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이유 없이 문득 외로운 날 생각이 많아서 잠들 수 없는 밤 찾아갈 곳 하나 없는 쓸쓸한 밤 평범한 하루 끝 그런 밤
-어반자카파의 '그런 밤' 중-
가끔씩 아무런 이유 없이 생각에 사로잡혀 잠이 오지 않는 그런 밤이 찾아올 때면, 몇 년 전 콘서트를 통해 알게 된 이 노래 가사가 떠올리곤 한다. 평범한 하루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잠들지 못하고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 때, 생각을 멈출 수 없는 그런 밤이 찾아올 때를 그린 노래 가사는 이런 밤이 나에게만 찾아오는 건 아니라는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잠이 많아 나에게는 찾아올 것 같지 않았던 그런 밤이 몇 년 전부터 종종 나에게도 찾아오기 시작했다. 남들이 보기에 대단한 일이나 걱정거리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소하게 일상을 돌아보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못 들기도 어떤 밤에는 이제는 시간이 지나 익숙해졌노라고 생각했던 오랜 친구와의 이별이 떠올라 쌓아놓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한다.
외로운 날 솔직하게 외롭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낼 수 있었고 서로가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땐 '가자' 한마디로 함께 해주던, 눈만 마주쳐도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으며 실없이 웃던, 그리고 아무런 포장 없는 날 것의 나를 알던 유일했던 그 친구가 유난히 생각나는 그런 밤은 아직도 익숙한 듯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내가 그렇듯 다른 이들에게도때로는 아무 이유가 없이 때로는 어떤 이유가 있어서 잠이 오지 않는 그런 밤은 이따금씩 찾아오겠지만 '그런 밤'이 가끔은 나쁘지만은 않을지도 모른다.부족했던 나의 모습을 돌아볼 수도, 혹은바쁘게 사느라 잊고 지내던 일들을 기억하거나 지금을 소중히 여기며 내일을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게 해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그런 밤이 찾아온 이들에게는 잠 못 드는 밤나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나의 플레이리스트 속 노래, '그런 밤'을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