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닌지 몇 달 지난 신입사원들은 종종 회사에서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곤 한다. A Leader가 이끄는 Project에 대해 B Leader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난하고,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일부러 훼방을 놓는 모습을 관찰하기도 한다. A Leader가 회사에서 인정을 받는다 싶으면 C Leader가 남몰래 좋지 않은 소문을 퍼뜨리기도 하고, A Leader의 Performance를 누군가가 은근히 평가 절하하기도 한다. 이럴 때면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누구의 입장에 긍정을 표할지, 누구의 입장에 비난을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고, 동일한 Situation을 놓고, 전혀 상반된 해석을 해야 하는 이상한 분위기에 눈치를 보며, 어색해 해야 할 때가 있다.
결국 시간이 다소 지나면 아무리 눈치 없는 신입사원이라도 이런 상황은 Leader 간 갈등으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눈치채게 되지만,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조용히 있어야 할지, 바쁜척 외면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Y대 출신과 K대 출신 Line의 라이벌 경쟁이 종종 벌어지는데,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같은 대학 동문이라고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도 좀 그렇고, 욕먹는 Leader를 적극적으로 같이 비난하기도 좀 그렇다. 그렇다고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기도 바보 같다. 신입사원 입장에서는 그저 '제발 나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해줬으면..' 하고 바랄텐데, 직장 생활이라는 것이 내맘대로 그렇게 되는게 아니다. 나를 곤란하게 하는 이런 경우 신입사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필자가 직장생활을 해 본 결과, 그래도 직장생활에서 오래 살아 남는 사람들은 사고가 유연한 사람들이다. 어느 한 쪽 편을 들지 않고, 양쪽의 의견을 편안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직장생활에서 비교적 오래 잘 가는 것같다. 최악의 경우는 A Leader와 대화할 때는 그의 편을 들고, B Leader와 대화할 때는 B의 편을 드는 경우인데, 이렇듯 박쥐처럼 처신을 하면 결국 A, B Leader 둘 다 자신을 비난했다는 소문만 듣게 되어 A, B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인상만 남기게 된다.
그렇다고 신입사원이 본인의 소신에 따라 어느 한 쪽의 편을 드는 경우도 있는데, 권력은 결국 영원하지 못하기 때문에 당장 잘 풀리는 것같다가도 곤란을 겪게 되고, 지금 당장 직장생활이 끝날 것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그럭저럭 잘 풀리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다시 잘 풀리게 되어도 시간이 꽤 소요되므로 임원이 될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시 말하지만, 직장생활 정치에서 가장 좋은 처세술은 유연하게,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정치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교수님의 추천으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볼 기회가 학창시절에 있었는데, 책 내용이 너무 재미없어 책을 조금 보다 손을 놓았었다. 그런데, 몇 년 전 우연찮게 다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접하게 될 기회가 있어 책을 읽어보니, 온갖 인생의 지혜와 처세술이 그 책에 다 있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가 1513년에 집필하고, 1532년 출간한 '군주론'은 피렌체의 권력자 로렌조 메디치에게 헌정되었으나, 메디치가 그 책을 인정하지 않아 결국 당대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사실 마키아벨리가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은 자신의 능력을 메디치가에게 선보여 권력의 중심에 발탁되기 위한 목적으로 씌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러나이 책은 당시 메디치가에 인정받지 못했지만, 후대에 고전으로 수없이 읽히고, 해석되었다. 그리고 그 책은 결국 역사를 바꾸었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들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고, 무엇을 느낄 수 있을지, 사내(社內) 정치에서 처세를 잘 할 수 있을만한 Solution을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직장생활을 어느 정도 하고, 사회 경험을 쌓고 나면 비로서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하고 싶었던 말의 속뜻을 알아차리기 쉬울 것이다. 하지만, 신입사원들도 이 책을 읽음으로써 대학 졸업 후, Naive하게 직장생활에서 이용당하기 보다 책을 두 번, 세 번 읽어 본인의 처세술에 응용한다면 순진하게 손해보는 일은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