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우리 집에서 매달 펼쳐지던 풍경이다.
“7시예요”라는 아들의 외침이 들린다.
한쪽 눈만 겨우 뜬 상태에서 “당신 일어나야지”라며 남편을 쿡쿡 찔러 깨우는 시늉을 해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이내 포기하고 혼자 침대를 빠져나간다. 여섯 살 때부터 우리 집 알람 시계 역할을 하던 아들이, 그때보다 몸무게가 세 배나 늘어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온몸을 던져 아빠를 깨울 수 있도록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옷을 갈아입고 세수를 한 후 겨우 잠을 쫓아내지만 아직 멍한 상태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나타나더니 내 팔을 꼬집고 한대 치기까지 한다. 그러고는 핀치?...펀치?... 뭐라고 중얼거리고 도망간다.
앗...또 당했다. 오늘 날짜가...
이렇게 아들은 매달 1일만 되면 내 팔을 꼬집는다…아들아, 아빠 팔도 있단다.
매월 첫날이 되면 영국에서는
라고 외치며 주변 사람의 팔을 꼬집고 (Pinch) 때린다 (Punch). 주로 아이들끼리 하는 놀이요 장난이지만, 다 큰 어른이라고 안심하지 말자. 회사에서 이런 장난치는 동료가 있었다. 보디빌더처럼 생긴 그 친구에게 맞은 걸 안 갚아주고 나온 게 지금껏 한이 된다.
- Pinch punch, first of the month
- Pinch punch, first day of the month
- Pinch, punch, it's the first of the month
- Pinch and a punch for the first of the month
이렇게 표현도 여러 가지다. 말로 하는 대결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빨리 내뱉는 것이 중요하므로, 제일 짧은 문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겠나.
이 말이 생겨난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 (說)이 있다.
설 1...
마녀의 존재를 믿던 중세 잉글랜드 사람들은 마녀가 나타나면 소금 한 꼬집 (a Pinch of salt)을 뿌렸다고 한다. 소금이 마녀의 마력을 누그러뜨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소금 때문에 마녀가 약해진 틈을 타서, 마녀를 때려서 (Punch) 처치해버리는 것이다.
매월 1일이라는 날짜와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알려진 바도 없고, 더 이상 마녀의 존재를 믿을 사람도 없을 것이다. 대신 현대의 영국에서는 상대를 꼬집고 때리는 행위로 그 달의 행운을 비는 의식만 남았다.
설 2...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매월 1일마다 인디언 부족과의 만남을 가졌는데, 그때마다 소금 한 꼬집 (a Pinch of salt)을 넣은 과일 펀치 (Punch)를 챙겨 갔다고 한다.
기록 문화가 더 발달했을 시대적 배경이나 날짜에 대한 언급도 그렇고,
마녀에게 던지는 소금 한 꼬집 (a Pinch of salt) 보다는 펀치에 집어넣는 소금 한 꼬집이 표현으로 더 어울리는 만큼,
두 번째 설에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만, 영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 첫 번째 설이 항상 먼저 인용된다.
곧 10월 1일이 다가오는데 이제 더 이상 아들에게 당하지만은 않을 참이다. 아들의 성장 과정과 학교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브런치 주제로 많이 가져오다 보니, 글을 발행할 때마다 남편과 아들에게 먼저 보여주곤 했는데, 이번 글은 나중에 보여주련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