 2022

팝 음악도 보첼리가 부르면 클래식이 되나요?

익숙함의 기적으로 클래식 음악에 귀가 열린다.

발행시간: 2022년 10월 29일 17:55

copyright reserved @ 지나김

글쓴이 지나김 (예술마케터 & 예술감독)


일상 속 심포니- 익숙함의 기적

팝 음악도 보첼리가 부르면 클래식인가요?




지금은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은 원래 클래식 성악가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가 매년 참여하고 있는 클래식 오페라 축제에서 10대 후반의 김호중은 개최지역 영 아티스트로 참여하여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아리아를 협연했었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와 영아티스트 김호중의 공연 한장면



해당 공연 영상은 약 10여 년의 시간이 흘러 그가 인기 트로트 가수로 성장하며 많은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트로트 팬 층이 클래식 음악 작품과 매력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는 2020년 ‘더 클래식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안드레아 보첼리가 부르면 뭐든 다 클식 음악처럼 들려요.

이처럼 인기 스타가 들려주는 클래식 음악이 있는 가하면, 클래식 음악가들이 선사하는 대중음악도 많다. 인기 경연 프로그램 우승 그룹인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가 전하는 ‘신라의 달밤’은 한 편의 뮤지컬을 감상하는 듯한 풍성한 매력과 원곡의 애절함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 버전 신라의 달밤은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 특유의 웅장함과 품격이 돋보인다.


이렇듯 장르의 경계를 넘는 작품 혹은 그러한 아티스트의 활동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세계적인 테너이자 팝페라 아티스트인 안드레이 보첼리; 그는 애드 시런, 셀린 디온, 캐서린 맥피, 제니퍼 로페즈 등과 같은 유명 팝 아티스트들과 함께 협연해 왔다. 이들이 함께한 Cant’ help falling in love with you, Perfect Symphony 등은 분명 팝 발라드이지만 그렇다고 단순 팝 발라드만으로 들리지도 않는다.


안드레아 보첼리와 애드 시런 Perfect Symphony 공연 한 장면
안드레아 보첼리와 캐서린 맥피 Can't help fallin love with you 공연 한 장면





이즈음 되면 이 시대에 클래식 음악이라 불리는 범위가 어디까지 인지 궁금해진다. 공연기획의 현장과 지인들로부터 때때로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클래식 음악이 좋은데, 가끔은 클래식 악이 어떤 곡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연주곡도 클래식 음악 같고, 피아노 소품들도 클래식 음악 같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을 문자 그대로 정의하면 고전음악이다. 일반적으로는 서양 고전 음악으로 지금까지도 예술성을 인정받고 사랑받는 음악 작품을 클래식 음악이라 부른다.

그런데 현시대에도 고전 클래식 음악의 형식과 색채를 지닌 작곡가들이 있고, 그들이 여전히 작품 활동을 한다. 여기서 시대적인 제한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음악적 형식을 기준으로 장르를 정의할 수도 하지만,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다. 심지어 주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자세히 살펴보면 크로스오버, 뉴에이지 등 몇몇 장르를 모두 클래식으로 묶어서 구분 짓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클래식 음악을 구분 짓는 특정 형식 또한 모호해진다.

분명 포레스텔라의 가요와 안드레아 보첼리의 팝은 클래식 음악과도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별도의 배경지식이 없다면 당연히 헷갈릴 수밖에 없다.

이들의 음악을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크로스오버 장르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크로스오버라는 문자 자체가 담고 있는 ‘한 가지 장르 이상의 장르가 만나 완성된 하나의 작품’을 아우르는 범주가 매우 넓다.  


넓은 스펙트럼의 '요즘 클래식'과 '고전 시대의 정통 클래식'

  

(본 글이 학술적인 관점이나 이론적인 관점에서 클래식 음악을 논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서) 클래식 음악은 시대라는 시간적인 요소, 작품의 형식 혹은 연주 기법 등 클래식 음악을 특정 짓는 몇 가지 요소에 따라 구분 짓기는 쉽지 않다. 클래식 음악의 기본적인 특징 중 어느 한 가지를 갖고 있다고 해서 클래식 음악으로 부르거나, 어떠한 요소가 결여된 작품이란 이유로 클래식 음악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나누는 것은 다소 학술적인 해석에 머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가요계의 별, 유재하라는 가수가 있다. M세대 이전 세대라면 그를 기억하는 팬들도 많을 것이다. 그는 단 한 개의 앨범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울한 편지’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앨범 마지막 곡으로 수록된 그의 자작곡 ‘Minuet’는 제목 그대로 클래식 미뉴엣의 형식을 담은 작품이다.


Minuet 미뉴에트: 17-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행한 우아하고 다소 빠른 춤곡


가요 음반에 담긴 클래식 형식의 곡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그의 팬에게는 좋아하는 그저 그의 음악이라는 것만으로 충분했으리라 짐작한다. 음악적 장르는 기타 참고사항 정도에 불과했을 것이다.



요즘 클래식 음악 스펙트럼은 그 폭이 매우 넓다. 고전 클래식, 현대 클래식, 네오클래식 등 시대적 흐름에 따라 구분 짓는 용어도 많다. K팝 속 클래식 샘플링에서 만나본 클래식 작곡가는 모두 정통 고전 클래식 작곡가다.


팝페라 아티스트로 알려진 ‘안드레아 보첼리’나 우리나라의 ‘임형주’, 오케스트라 곡으로 편곡한 칸소네, 팝, 가요는 크로스오버 장르로 구분 짓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이들은 팝 혹은 기타 장르의 음악을 클래식 음악과 같은 감성으로 표현해 낸다. 순수 팝 장르와 비교해 보면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듣기 편한 힐링 음악’적 특징을 지닌 ‘네오클래식’과 닮은 점도 적지 않다. 요즘 클래식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넓은 의미에서 요즘 클래식의 스펙트럼 안에는 이러한 크로스오버도 포함되어있다. 넓은 의미에서 그리고 현시대의 음악 산업은 보다 과거에 비해 보다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클래식 음악을 정의한다.




 추천음악

Andrea Bocelli Mi Manchi (Amore앨범 수록곡)

https://www.youtube.com/watch?v=Jp7HJgfzTbo



발행시간: 2022년 10월 29일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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