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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소록 Nov 28. 2024

단편소설의 세계

꿈꾸는 자의 장르

아이는 무엇이든 읽는 게 좋았다.

눈에 띄는 모든 문자를 읽었다. 


하나하나의 낱말이 각각의 의미를 갖는 문자의 세계가 좋았다.

한 줄의 문장에 하나의 장면을 떠올리며 상상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아이는 자라 소설을 만났다.

상상의 여지를 좁히는 장편소설의 장황함은 싫었다.

이야기를 마치고도 긴 여백을 남기는 단편소설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단편소설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세계였다. 

다 적히지 않은 이야기를 짐작하며, 드러내지 않은 진심을 들여다보는 재미.

단편소설은 언제나 아이를 매혹시켰다.    

       

다 드러내지 않고도 살 수 있었으면 했다.

다 말하지 않아도 나의 내면을 넉넉히 짐작해 주는 누군가가 이 세상에 존재했으면 했다.

단편소설의 세계를 탐색하는 사람처럼, 

나를 응시하는 누군가의 따뜻한 눈길이 나의 이면을 적절히 읽어내길. 

그리고 그와 끝나지 않는 세계 속에 함께 하길.     


단편소설은 꿈꾸는 자의 장르이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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