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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제이 Mar 11. 2020

살기 위해 요가

요가는 경험이다


요가를 다시 시작한 건 목과 어깨 통증 때문이었다. 쌍둥이 아들을 낳고 키우며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1시간마다 모유수유를 하고(두 녀석이다 보니 한 놈 먹이면 또 다른 놈 먹일 때가 되었다, 내가 사람인지 짐승인지 헷갈리던 시절이었다) 기저귀를 하루 십수 번 갈다보니 목도 어깨도 손목도 못쓰게 되었다. 아이들 돌 무렵 목이 한 번 굳더니, 그 뒤로는 피곤하거나 무거운 걸 들고나면 목이 굳어버렸다.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업무를 주로 하던 때, 목 통증이 더 심해졌다. 손이 자주 저려와서 더 이상은 못 버티고 한의원을 찾았다. 목 디스크 초기 진단과 함께 내재된 '화'가 너무 많다는 진단을 받았다.


뭘 그리 꾹꾹 눌러담고 살았나, 다들 그렇게 살지 않나, 내뱉지 못하는 성격이 마음먹는다고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할 말을 아주 못 하고 사는 것도 아닌데, 뭐가 그리 많이 쌓였던 걸까. 여하튼 살기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 내재된 '화'를 일순간에 터뜨리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서 말이다.


그리고 요가를 사랑하게 되었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련이다. 아사나를 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요가를 하면서 목과 어깨가 가벼워지고 삶의 질이 좋아졌다. 요가는 경험이다. 스스로 변화를 경험한 자는 요가를 떠날 수 없다. 어차피 평생 해야 할 요가라면 지도자가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요가 지도자는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뻣뻣하다. 유연함을 타고나지 못했다. 뭐든 타고난 건 절대 못 따라간다. 뻣뻣해도 요가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자. 유연함을 타고난 요가강사를 흉내 내다간 다치기 십상이다. 요가는 절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도 안 되고, 욕심부려서도 안 된다. 나의 몸을 섬세하고 의식하고 자각하고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요가이다.


앞으로 나의 요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다음 이야기는 "어깨가 뻐근한 당신께!!"



(이미지 출처 : kompose yoga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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