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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Jan 20. 2024

다양한 고객 니즈를 맞추면서 일관성 유지가 가능할까요?

질문과 답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전우성 디렉터님께. 이제는 고객의 다양화, 개인화, 차별화로 어느 하나로 타깃으로 정의하고 공략하기가 어려운 시대인 것 같은데요, 제품이나 브랜드를 어느 하나로 정의하는 게 무의미해 보입니다. 이럴 경우 제품의 일관된 메시지가 파괴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 및 관리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디렉터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뾰족한 타깃은 있어야 합니다.


고객이 우리 제품과 브랜드의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사실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고객마다 성향이나 라이프스타일이 모두 다르기도 하고요. 이렇듯 우리 브랜드를 좋아할 고객을 기존의 수많은 잠재 고객 속에서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래서 질문의 내용처럼 하나의 고객을 우리의 타깃으로 정의하고 공략하기는 어려운 시대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 브랜드가 공략할 타깃의 설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봅니다. 그리고 그것의 범위는 넓기보다는 최대한 좁혀야 합니다. 그 이유는 잠시 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니즈는 발견하고 맞추기보단 만드는 것이 빠릅니다.


자동차의 왕이라 불리는 헨리 포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은 자동차가 나오기 전까지는 오직 더 빠른 말을 원했다고 말이죠. 무슨 얘기일까요? 고객의 니즈는 솔직히 고객들도 잘 모른다는 말입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쓰고 익숙한 제품을 사용하고 같은 맥락에서 한 제품을 사용하면 그 후에도 늘 쓰는 제품을 사용합니다. 솔직히 이 안에 고객이 어떤 뾰족한 니즈 때문이 이 브랜드를 사용하는지는 파악하기 힘들죠. 그것을 심적으로는 알면서도 회사의 마케터들은 그 안에서 우리 고객이 정말 원하는 것이 뭘까? 어떤 것들을 개선하면 우리 브랜드를 잘 사용할까? 등을 고민합니다. 소비자 리서치에 많은 돈을 써서 이것을 어떻게든 알아내려 하죠. 물론 리서치를 진행했기에 무엇이든 결과는 나오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고객이 특정 니즈를 원하기 때문에 어떤 브랜드를 사용할 확률은 앞서 얘기한 대로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브랜드가 누구나 쉽게 사용하는 저관여제품이면 더더욱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니즈는 발견해서 맞추기 보단 새롭게 만드는 것이 빠릅니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제시하는 것이죠. 모두가 더 빨리 달리는 말을 상상할 때 자동차가 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기존의 시장에서 발견하고 개선하기 보단 오히려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죠.


니즈를 제시한다면 특정 군을 대상으로 먼저 공략해 보세요.  


처음 얘기했던 것에 대한 제 의견이 이것입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고객의 다양화, 개인화, 차별화로 어느 하나로 타깃으로 정의하고 공략하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그래서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전략은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는 전략과 같은 의미 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가치를 만들었다면 그것을 모두에게 제시하여 그중 우리를 선택하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럴수록 오히려 더 뾰족하고 세밀하게 우리가 만들 가치를 제시할 타깃군을 설정해야 합니다. 모두에게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 아니냐고요? 그럴지도 모릅니다만 이 제품이 나에게 필요한, 아니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 브랜드를 내가 알아야 할) 가치를 제시한다는 것은 모두에게서 동의를 얻기는 힘듧니다. 그러면 그 안에서 또 타깃을 세분화해야 하는 일이 생기죠. 그럴 바에는 우리가 만들 가치를 어떤 대상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지를 생각하고 우리의 니즈를 그리고 메시지까지도 거기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니즈를 먼저 만들고 고객을 세분화하건 고객을 우선 세분화하고 그들에게 어필할 니즈를 만들지는 선택입니다만,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브랜드가 가치를 만들었다면 그것을 공략할 타깃 역시도 세분화되어 정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 타깃군을 중심으로 브랜드의 인지도가 더 빠르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일관된 메시지와 이미지는 여기서 나옵니다.


기존의 제품을 대상으로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니즈를 파악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마저도 실제 고객이 원하는 니즈는 아닐 수 있다고 말씀드렸죠?). 그렇다면 그 메시지 역시 다양해질 것입니다. 이 사람에게는 이 메시지, 저 사람에게는 저 메시지. 고객의 니즈는 사람마다 다를 확률이 높으니 말이죠. 그렇다면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일관되게 전달될 수 있을까요? 아마 힘들 겁니다. 결국 모두를 만족시키는 전략의 딜레마로 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브랜드가 고객에게 일관된 메시지, 일관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제시하는 가치 또한 여러 개라면 곤란합니다. 단 하나의 가치로 특정 대상에게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브랜드는 통일성을 유지하기가 쉽습니다. 거기서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는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브랜드를 남들과 다른 뾰족한 이미지로 만들고 싶다면 그것을 기존 시장에서 찾기보다는 만드는 것이 낫고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정말 필요합니다.


참, 고객을 인구통계학적으로 구분하지 마세요.


마지막으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어려운 것은 그것을 인구통계학적 정의에서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20대 남자를 생각해 보죠. 그들의 니즈가 같을 리 없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제 나이또래의 사람들과 사용하는 브랜드도 생활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죠. 그렇기에 특정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면 그것을 인구통계학적 접근으로 하지 마세요. 그보다는 취향이나 라이프스타일로 나누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어떤 브랜드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세요. 그들은 나이로 구분 지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취향으로 구분 지을 수는 있죠. 나이가 다르고 성별이 다르고 사는 곳과 소득이 달라도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결국 하나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면 타깃의 설정이 훨씬 더 뾰족해 질지 모릅니다.


글을 정리도 할 겸 처음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질문


"이제는 고객의 다양화, 개인화, 차별화로 어느 하나로 타깃으로 정의하고 공략하기가 어려운 시대인 것 같은데요, 제품이나 브랜드를 어느 하나로 정의하는 게 무의미해 보입니다. 이럴 경우 제품의 일관된 메시지가 파괴되거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 및 관리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한 디렉터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답변


"이와 같은 현상은 현상이지 그 현상에 적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하나 타깃으로 정의하고 공략하기 어렵다면 먼저 그들에게 우리가 어떤 가치를 제시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보세요. 다른 가치를 전달하고 있나요? 그럼 메시지나 브랜드 이미지를 하나로 유지하기는 힘들겠죠. 그렇다면 이것을 같은 가치로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니즈를 찾기보단 새로운 니즈를 만들어 제시하는 것을 생각해 보시고 그것을 모두가 아닌 특정 타깃에만 공략한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럼 브랜드 이미지나 메시지를 일원화시키기 더 쉬울 겁니다. 타깃이 작다고요? 새로운 니즈가 그 타깃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 니즈는 더 큰 영역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누가 하나고요? 그 타깃군의 사람들이 주변에 스스로 전파해 줄 겁니다. 참. 타깃 설정을 인구 통계학적으로 고려하지 마세요. 오히려 취향으로 그것을 고민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쓰다보니 좀 두서 없이 대답한 것 같네요. 질문하신 분께 답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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