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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Oct 20. 2023

브랜딩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습니다

타다(TADA)가 처음 등장했을 때 기억하시나요? 엄청 화제가 되었었잖아요. 실내는 쾌적하고 기사님은 승객들에게 말을 걸지 않고 또 조용한 음악을 틀어 놓으시기도 하고. 당시 기존 택시의 불편함을 없앤 이동수단으로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타다를 경험해 보기 위해 서울에서 제 집이 있는 판교로 타다를 불러 이동 중이었어요.(쾌적한 경험은 꽤 만족스러웠고요.) 그런데 의외의 포인트에서 저는 타다라는 브랜드에 놀라게 됐는데요. 그것은 바로 목적지에 도착하기 바로 전 타다 앱을 통해서 받은 앱 푸시 메시지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그 메시지에는 '도착지에 거의 도착하였으니 내리실 때 소지품을 잘 챙기세요'라고 적혀 있더라고요. 이는 저에게 작지 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지금은 이런 메시지가 카카오 택시 등에서도 모두 확인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타다를 제외한 다른 택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었던 경험이었거든요. 타다의 세심한 배려에 놀라기도 했고 이것 역시도 타다라는 브랜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브랜딩 요소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에게 다른 이동수단과는 다른 좋은 인상 혹은 경험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주었기 때문이죠. 


당시 인상적이어서 캡쳐해둔 타타의 푸시 메세지


조금 다른 예시이긴 하지만 이런 경험은 또 있습니다. 저희 동네에 백화점이 하나 있었는데 백화점 방문 중 어쩌다 보니 소주를 사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하 1층 슈퍼마켓에 가서 소주만 달랑 한 병을 사서 계산대로 갔는데요. 점원분이 이 소주를 와인을 구매할 때 포장해 주는 것처럼 포장지에 정성껏 포장을 해주시더라고요. 와인에 비해서는 너무 저렴한 소주 한 병을 구매하는데 이런 포장을 해주다니. 저는 그 점원분의 배려에 많이 놀랐죠. 그리고 호기심에 이후 한 번 더 같은 상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혹시 이전에 경험한 것이 점원분 개인의 배려일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 그 슈퍼마켓은 동일한 포장을 해주더라고요. 그리고 알았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배려로 진행된 것이 아닌 그 슈퍼마켓의 고객 매뉴얼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이 백화점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죠.   



우리는 브랜딩을 한다고 하면 대단한 무언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캠페인을 진행한다거나 무언가 엄청난 것을 기획해서 많은 사람들을 모으고 열광시켜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죠. 물론 좋습니다. 하지만 위의 타다에서의 제 경험과 슈퍼마켓의 사례로 보면 어떤가요? 브랜딩은 남들과 다른 나만의 가치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들을 우리 브랜드의 팬으로 만드는 모든 과정을 의미합니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위의 예시는 그들이 저에게 베풀어준 세심한 배려로 다른 이동수단 혹은 슈퍼마켓과 이들을 정확히 분리시켰고 그 안에서 저에게 강한 긍정적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렇듯 브랜딩이란 단지 많은 예산으로만 진행하는 무언가가 아닙니다.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부터라도 브랜딩은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브랜딩을 너무 멀리있는 무언가로 생각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고객이 어떤 포인트에서 우리 브랜드를 경험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를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가치를 어떻게 넣으실 것인가를 한번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앞선 저의 개인적 경험처럼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 수도 있을 테니 말이죠.  


참고로 저는 타다와 해당 백화점의 슈퍼마켓에서 경험한 것에 대해 당시 주변 분들에게 자주 말씀드렸습니다. 좋은 스토리텔링의 꺼리를 저에게 제공해 준 것이며 그래서 제가 느낀 특별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주변에 전파한 것이죠. 이것을 들은 주변 분들 역시 그 브랜드의 이런 세심한 배려를 분명 직간접적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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