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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은 피면접자의 어떤 점을 보고 합격을 결정할까?

by 오방빵

몇 달 전 회사 후배들과 저녁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완전 신입사원들은 아니었지만, 몇 년 전 필자가 채용설명회 진행을 나가 만나 서류전형, 면접전형을 진행했던 친한 후배들이다. 그 중 한 명은 평소에도 연락을 종종 하곤 해 근황도 알고 지내고 있었고, 본인이 궁금한 점은 수시로 질문해 서로의 안부나 묻곤 하는 관계인 반면, 또 다른 한 명의 후배는 몇 년 전 입사 후 오랜만에 보는 후배였다. 서로 반갑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자리라 다소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식사 자리가 편해지고,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오랜만에 보게 된 후배가 나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인사쪽 일을 오래 하셨는데, 사람을 한 번 보면 파악이 되고, 채용을 할지 안할지 결정을 바로 하십니까?"


explain1.png Gettyimage 인용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웃고 말았다. 왜냐하면 그 질문이 사실 취업준비생들이나 신입사원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입사한지 몇 년이 지난 대리급 친구들도 이런 내용이 궁금하구나....하는 생각에 웃음이 새어 나오고 말았다.




인사 직무, 특히 채용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신비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 인사 담당자들을 점쟁이 보듯 바라보는 사람들은 본인에 대해 어떤 첫 인상을 받았는지 질문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어떤 점을 보고 채용을 결정하게 되었는지 질문하기도 하며, 심각한 사람들은 대학 시절 자기 학점이 몇 점이었을지 맞춰보라고 문제를 내기도 한다.

choice2.png Gettyimage 인용



사람들이 보기에 면접을 보고, 채용을 결정짓는 사람들이 점쟁이 같은가 보다. 아주 오래 전 모 그룹에서는 신입사원 공채 진행 시, 실제로 점술가를 배석시켜 지원자들이 어떤 사람일지 추측하기도 하고, 실제 당락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물론, 요즘은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과거에 그런 소문들이 있어 사람들이 면접관들 보기를 점쟁이 보듯 생각하는건가?


그렇다면 실제 면접관들은 면접 시, 피면접자들의 어떤 점들을 눈여겨 볼까?




역량? 인성? 직무? 이런 어려운 단어들을 제외하고, 이해하기 쉬운 일상 용어를 사용해 면접관들이 피면접자들의 어떤 면을 주로 눈여겨 보는지 풀어서 이야기 해보자면,


1. 회사에 대한 관심


2.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의지나 열정


3. 본인이 하는 말에 대한 진정성


4. 질문을 잘 이해하고, 시의적절한 답변을 하는지 여부


5.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정상적으로 Communication할 수 있는지 여부


6.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당황하는지 여부


등을 보게 된다. 위의 이런 요소들을 직무 역량이나 인성이라는 멋있는(?) 단어로 포장을 했을 뿐, 대부분의 면접관들이 피면접자를 관찰하고, 판단하는 부분은 주로 이런 영역일 것이다.



interview2.png Gettyimage 인용



1. 회사에 대한 관심


피면접자가 우리 회사의 사업구조, 수익현황, Vision, 인재상 등을 전혀 알지

못해 관심이 없다고 느껴지면 이 지원자가 면접에 합격해도 입사하지 않고,

타사로 입사할 확률이 높거나 입사한다 하더라도 타사로 이직을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추측한다.



2.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의지나 열정


대부분의 입사지원자들이 특별히 관심있거나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경우가 많다.

부여받은 직무 아무 일이나 하겠다거나 막연히 회사와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호기롭게 큰 소리 치는 경우, 진정성이 없고, 주먹구구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누가 회사와 운명을 같이 하고, 뼈를 묻으려 하겠는가? 월급

준다고 회사에 충성을 다하고,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허언(虛言)은 요즘같은

시대에 불신만 깊게할 뿐,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3. 본인이 하는 말에 대한 진정성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다. 피면접자가 신입사원이라면 아직 직무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면접관이 직접 피면접자의 직무에 대한 열정이나 관심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성 있게 Communication할 수

있는지, 본인이 한 말에 대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는 면접관들이 피면접자를

판단하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4. 질문을 잘 이해하고, 시의적절한 답변을 하는지 여부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기회 보다 Team Work에 기여할

기회가 압도적으로 많다. 따라서 개인기가 뛰어나지만, Team Work에 녹을

수 없는 지원자 보다 개인기는 다소 못하지만, Team Work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하기 때문에 Communication이 원활한 지원자를 선호한다.



5. 상대의 눈을 바라보며, 정상적으로 Communication할 수 있는지 여부


위에서 말한 4번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정상적인 Communication을 할 수

있는 지원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의깊게 살펴보는 점이다.



6.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당황하는지 여부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업무 진행이 늘 원활하지는 않다. 때로 상사에게 혼나기도

하고, 직장 동료들과 갈등을 빚기도 하며, 불편한 상사/동료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당황하는 지원자에게는

업무를 부여하기 부담스러워 채용 전형에서 좋은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다.


competition2.png Gettyimage 인용



이런 요소들을 관찰하고, 판단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야 인당 15분~20분 정도 된다. 물론, 처음에는 그 짧은 시간에 위와 같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면접도 일종의 Skill이기 때문에 반복하다 보면 정량적이거나 정성적인 Data들이 머릿속에 축적되고, 결국 이런 Data들을 통해 사람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토정비결과 같은 책도 결국은 Data이고, 확률이라고 한다면 면접관도 결국 점쟁이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점쟁이들이 운명의 성쇠나 금전, 혼인 관계 등을 판단한다면 면접관들이 판단하는 것은 직무와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관찰하고, 판단하는 Factor가 다를 뿐이지 점쟁이랑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오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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