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레터 44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

by 김목화

2025년 9월 23일 오후 1:09

안녕하세요.

어느덧 가을에서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반팔을 입었는데 제법 춥네요.

목화레터는 비정기적 연재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꾸준히 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어떤 분이 피드백을 주셨어요. 계속 목화레터를 정기적으로 올릴 경우, 억지로 쓰게 되면 퀄리티나 소재 같은 것을 짜내어야 하지 않냐는 말이었습니다. 이에 동감하고 사실 월요일마다 올려야 하는데 어떻게 올릴까... 혼자 고민했습니다.


사실은 현재 약간의 도피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헌데! (두둥탁) 저는 글을 쓰는 일에서 도피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네요. (바보) 어쨌거나 오늘의 주제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인생의 어느 변곡점에 서면 마치 선택지 두 개가 있는 것만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선택지 두 개가 있죠. 바로 ‘좋아하는 일’을 하느냐, ‘잘하는 일’(을 하느냐 혹은 ‘현실에 맞는 일’)을 하냐겠죠. 저는 막연하게 잘하면 좋아하게 된다는 말을 좀 믿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이 말은 많이 안일한 것 같아요. 저의 경우에는 현실에 맞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므로 일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말도 안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저는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아직 많은 일들을 하지 않기 때문에 수입이 지지부진합니다. 그런데도 일을 할 수 있는 까닭은 가정형편이 나쁘지 않은 덕분이겠죠. 저는 아르바이트 하나 제대로 해본 적 없고, 그저 학습만 반복하다가 지금 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제 자랑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는 말을 운운하는 사람들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아서 현실적인 제 상태를 나열해 보았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지금은 어떤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행복하지만 피로합니다. 정말 배부른 이야기겠지만 저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글을 죽죽 뱉으면서 하루의 끝에서는 많은 피로를 느껴요. 그리고 속으로 내가 AI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글자 수를 내뱉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람들은 간혹 까먹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은 아니에요. 글 쓰는 일을 하더라도, 적어도 설거지는 매일 해야 하고, 제 방은 치워야 하고, 행정 처리나 증빙도 해야 하고요, 제 일이 제대로 된 일을 입증하기 위해서 부모님 앞에서 티도 내야 합니다. 어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관해서 친구와 토론을 잠시 해보았어요. 그런데 친구는 행복이라고 했고, 저는 사랑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일은 어떤 것의 수단이 될 뿐이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도 잘하고 싶고, 저를 현실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도 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좇으며 시간을 보낼 것 같습니다.


환절기 조심하시고요.

사랑 많이 주고 받으세요.

목화 드림.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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