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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르는 굼벵이 Feb 14. 2024

손마디가 굵어졌다.

정리수납전문가의 일

왼손 가운데 손가락 가운데 마디 오른쪽에 작은 혹 같은 게 생겼다.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다. 같이 일하는, 선배이자 동생이자 친구 같은 아이가 "난 이 일이 다 좋은데 딱 하나 싫은 게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는 거야. 난 손가락이 제일 예쁜데."라는 말을 듣고 내손을 보니 그런 모양이었다.


어디에 부딪친 기억은 없으나 일을 하면서 그렇게 되었겠지 짐작했다. 가만있는데 혹이 생길 것 같진 않고 정리수납일은 손으로 하는 일이니까. 무거운 것도 많이 들고. 그리고 일을 할 때는 부딪친 줄도 모르는데 집에 오면 무릎에 늘 멍이 들어있기도 하다. 내가 조심성이 없기도 하고 일이 험한(?) 부분이 있기도 하고.


튀어나온 부분을 눌러봐도 아프진 않고 오른쪽 손도 약간은 그런 상태라 병원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생각하다 안 갔다. 이유가 궁금한데 아프진 않으니까. 그리고 나도 손가락마디가 굵어져 있었다. 좀 속상. 케이크를 만드는 일도 손으로 하는 일이었으나 그때는 이렇게 되지 않았는데 역시 정리수납일이 힘든 걸까.


하긴 선배들을 보면 팔, 어깨를 시작으로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한다. 어떤 선배는 나를 처음 본 날 몸 상하기 전에 다른 일을 하라는 따뜻한 조언을 하기도 했다.  


무튼 그래서 남편에게 손가락을 보여주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며 대수롭지 않아 하고 다른 가족들도 그런 반응이라 나만 내 손가락을 보며 언제쯤 가라앉을까 걱정하고 있는 중. 역시 나를 세심하게 생각하는 건 나밖에 없는 걸까. 왠지 억울(?)해서라도 손가락이 다시 얼른 예전상태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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