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웃으면서 대처하기 싫음 -_-
솔직히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면서 대처하는 법이 과연 있을까?
나 같이 얼굴 표정 못 숨기는 사람에게는 퍽이나 어려운 일이다. 무례한 사람에게 기분 나쁜 말을 듣게 되면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리기 때문이다.
이 책의 프롤로그를 보면
김숙이 라디오스타에서 나왔을 때 김구라가 김숙에게 '얼굴이 남자같이 생겼어.'라고 말한다. 원래도 김구라는 라디오스타에서 그런 역할(?)을 스스로 맡는 (아무도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데 김숙은 굉장히 무례한 언행에 단 한 마디로 그를 부끄럽게 만든다. '어? 상처 주네?'라고. 짧은 말이었지만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고, 팩트를 조곤히 날렸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자 상대가 농담이라고 사과를 했고, 김숙도 미소 지으며 곧 "괜찮아요"하고 사과를 받아들였다.
난 이 장면을 티브이로 봤고, 김숙의 반응에 적잖이 감동했다. 분위기를 갑자기 차갑게 만들지 않으면서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고,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사과도 받았다. 이 책에서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도 위와 같다. 일상에서 만나는 무례한 사람에게 '저기요, 금 밟으셨어요.'라고 감정의 동요 없이 말하는 법. 사회생활 속에서 현명하게 무례한 사람을 퇴치(?)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목차를 보면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어' , '좋게 좋게 넘어가지 않아야 좋은 세상이 온다',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는 법', '부정적인 말에 압도당하지 않는 습관',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이렇게 5가지 큰 목차로 나눠져 있다. 현대 사회 속에서 꼭 필요한 큰 5가지 꼭지라고 생각한다.
착한 사람이 될 필요 없다. 이 말은 마치 내게 하는 말 같았다. 나는 내가 나름대로 내가 내키는 대로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를 자세히 돌아보면 나는 언제나 착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나의 친구가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놓여 곤경에 처하면 당한 친구보다 더 많이 화를 내지만, 막상 그 일이 내 일이 되었을 때는 나도 아무 말도 못 하고 꼼짝없이 당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오로지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에 대한 고민을 했다. 이는 집에서 엄마의 가르침 때문이기도 했다. 엄마는 늘 '너는 굉장히 자기중심적인 아이니까, 늘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해. 네가 손해 본다고 생각할 만큼 네가 배려해야 남이 배려한다고 느껴. 그걸 명심해.'라는 말을 엄마가 돌아가신 이후에는 유언처럼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내가 특별히 잘못하지 않아도 내가 만만해 보여서(아니 정확히 말하면 나를 만만하게 봐서) 갑질을 하기도 했다. 이는 아르바이트하는 곳에서, 대학교에서, 대학원에서 등 여러 곳에서 여러 형태의 갑질을 당했었다. 나는 물론 억울하기도 했지만, 내가 잘못한 게 있을 수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늘 그렇게 했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돌아오는 갑질과 무례한 언행은 늘 존재했다. 아.. 내 의견을 똑바로 전달하지 못하니 그런 일이 발생하는 가 보다 싶기도 하고, 내가 모든 걸 그냥 좋게 좋게 넘어가려 하니 그런가 보다 싶은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를 바라보면, 착한 사람은 거의 언제나 나쁜 말로 '호구'가 되더라. 예를 들어 사람 A가 사람 B에게 10번을 잘해줬는데, 1번을 못해주면 그 사람은 세상 나쁜 놈이 돼버렸다. 하지만 C라는 사람이 D라는 사람에게 10번을 못해주다가 1번을 잘해주면 갑자기 '그 사람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닌가 봐.'라는 반응을 한다. 이게 진짜가 아닐 것 같지? 아니다. 이게 진실이다. 따라서 나는 내 일을 잘하지만 착하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그냥 아무개가 되려고 한다. 솔직히 이 사회는 너무 잘해줘도 지랄이고, 너무 못해줘도 지랄이니 적정선만 잘하고 적정선만 못하련다.
