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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18. 2021

몸과 마음이 통하면 진심이다.  당신에게 비란?

비 오는 아침 파동은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몸과 마음으로 느껴지면 진심이 통하는 거다.


 어릴 적 초등학교가 20분 거리에  있었다. 친구들과 등교시간에  늘 같이 걸어갔다. 별 이야기도 아니지만 늘 즐겁고 유쾌했던 기억이 난다. 늘 등굣길에는 준비물들을 잊지 말고 손에 쥐고 가져가야 했다. 준비를 못 하면 학교 주변 문방구에  들러 수업시간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 가지고 가야 했다. 수업을 듣고 집에 가야 할 시간 가장 난감한 일이 벌어진다.


 비가 억수로 많이 쏟아지는 날이다.


 우산은 없고 예상치 못한 폭우에 교실에 앉아 창 문 밖을 바라본다. 비가 오는 걸 아시는 부모님들은 교문 안으로 들어와 한 손에 부모님 우산을 쓰고 한 손에는 친구들 우산을 들고 친구들이 나오면 우산을 펴서 친구들에게 건네준다. 건물 출구 쪽은 북새통이다. 한동안 북새통이던 곳이 점점 조용해지고 비만 세차게 쏟아진다. 나는 혼자 출입구 옆에 어머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한 명 한 명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가는 모습에 나는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 그리고 부러움이 어린 마음을 휩싼다. 하지만 하염없이 어머님만을 기다릴 수가 없다. 조금만 조금만 기대하고 기다린 시간이 1시간이 지났다.


이젠 결정을 해야 한다. 그냥 비를 맞고 가느냐 계속 기다리느냐?


어린 마음에 어머님이 야속하고 화가 났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혼자 비를 맞으며 뚜벅뚜벅 걸어간다. 시원하기는 하다. 처음에는 옷이 젖고 몸에 옷이 달라붙는 것이 좋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비가 나의 몸을 적시고 머리에 흐르는 폭우가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그 당시는 그냥 이 자체만으로 좋았고 어머니가 오시지 않는 일들이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비에 내 자신이 몰입되고 젖어 있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하자 어머니가 미안하다고 옷을 벗겨 주신다.


어린 마음이지만 안다. 어머니는 늘 바쁘셨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의 형제들을 다 돌보고 큰 집 살림을 하시다 보니 부엌에서 나오시지도 못 하셨다. 난 어려도 알고 있다. 어머니는 나를 위해 오시고 싶었지만 오시지 못하는 마음을 난 어리지만 알고 있었다. 얼마나 어머니가 나를 보고 싶고 미안했을지를 알고 있었다. 어머니가 미안하다고 하시고 옷을 벗겨 수건으로 씻어 주신다.


그래도 난 행복했다. 내 곁에 이렇게 소중한 어머니가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비를 맞고 옷이 젖은 건 나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집에 도착하면 나를 반겨 줄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이 나에게는 소중한 것이었다. 이제는 병원에 누워 계신 모습이 너무 안타깝지만 누구나 겪어야 할 슬픔이 다가오면 순수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어젯밤부터 비가 하늘에서 시원하게 내린다.


아침에 듣는 빗소리가 나의 감성을 자극한다. 난 지금도 비를 보면 심신에 파동이 생기고 감성의 선율이 진동을 한다. 어릴 적 추억들이 나의 곁에 살아 숨 쉬고 그냥 비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진다.

몸과 마음으로 느끼면 진심인 것이다. 비에 대한 나의 감성은 진심이다. 오늘은 비와 마음의 파동이 통하는 하루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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