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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우성 Jan 21. 2024

브랜딩 진행 시, 내부 구성원의 합의를 얻는 방법

질문과 답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브랜딩을 진행할 시, 고객을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 구성원의 컨센서스를 얻는 과정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이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나요?"


솔직히 이런 유형의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브랜딩 역시 정답이라는 것이 없고 진행을 함에 있어 초반의 어느 정도는 데이터에 근거한 판단도 있겠지만 그것을 전개함에 있어서는 정성적인 크리에이티브 역시도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내부의 설득을, 특히 동료뿐 아니라 상사의 설득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에 대한 답변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봅니다.


대부분의 합의의 과정은 뾰족한 전략을 둥글게 합니다. 


저는 브랜딩을 진행함에 있어 모든 구성원들과 합의를 통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시장에서 수많은 경쟁자들 속에서 우리 브랜드를 차별화시키고 기억하게 하려면 굉장히 뾰족한 전략과 아이디어들이 필요합니다. 남들과 비슷한 전략으로는 원하는 바를 얻기 쉽지 않죠. 하지만 합의는 뾰족한 전략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에 어떤 전략이던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사람마다 모두 생각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이 생각을 전략에 얹고 저 생각을 보완하고 수정하면 결국 그 전략은 차별화에서 점점 더 멀어집니다. 문영미 교수님의 디퍼런트라는 책에도 나오죠. 자신의 강점을 뾰족하게 하기보단 단점만을 보완한다면 모든 기업의 전략은 다 비슷해질 것이라고요. 브랜딩 전략 역시 그렇습니다. 하나를 뾰족이 해서 공략을 해도 모자랄 판에 그것을 둥글게 해서는 절대 좋은 전략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조직의 분위기 상 합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합의를 위한 인원수를 최대한 줄이세요.  


오히려 브랜딩은 합의가 아닌 선언입니다.


그렇기에 브랜딩은 전체의 합의를 통해 진행하는 것을 저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가장 많이 고민한 부서의 리더 혹은 브랜딩 디렉터가 우리 브랜드는 이런 모습으로 경쟁자들과 다른 이미지를 만들고 그것을 위해서는 이런 가치를 우리 브랜드에 부여해야 한다는, 그렇게 큰 방향의 전략이 혹여나 아니더라도 시장에 이런 메시지를 던져 우리를 남들과 다르게 알려보자는 일종의 선언을 통해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날카로운 브랜딩 전략을 흔들림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 전략이 혹여나 잘못된 전략이면 어떡하냐고요? 일단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을 계속하게 되면 그 어떤 브랜딩 활동도 시작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브랜딩 디렉터의 경험과 안목 그리고 생각이 더 중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걱정된다고요? 그렇다면 잘못된 전략을 판단하는 기준은 일단 단 하나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경쟁사들과 비슷한 전략이냐 아니냐. 이것만 판단하세요. 물론 그런 전략이라면 브랜딩 디렉터의 판단에서 먼저 제외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지만 말입니다. 


그것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려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브랜딩 전략을 구상하는 분의 기업 내 위치에 따른 고민입니다. 브랜딩 디렉터가 없는 조직에서 브랜딩을 진행해야 하는 마케터나 디자이너분들이 그렇습니다. 자신의 권한이 디렉터급이 아니니 방향을 선언하고 진행하기가 쉽지 않겠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해결할 방법은 결국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판단과 능력을 조직 내에서 어떻게든 인정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 역시도 브랜딩 디렉터로 다양한 회사에 합류했지만 이런 챌린지 또한 많았습니다. 구성원의 신뢰를 얻으려면 무언가로 자기 증명을 해야 하죠. 다행히도 저는 잘 해내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 증명을 해내는데 프로젝트의 규모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작은 활동 하나 적은 예산의 무엇 하나로도 사람들의 반응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내부 구성원들은 점점 신뢰를 보일 것입니다. 신뢰가 쌓이면 앞서 얘기한 선언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그러니 브랜딩을 위한 밑작업(?)으로 자신의 가치를 조직 내에서 인정받도록 노력해 보세요. 그렇게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답변드렸습니다.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는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제 경험 내에서는 이런 생각과 과정 없이는 좋은 브랜딩 전략을 뽑아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도 브랜딩을 고민하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이 글이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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