'좋게 좋게 넘어가려 하는 것' 이 역시도 좋은 것은 아니다. 아닌 것은 확실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작가 역시 지금 세상은 '참는 게 미덕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참는다고 인정해주는 세상이 더 이상은 아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사표를 날리거나, 막무가내로 소리를 치는 것 또한 괜찮은 방법은 아니다. 문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문제를 문제점으로 제대로 인식하며, 그에 대한 목소리를 한 번에 낼 때 그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며 토론거리를 던져준다. 하지만 꼭 '좋게 넘어가자' 하면 그때 문제가 터진다. 좋게 넘어가자는 건 이게 분명 문제가 되지만 큰 문제로 만들지 말자는 의미이지, 문제점이 아니란 소리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이 의미를 자기 멋대로 해석하곤 한다. 결국 큰 소리를 내어 '이건 문제야!!'라고 하면 그제야 의미를 제대로 알아차린다. 분명 이해를 못하진 않을 텐데 참 신기하게도 그런 상황이 많다.
그럴 땐 역지사지의 정신으로 대응할 것.
역-역으로
지-지랄해줘야
사-사람들이
지-지 일인 줄 안다.
'자기표현의 근육을 키우는 법' 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선을 넘는 사람들의 질문에는 분명히 선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분명 어려운 일이지만 분명 행해져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저기요, 선 침범하셨어요.'라고 알려주는 것은 서로의 감정을 더 이상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한 예방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선을 넘어버리는 사람에게 선을 넘었다고 이야기해도 의미 없을 경우에는 단호하게 그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 말해야 한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내 목소리로 그 사람 귀에 들리게, 말하라!라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정적인 말에 압도당하지 않는 습관' 이 부분도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나는 굉장히 '부정적인 말'에 쉽게 무너지고, 한 동안 일어서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부정적인 말에 강하지 못하다. 어느 누가 내 가슴에 비수를 꽂으면 그 비수를 그냥 그대로 맞고 피를 철철 흘리며 곱씹고 곱씹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나 자체도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편이기도 하고. 미리 앞서서 일어나지 않을 일을 걱정하고 두려워한다. 나를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언젠가 나를 미워하면 어쩌나에 대한 고민도 당연히 늘 갖고 있는 고민이다. (그래서 착하지도 않으면서 착한 사람이려고 애를 쓴 것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든 아니든 사람을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런 말을 곱씹는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를 무너뜨리고, 본인 스스로를 가치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해법은, 단 하나다. 그런 말들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근육을 만들 것. 마음의 근육은 흔히 알다시피 '자존감'에서 나온다. 자신을 신뢰하는 마음. 내 삶의 모든 것들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남들이 알지도 못하고 선을 넘으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깊게 새겨들을 필요가 없다. 만약 그것이 부정적인 말이라면 더욱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만약 가까운 주변에 '자존감 도둑' 이 있다면 지체 없이 쓰레기통으로 던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까이 두지 말고 버려라.)
마지막으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1. 문제가 되는 발언임을 상기시켜주는 것 - 최대한 감정 싣지 않고, 건조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
2. 되물어서 상황을 객관화하는 것
3. 상대가 사용한 부적절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해 들려주는 것 - 이상한 논리로 상대를 공격하는 사람에게는 역지사지 (역으로 지랄해야 지 일인 줄 안다)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
4. 무성의하게 반응한다.
5. 유머러스하게 대답한다 - 솔직히 이건 잘 안 된다. 이건 사회 경험치가 좀 쌓여야 가능할 거 같은데, 나는 아무래도 안 될 거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1,2,3,4번까지는 가능할 것 같고 무리 없이 할 거 같다. 5번은 아무래도 경험치가 부족해서 어렵다.
나는 종종 너무 예민해서 '조금 둔감해질 필요가 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의 말을 너무 믿지 말라는 말도 이후에 '신경 끄기 기술'에서 또 한 번 언급할 것이지만 남의 말도, 나의 말도 어느 하나 세상의 진리처럼 딱 맞지 않기 때문이다. 너도 틀리고 나도 틀리다는 것을 알면 남의 말에 흔들릴 필요도 없다. 이 책의 마무리에서 언급하듯 오늘의 나를 행복하게 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나를 '감정 쓰레기통'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은 멀리하는 것이 당연하고, 늘 선을 넘고 무례함을 일삼는 사람에게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다.
무려 5개의 주제들로 결국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들'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쉽게 많은 정보를 접한다. 그리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정보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그걸로는 언제나 그 사람의 '일부'밖에 경험하지 못한다. 인간관계 속에서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기란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일부로 그 사람을 정의하기도 하고, 자신이 만들어낸 상상 속에서 그 사람을 재단하기도 한다. 그런 행동을 가만히 두고 보면 안 될 일이다. (본인이 그래서도 안 될 것이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하는 것!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