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바다는 늘 조금 더 특별하다
어디서나 바다는 있지만
제주에서의 바다는
아이들과 함께여서 더 반짝였다.
바다에서 배우는 건 단지 수영만이 아니다.
조심히 걷는 법, 서로를 기다리는 법,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법.
아이들이 가장 사랑한, 웃음도, 배움도,
추억이 담긴 제주바다 네 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 수심 얕고 시야 확 트인, 표선해수욕장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단연
표선해수욕장이다.
그 이유는 얕고 완만한 수심 덕분에
어린아이도 마음 놓고 물놀이를 할 수 있고
어느 방향에서든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엄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바다이기 때문이다.
무료 주차장은 물론이고
발 씻는 곳, 편의점, 그리고 간단한 편의시설까지 가까이 있어 큰 이동 없이도 하루 종일 머물 수 있다.
모래가 싫다면 해변에 놓인 돌계단 위
돌테이블은 잠깐 쉬어가기에 딱이다.
우린 종종 원터치 텐트나 캠핑의자를 챙겨가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겼다.
무엇보다도 표선의 바닷물은 너무나 맑고 투명해서
아이들이 발을 담그는데 선명하게 보였다.
일몰이 가까워지면 바다 위로 노을이 부드럽게 깔리는데 그 풍경은 지금도 마음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두 번째 에메랄드빛과 노을의 감성, 함덕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은 제주시 동쪽에 자리한 바다다.
매년 한두 번은 꼭 찾는 곳인데
에메랄드빛 물결과 잔잔한 파도는
늘 같은 자리에, 같은 온도로 우리를 반겨줬다.
5월의 제주도 바닷물은 생각보다 따뜻해서
아이들은 옷이 젖는 것도 잊고
물속 친구들을 잡느라 한참을 뛰어노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고요.
그늘막이나 원터치 텐트를 허용하는 바다라
아이들과 함께 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해 질 녘이 되면 황금빛이 해변을 감싸는데,
그 낭만적인 풍경은
잠시라도 모든 걸 잊게 만들었다.
세 번째 반달처럼 휜 백사장, 월정리해수욕장
이름부터 낭만이 가득한 월정리.
한모살, 즉 ‘넓고 고운 모래밭’이라는 옛 이름처럼
월정리 해변은 부드러운 백사장과 푸른 바다빛이 어우러져 걸어만 다녀도 힐링이 되는 곳이다.
수심이 얕고 파도도 잔잔해서
튜브 하나만 들고 가면 아이들과 한나절은
금방 지나간다.
작년 여름, 아이들이 튜브에 둥둥 떠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비록 흐린 날에도 월정리 바다는 여전히 푸르고
주변엔 감성 넘치는 카페와 맛집들이 많아
어른도 아이도 모두 만족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네 번째 석양이 아름다운 노천탕 해변, 곽지해수욕장
애월에 위치한 곽지해수욕장은
검은 현무암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바다다..
평균 수심이 약 1.5m로 아이들과 놀기 딱 좋은 깊이고
바로 앞 모래사장에 파라솔이나 돗자리를 펴서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어
엄마 마음에 쏙 드는 해변이다.
곽지만의 특별함은 바로 용천수 노천탕
물놀이 후 시원한 용천수에 발을 담그고 앉으면
하루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곽지에서
바다 위로 붉게 퍼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순간 제주에서 귀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올해도 우리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제주 바다로 다녀왔다.
아이들의 웃음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나의 마음 깊은 곳에 또 하나의 계절이 조심스레 스며들었다.