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DYK Sep 14. 2021

직장생활의 강력한 적은 사람이다.

사람의 답답함은 사람을 만나 풀어야 한다.

선배 오늘 시간 돼요?

이직한 후배에게 문자가 온다. 뭔가 힘든가 보다. 많이 아끼던 후배인데 또 다른 도전을 위해 회사를 옮겼다. 여러 사유로 회사를 이직했지만 같이 일하면서 서로의 믿음이 강했기에 지금도 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이다. 문자가 오면 고민 없이 만난다. 지금도 같은 회사를 다니는 것처럼 편안하다.


선배 지금의 회사는 괜찮은데 사람이 힘드네요.


이직한 회사는 안정적이고 수익구조도 우수하고 복지도 좋은 회사이다. 공익사업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사회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곳이다. 맡고 있는 일도 나쁘지 않다. 그럼 된 거 아닐까?

하지만 너무 안정적이다 보니 현실 안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성장보다는 안주하며 편안 것을 추구하는 구성원들이 많다고 한다. 그 속에는 늘 사람의 문제가 발생한다. 사람 때문에  괴로워하고 사람 때문에 즐겁기도 한 게 인생이고 회사생활이다.



선배 3개월 동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집에 새벽에 들어가고 주말도 없이 일했는데 늘 돌아오는 것은 허탈함이네요.


후배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똑똑한 친구다. 조직의 룰도 잘 알고 상황 판단이 빠른 친구다. 그런데 너무 고압적이고 권위주의식 업무처리를 굉장히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맡기면 스스로가 알아서 하는 스타일이다. 또한 합리적이지 않은 판단에서 오는 업무지시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그런데 본인  바로 직속 상사인 파트장이 그런 류의 상사인 것이다. 파트장은 후배를 스카우트한 장본인이다. 그런데  회사에서 가장 후배를 괴롭히는 사람이 되어 있다. 겉으로 아는 것과 업무로 만날 때는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후배의 관점으로 듣다 보니 힘들 만도 하다.


보고서 작성에 대한 방향도 없고 만들어 가면 묵혀두고 보고서 보면서 그것도 모른다고 타박이나 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본인이 챙길 건 챙겨주면 되고 보고서를 제출했으면 팀장을 통해 처리해야 하는데  오늘은 뭐하면서 놀지 하며 직원들 앞에서 놀 생각만을 하고 있고 매일 주식만 보고 있으니 화가 치밀러 올라요. 본인도 일하면서 같이 파이팅해야 하는데 놀며 나태한 모습 보고 있으면 그냥 직접 팀장님과 이야기하는 편이 나아요. 팀장도 파트장을 욕해요. 서로 소통이 안 돼요. 팀장도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있는데 파트장이 더 심하니까 힘드네요. 팀장한테 구두로 끝낼 수 있는 문제를 매번 보고서 작업을 하고 보고도 제대로 안 하니 중간에서 죽어나요. 저도 배운 놈이고 나이도 들어가는데 모멸감도 느끼고요. "



직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은 사람 관계이다.


직급이 있고 평가자가 있으니 참 어려운 부분으로 다가온다. 회사 내 리더들도 어렵지만 아닌 리더들 밑에서 일하는 후배들도 힘들고 지친다. 그런데 현실은 회사에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이직이 빈번한 것도 커리어 상 좋지 않고 후배는 지금 직장도 나쁘지 않지만 사람 때문에 힘든 상황이다. 조직이 안정적이다 보니 상사들의 구조가 바뀔 일이 많지 않다. 이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면 아닌 리더들과 몇 년을  참고 일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소주를 마시고 또 마신다. 목에 갈증이 안 가시는지 후배는 빠른 속도로 술을 마신다.


그래도 이렇게 풀고 되돌아가야 하는 게 현실이다. 두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현실을 직시하고 견뎌내야 한다.


아이들 자는 모습을 보면 너무 사랑스럽다  한다.


"선배 아이들을 위해서는 똥이라도 퍼서 돈 벌어야죠. 답답해서 선배 보며 넋두리하는 거예요."


난 후배가 사랑스럽고 좋기에 그리고 그 친구의 심정을 알기에 그냥 들어주고 풀어버리고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도와주고 싶을 뿐이다. 후배가 선택한 길을 존중하고 그것들을 헤쳐나가도록 옆에서 있어주는 역할을 하면 된다. 아쉬운 것은 이 후배가 지금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내가 5년 내 돈도 벌어서 사업할 테니 그곳에 와서 일해. 자유롭게 일하면서 돈 벌고 행복하게 일 할 수 있는 회사 하나 만들 테니까. 그냥 회사 마음에 안  들면 같이 일하면 되지. "


이렇게라도 생각하면 일하는 상황이 어려워도 어딘가 등 대고 갈 곳은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후배에게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것이 현실화되지 않아도  든든한 선배가 되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답답함은 풀어야 한다. 회사생활은 답답함의 연속이고 주도적 삶을 살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일하는 자는 늘 힘들고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주도적 삶을 찾아서 도전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행복은 주도적 삶에서 나온다. 오늘 술자리만큼은 회사 내의 포지션에 벗어나 후배가 주도적으로 보낸 시간이었을 것이다.


답답함은 이렇게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과 험담으로 푸는 것이 약이다. 우리의 주도적 삶과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오늘의 답답함을 풀고 내일을 준비하고자 한다.



https://brunch.co.kr/@woodyk/263



이전 13화 꼰대가 안 되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