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과 웅얼거림은 다르다 2- 말의 목적이 중요한 이유

 다시 설민석씨로 넘어가봅시다. 이 분이 다른 스타강사와 차별된 점 중 하나는 '불필요한 문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나오는 모든 말들은 상당히 정제되어 있고 그 말들의 목적이 명확합니다. 쓸데없는 정보가 듣는 사람의 귀에 들어오지 않으니 핵심내용만 쏙쏙 들어오게 됩니다. 그렇지만 재밌습니다. 다른 강사님들처럼 우스갯소리를 하거나 학생과 친근함을 표시하는 말들을 굳이 하지 않아도 우리는 즐겁게 경청하게 됩니다. 강의내용 자체가 듣는 사람을 빠져들게 하니까요. 제가 몇 번이고 강조해서 이야기하는 '품격 있는 재미'가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이 남들 앞에서 강연을 할 때는 말의 목적이 명확해야 합니다. 말을 길게 한다고 해서 결코 좋은 강의가 아닌 것입니다. 컴팩트하지만 문장 문장의 목적이 명확하며  또 그것이 전체적인 흐름에서 잘 연출되었을 때 전체 강연의 목적이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동시에 말의 목적이 명확해진다는 것은 각 문장에서 강조되는 핵심단어들이 청중의 머릿속에 쏙쏙 박히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말을 할 때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은 대부분 문장의 특정한 단어를 강조하는 것으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일상적인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중요한 단어만 정확하게 발음하거나 강조해서 말하게 되고 나머지는 흘리듯이 이야기합니다.  강의는 일반적으로 더 큰 볼륨과 더 좋은 발음을 요합니다. (이것은 온라인 강의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메라, 마이크의 위치와 목소리의 거리감은 추후에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동시에 긴장을 하게 되면 목소리는 더 작아지고 발음은 더 불분명해집니다.  그래서 핵심단어가 강조되지 못하고 모든 단어가 후루룩 하고 흘러버리면 그것 또한 웅얼거림의 한 종류인 것입니다. 

 자 . 여러분이 이제부터 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는 본인이 말을 할 때마다 그 말을 왜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불분명하게 뱉었던 무수한 말들을 다시 '목적이 분명한 정제된 문장'으로 말씀해보세요. 이것이 가장 첫 번째입니다.  또한 부연설명을 한가득 하지 않고도 짧은 문장만으로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말해보세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고민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말의 감각'을 키우는 훈련입니다. ( 광고성우인 저 역시도 매일매일 하고 있습니다. ) 그리고 말의 감각은 훈련을 통해 분명히 향상됩니다. 

 또한 제가 책에서 말한 호흡과 발성훈련도 당연히 매일 해야 하는 것입니다. 목적이 분명하더라도 목소리에 묵직한 힘이 실리지 않는다면 소리를 지르거나 똑같은 단어를 반복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흔히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 중에는 강조해야한다는 생각에 점점 더 '목으로만 소리를 질러' 단상에서 바락바락 화만 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듣기 싫은 목소리인 것은 물론 본인의 성대는 점점 망가지게 됩니다. (품격도 같이 떨어지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