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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Jan 12. 2024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브랜딩은 실패한 브랜딩일까요?

질문과 답변

한 강연에서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결국, 브랜딩이라는 것은 고객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사게끔 만드는 것인데,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브랜딩은 실패한 브랜딩일까요?"


그것에 대한 제 답변을 글로도 남겨봅니다.


브랜딩은 우리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기억에서 각인시키고 더 나아가 우리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이 역시 기업의 큰 비즈니스 전략 안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비즈니스의 결과가 매출인 것처럼 브랜딩의 결과 역시 매출로 보여야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생각해 볼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브랜딩이 단기간 직접적인 매출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단기간 직접적인 매출로 연결하는 행위는 마케팅 프로모션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은 직접적인 판매고를 만들기 위해 행하여지는 모든 활동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할인이나 리워드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브랜딩은 그보다는 조금 다른 역할로서 기업의 매출에 기여합니다. 제가 경험해 본 바로 그것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고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게 만듭니다.

어떤 브랜딩 활동이건 그것의 시작은 우리를 한 번이라도 더 보고 기억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기능적 경험을 넘어 우리만의 감성적 경험을 줘야 하죠. 그 과정이 굉장히 어렵고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 수많은 경쟁사들 속에서 브랜딩은 우리의 이름을 사람들이게 각인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우리의 이름이 각인된다고 바로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단계에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사람들을 자사의 웹사이트로 데리고 올 수 있는 하나의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에서의 수많은 브랜드 중 우리 브랜드를 관심 있게 보게 하는 역할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죠. 당장 그렇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우리 브랜드가 한 구석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든 활동(비단 브랜딩 활동이 아니라 하더라도)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브랜딩은 여기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2. 팬을 만들게 되면 재방문과 재구매가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브랜드가 브랜딩에 많은 투자를 하고 또 그것을 잘 진행했다고 가정해 보죠. 그렇다면 결국 과거의 일반 소비자들은 우리 브랜드의 팬이 될 확률도 높아집니다.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는 것이죠. 제가 브랜딩의 목적은 우리 브랜드를 얼추 아는 백 명을 만드는 것이 아닌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고 열광하는 한 명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브랜드의 팬이 한 명 두 명 늘어나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요? 당연히 우리 제품에 대한 재방문과 재구매가 늘어날 것입니다. 한번 팬이 된 고객은 경쟁사의 다양한 유혹에도 마음을 쉽게 바꾸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격 민감도도 상대적으로 낮아지죠. 그래서 이렇게 충성 고객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충성고객은 우리 브랜드를 주변에 소개하는 자발적 전도사의 역할도 함께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브랜딩을 한 두 번 진행했다고 절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들어와 팬을 만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당장의 매출로 바로 연결될 확률은 앞서 얘기한 마케팅에 비해 높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번 팬이 만들어지면 어떠한 마케팅 비용의 지출 없이도 팬들은 우리 브랜드의 매출을 올려줄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3.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구축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협업을 제안합니다.

브랜딩은 비단 일반 고객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다양한 곳에 영향을 미치죠. 실제로 제가 29CM에서 제가 브랜딩을 총괄했을 당시의 경험을 말해보겠습니다. 브랜딩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그리고 그것을 나름  잘해오면서 29CM의 팬들은 점점 늘어났습니다 (그 긴 여정은 이 글에서는 생략합니다). 그렇게 입소문이 나면서 다양한 브랜드들과의 협업 요청이 물밀듯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의 협업은 단순히 브랜드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협업의 제안 외에도 29CM에 입점하고 싶다는 요청도 상당히 많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이 브랜드를 좋아하고 또 많이 방문하니 자연스럽게 주변의 다양한 브랜드에도 소문이 나는 것이죠. 29CM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하고 싶다는 브랜드 담당자의 마음도 점점 더 커져 갈 테고요. 그래서 실제로 국내뿐 아니라 다양한 해외 브랜드들이 29CM에 문을 두드리고 입점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에게도 더 좋은 브랜드를 선보일 수 있고 선택지도 넓어지기 매출도 점점 더 늘어가기 시작했죠. 그렇게 29CM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4. 좋은 인재의 채용과도 연결됩니다.  

브랜드의 팬이 만들어지고 브랜드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브랜딩은 인재 채용에도 많은 영향을 줍니다. 즉 좋은 인력들이 많이 지원을 하는 것이죠. 많은 팬들처럼 그들도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니까요. 함께 일하고 싶은 브랜드가 되는 것입니다. 실력 있는 인재들이 많이 들어오면 어떨까요? 당연히 직간접적으로 회사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겠죠. 더 좋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더 좋은 기획과 전략, 디자인이 나오겠죠. 이 역시 당장의 직접적 매출과 연결되지는 않겠지만 브랜드의 매출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나열을 하지는 않았지만 이 외에도 브랜딩이 장기적으로 기업의 매출 성장에 기여하는 부분들은 많습니다. 어떤가요? 다시 앞선 질문으로 돌아가보죠.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브랜딩은 실패한 브랜딩일까요?


네 맞습니다. 위의 이유로부터 그리고 그것을 만들기 위한 기업의 투자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매출이 만들어지지 않고 기업이 성장하지 않는다면 그 브랜딩은 실패한 브랜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여기서 매출에 기여는 바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랍니다. 직접적인 매출만을 원한다면 끊임없는 할인 프로모션과 같은 퍼포먼스 마케팅에만 집중하는 방법밖에는 아마 없을 겁니다.


이렇게 답변드렸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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