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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Sep 11. 2023

브랜딩과 연애의 공통점

저는 브랜딩이 연애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상대방이 나를(나의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 상대방을 고객으로 바꾸어 생각해 봅시다. 내가 상대방의 마음에 들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외모?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상대방의 마음속에 어떤 이미지를 만드는 가 바꿔 말하면 상대방의 기억 속에 어떤 이미지를 남길 것인가입니다. 이 이미지가 비단 외모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을 대하는 나의 태도, 나만의 스타일, 나의 행동 그리고 나의 가치관과 생각도 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나를 좋아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되니까요.  


한번 생각해 보세요. 외모가 출중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면요. 그 외모 때문에 우리는 그 사람에게 분명 관심이 갈 겁니다. 멀리서 봐도 빛이 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만약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 그리 이쁘지(?) 않다고 한다면 혹은 그 사람의 행동이 기대와 달리 배려가 없다면 우리는 과연 그 사람에게 호기심을 갖고 다시 만나고 싶어 할까요? 아니 그 사람을 오래도록 좋아할 수 있을까요? 물론 아닐 겁니다.  


다시 외모 얘기를 해보면요. 어떤 사람은 그리 외모가 훌륭하지 않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유재석 님을 생각해 보면 쉽습니다. 솔직히 외형적으로 호감이 가는 외모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유재석 님을 좋아합니다. 왜일까요? 그의 태도와 입담, 그리고 그의 성실함 등이 이것을 만들죠.(저도 유재석 님의 찐 팬입니다.)

 

이를 브랜드에 대입해 생각해 보죠. 여기서 외모는 그 브랜드만의 디자인을 얘기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멋진 디자인. 사람들이 좋아하죠. 하지만 그 브랜드의 행동이 사람들에게 비호감을 산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 번의 관심은 가질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는 브랜드로 머물지는 미지수입니다. 이것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바로 애버크롬비 & 피치(Abercrombie & Fitch)라는 미국 브랜드입니다. 다들 아실 거예요. 한때 누구나 한번 즈음 가지고 싶고 또 많이들 구매한 미국 브랜드였죠. 물론 당시 디자인도 이뻤고 그들의 룩북에 섹시한 백인 남녀 모델을 기용하기로 유명하기도 했죠. 그런데 이 브랜드의 인종차별 이슈는 늘 문제였습니다. 백인들을 제외한 유색인종을 매장 직원으로 거의 고용하지도 않았고 고용한 유색인종 직원들에게는 차별적인 대우를 했죠. 이 브랜드의 창업자의 이런 이슈와 관련된 발언으로도 화자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브랜드는 비호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을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도 있었죠.  


애버크롬비의 이슈를 다룬 다큐멘터리


그럼 조금 반대되는 다른 예시를 들어볼게요. 파타고니아 아시죠? 사실 전 파타고니아가 다른 브랜드대비 디자인이 이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단지 파타고니아가 친환경적인 브랜드라고만 알고 있었죠. (오래전 뉴욕 타임스에 DON’T BUY THIS JACKET이란 광고를 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작년에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가 자신과 가족들의 모든 주식을 환경단체에 기부했어요. 그때 느꼈죠. 이 브랜드는 정말 환경과 지구에 진심이구나 하는 것을요.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전 파타고니아를 하나 구매했습니다. 그것을 입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진심에 저도 동참하고 싶었거든요. 물론 그것을 입은 내 모습을 사람들이 그렇게 봐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하나 더 사고 싶네요.


파타고니아


다시 브랜딩과 연애 얘기로 돌아가 볼게요. 외모만 멋지게 바꾼다고 고객이 우리를 좋아할까요? 물론 브랜드를 다시 볼 기회를 제공할 수는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니 그보다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철학(생각)과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그 브랜드만의 태도와 스타일 등입니다. 브랜드 로고와 심벌, 컬러, 제품 디자인 등 겉모습을 바꾸는 것이 브랜딩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죠. 이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브랜딩 혹은 리브랜딩이라고 하면 디자인만 바꾸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브랜딩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것들을 설계하고, 기획하고,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지금 브랜딩에 대해서 고민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마냥 어려워만 마시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애를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경험 속에는 다 있잖아요..) 그 안에서 우리가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지, 어떤 요소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지를 고민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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