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30일 오후 8:15
안녕하세요. 이상한 확신과 아릿한 기분으로 살아가는 가을에서 연락드립니다.
근래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들은 말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잘 살고 있다고 말씀드릴게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들에게 잘해줄 수 있는 상황이면 다 되는 것이 아닐까요?
최근에 계정을 모두 잠그는 일이 있었는데 별 의미 없는 일입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걱정될 만한 무언가를 겪었다는 말 때문에 당신의 미간이 걱정으로 찌푸려지는 것보다,
제 소식으로 당신의 입가에 자그마한 미소가 걸리기를 바랍니다.
최근에 듣고 있는 노래가 가사가 정말 좋아서 공유하고 싶네요.
이준형의 <흉터>라는 노래입니다.
내 몸을 보여줄게요
아무 말도 말아요
상처뿐인 이 몸을
나는 어찌할까요
네 몸을 보여주세요
아무 말도 안 할게요
상처뿐인 이 맘을
나는 어찌할까요
너 나 우리
너 우리 흉터를 감싸자
우리 흉터를 감싸자
우리 흉터를 감싸자
우리 흉터를 감싸자
최근에 울어보신 적이 있던가요?
저는 근 3개월 동안 꺽꺽거리면서 우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오히려 많이 울고 싶었는데 눈물이 잘 나지 않았어요. 요즘 새로 시작한 일도 있고, 여러 일을 많이 하고 있어서 제 MBTI도 바뀌었어요. 제가 원래 대개 INTJ가 나왔는데 요새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그런지 ENTJ가 나오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제가 MBTI를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결과를 보면 재밌잖아요. 그 정도로 즐기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래 주제로 돌아가서 최근에 울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울었어요. 그런데 뭔가 엄청 슬프고 힘든 일 때문은 아니었고, 그냥 저와 통화를 하던 사람과 이야기하다 보니 눈물이 나왔어요. 저와 통화를 하던 분도 며칠 전에 제 앞에서 울었어요. 거의 90퍼센트 저의 잘못 때문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저를 신뢰해서 제 목소리를 듣고 울었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들으니, 뭔가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묘한 안도감과 다행을 느꼈습니다. 어쨌거나 제 앞에서는 울 수 있는 사람이구나-하는 안정된 감각이요.
울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아기 때의 울음을 넘어서 성인이 되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단일한 감정만을 보여주지 않죠. 사람은 울음으로서 더 다양한 맥락으로 매개하는 것 같아요. 저희는 빳빳한 2차원의 생물이 아니고 3차원의 입체적인 생물이니까요. 당신은 언제 우시나요? 최근 누군가에게 당신의 울음을 보여준 적이 있으신가요? 당신이 매번 우는 것은 원하지 않지만, 그래도 울음을 들어줄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하길 바랍니다. 적어도 제 글을 읽을 때 눈가의 눈물을 훔칠 수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그건 욕심인 것 같고요.
오늘 하늘은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늘 밖에 나가지 않았거든요. 저는 오늘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살아가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강인한 사람이기에 쉽게 무너지지 않으니까요.
눈물을 흘리되, 오뚜기처럼 다시 일어나는 가을이길 바랍니다.
어느덧 다시 추운 계절이 되어 당신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오늘도 안온하기를.
마음의 따스함과 함께,
목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