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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Aug 26. 2023

우리 브랜드의 핵심 경험은 무엇인가요?(2/2)

감성적 경험 편 

앞서 브랜딩을 시작할 때 반드시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핵심 경험이며 그것의 하나인 기능적 핵심 경험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씀드렸는데요.(아래 링크 참조) 



그렇다면 또 하나의 핵심 경험인 '감성적' 경험은 무엇일까요? 


이는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접할 때 반드시 느껴야 하는, 다시 말해 고객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정성적 감정을 말합니다. 조금 더 쉽게 얘기하자면 이 브랜드만의 이미지와 스타일, 개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기능적 핵심 경험을 혹시 한번 생각해 보셨나요? 예상컨대 아마도 쉽게 그것을 도출하진 못하셨을 겁니다. 그 이유는 이미 시장에서 우리 브랜드와 경쟁하는 다른 브랜드 역시도 우리와 크게 차이 없는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인데요. 이는 대부분의 시장에서는 이미 기술이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 되어서 그렇다고 전 생각합니다. 우리만의 경쟁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이런 시장에서는 남들에 의해서도 쉽게 카피할 수 있는 부분일 수 있다는 얘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능적 경험에 대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게 도출되지 않는다면 우리만의 핵심 경험을 우리 브랜드가 지양하고자 하는 감성적 경험을 설정하는 것으로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감성적 경험을 설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우리 브랜드만의 개성을 어떻게 도출할 것인지에 대한 것인데요. 여기에는 시각적 경험과 커뮤니케이션의 방식 등이 포함됩니다. 이를 사람으로 생각해 본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그 사람만의 외모와 스타일 그리고 그 사람만의 또렷한 개성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예시는 배달의 민족 (이하 배민)의 경우입니다. 배달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 큰 기능적인 차별화 경험을 줄 수 없는 서비스죠. 그리고 배달의 속도 역시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배민은 그들의 기능적 경험에서의 차별화보다는 감성적 경험에서의 차별화를 택했어요. 그것이 바로 배민 하면 떠오르는 B급 유머 코드의 경험입니다. 


배민은 제 기억에 처음 배민 문방구라는 것을 만들어서 재미있는 이름의 굿즈를 만들었어요. 다 때가 있다는 타이틀이 적힌 때수건이라던지 이런 십육 기가라는 이름의 USB메모리 등이 그것이죠. 이것을 시작으로 배민은 그들의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이런 유머 코드를 녹이기 시작했습니다. 잡지테러라고 하는 독특한 잡지 광고를 진행하고 재미있는 폰트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이것은 배민 신춘문예와 치믈리에까지 이어졌죠. 이전에 배민에서 진행했던 광고들을 보세요. 이런 유머코드가 그들의 브랜딩에 모두 녹여져 있습니다. 


배민은 왜 이런 것을 하는 것일까요? 이것이 배민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직접적인 역할을 하지도 않는데 말이죠. (그런 것을 하려면 쿠폰을 마구 뿌리는 것이 더 낫잖아요.) 이를 통해 배민은 다른 곳과는 확실한 선을 긋는 감성적 경험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것이 바로 배민만의 감성적 핵심 경험입니다.  


배민의 다양한 브랜딩 활동들


현대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카드사의 혜택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카드사만의 혜택을 모두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요? 그렇기에 현대카드는 남들과 다른 감성적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 기억에 그것의 시작은 2005년에 시작한 현대카드 슈퍼매치입니다. 당대 가장 인기 있는 테니스 선수인 마리야 샤라포바와 비너스 윌리엄스를 초대해서 두 선수의 경기를 성사시킨 것이죠. 

현대카드 슈퍼매치


이후 슈퍼콘서트를 개최하고(최근에는 브루노 마스가 내한했죠) 컬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고 디자인 라이브러리, 바이닐 앤 플라스틱이라는 다양한 공간도 만들었습니다. 현대카드가 이런 것들을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현대카드의 이미지를 '고품격 문화생활'(저만의 워딩입니다)이라는 키워드와 연결시킨 것입니다. 이것으로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와는 확실히 선을 긋는 감성적 경험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론 현재 업계 3위까지 올라왔죠.  


이렇듯 핵심경험을 설계하는 방법은 브랜딩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는 작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것(기능적 핵심경험)은 무엇인지, 나의 스타일과 개성은 남들과 어떻게 다른지(감성적 핵심경험)를 규정하는 것이며 브랜드다운 모습을 설계하는 가장 기초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래서 브랜드의 핵심경험은 브랜딩을 시작함에 있어 먼저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 작업이 절대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이것을 먼저 고민해 보지 않는다면 우리 브랜드에 대한 명확한 경험적 요소를 정하지 않고 브랜딩을 시작하는 것이고 그렇다면 브랜드를 경험하는 소비자에게도 일관된 모습을 줄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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