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성장의 길

의식의 관찰자 9

by 김성환

의식성장을 위해 의식성장의 길로 안내해준 마지막 사람을 소개하기로 한다. 평생 의식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의식성장에 대한 가장 깊은 가르침을 준 사람은 '구르지예프(Gurdjieff 1866~1949)'라는 인물이다. 구르지예프는 인간의 존재 의미와 삶의 목적을 알기 위해 세계 각지를 여행하던 중 수피 단체의 수도승들을 통해 에니어그램(Enneagram)이라는 심볼을 만나 진리를 터득한 사람이다.


10.jpg Gurdjieff 1866~1949


구르지예프는 인간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리시켜 이해했는데 첫 번째 인간은 본능에 지배당하는 '신체적 인간, 1번 인간형'으로 두 번째 인간은 감정에 지배당하는 '정서적 인간, 2번 인간형'으로 세 번째 인간은 머리에 지배당하는 '사고적 인간, 3번 인간형'으로 보았다. 구르지예프는 이 세 유형적 인간을 '성격적 인간'이라 부르며 세 유형의 성격적 동일시에서 벗어난 인간이 '의식적 인간, 4번 인간형'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구르지예프는 이 성격적 인간의 수준에서 세 유형을 통합하고 조화를 이루는 상태인 의식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의식상태를 경험한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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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상태(sleep-consciousness)


첫 번째 의식상태는 '잠자는 상태'이다. 이 상태는 실제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꿈을 꾸고 있는 모습과 같다. 이러한 '수면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 안에 있는 수많은 나, 복수의 나, 그냥 일어나고 있는 나를 자기와 동일시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자신이 어떤 유형 인지도 파악이 되지 못한 성격적인 상태 이하의 수준이다. 이러한 상태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진 보편적인 의식상태인 것이다. 구르지예프는 잠자는 상태를 기계인간, 복수의 나로 봄과 동시에 '수인(人囚)'의 상태로도 정의했다. 수인은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이다.


보통의 각성상태(ordinary waking state)


두 번째 의식상태는 '보통의 각성 상태'이다. 이 상태에 있다는 것은 내가 누군가를 모방하거나 동일시함으로써 만들어지는데 앞서 말한 1, 2, 3번 인간형 즉 몸, 정서, 사고의 자각을 일으켜 세 유형의 경향성으로 자신을 의식하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복수의 나에서 한 단계 올라왔지만 여전히 잠에서 온전히 깨어나지 못한 상태로 '깨어있으나 잠을 자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구르지예프는 보통의 각성상태에 대해 자신을 세 중심의 유형으로 자각하는 인간, 혼수상태에 있는 인간이라고 보았다. 자신을 특정한 유형적인 인간으로 자각했으나 여전히 기계적인 습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단계에 있다는 것은 이제 수면 단계를 넘어 보통의 각성상태로 올라와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얼마든지 자신의 내적인 노력을 통해 의식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기의식 상태(slef-consciousness)


세 번째 의식상태는 '자기의식 상태'이다. 이때부터는 복수의 나, 세 중심 유형의 나를 통합하는 실제적인 의식변화가 시작된다. 의식변화는 가장 먼저 자기를 의식하는 단계부터 시작된다. 그러다 점차 주의력이 자신의 내면에서 주변으로 향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는 자신의 진실한 내면을 볼 수 있다. 이것은 1, 2, 3번의 세 중심적인 경향성을 가진 '유형적인 인간'에서 분리되어 무게중심의 균형을 잡고 의식 변형을 이루기 위한 목표를 가진 인간 곧 '4번 인간'으로서 마침내 기계인간으로서의 성격적 동일시를 벗어나 본격적인 수인의 상태를 탈출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복수의 나, 세 중심의 유형적 인간, 동일시를 벗어난 의식적인 사람은 이 자기의식 상태를 가진 사람들이다.


객관 의식 상태(objective consciousness)


마지막 네 번째 의식상태는 '객관 의식 상태'이다. 이 의식을 우주 의식, 신성한 의식이라고도 한다. 좀 전에 설명했듯이 의식 진화는 자기중심에서 주변 세계로 옮겨진다. 구르지예프는 이러한 자각을 '내가 누구이며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대한 질문으로 풀어갔다. '내가 누구이며'라는 질문의 해답은 자기의식 상태로 볼 수 있고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대한 의문은 객관 의식 상태가 그 해답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자기를 먼저 관찰하고 알아차린 후 자신의 위치를 주변 세계 안에서 다시 관찰해봄으로써 우주 속에 자신의 위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로소 내 삶의 목적과 이유를 자각하게 되고 지금, 여기에 온전히 와 있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와 내가 삶을 살아야 하는 목적을 알고 그 목적을 실현하는 삶으로 가게 된다.


이와 같이 인간의 의식상태는 자기의 몸, 감정, 사고를 객관적인 상태로 바라볼 수 있는 의식상태로 올라가야만 의식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구르지예프는 인간의 의식상태가 네 가지 수준을 거쳐 성장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면서 다음과 같은 나비의 부화과정을 들어 설명했다.


우리 인간의 발달은 나비의 발달과정과 같다. 알이 죽어서 유충이 되고, 유충이 죽어서 번데기가 되고 번데기가 죽으면 나비가 태어나는 것처럼 우리도 반드시 '죽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런 과정은 기 과정이지만 나비는 단지 하루나 이틀만 살게 된다. 그러나 우주적인 목적은 충만해지게 된다. 이것은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완충장치를 파괴해야만 한다. 어린이들은 완충장치가 없으므로 우리는 어린아이 같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의 의식이 성장하려면 나비처럼 반드시 죽어 성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전의 상태에서 죽어 새로운 의식으로서의 진화가 이루어져야 의식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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